수능 절대평가 전환에도 무거운 중요도...의사소통 능력 강조
실생활 밀접도 높여라...게임 등 과제활동으로 높이는 친밀감

[에듀인뉴스] 창의 융합형 인재를 기르겠다며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구성된 2015 개정 교육과정이 현장에 안착 중이다. 교육과정이 변화하며 교과서도 새롭게 탈바꿈했다. 개정된 교과서들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제시한 핵심역량인 자기관리·지식정보처리·창의적사고·심미적감성·의사소통·공동체 역량을 어떻게 구현하고 있을까. <에듀인뉴스>는 <비상교육>과 함께 각 교과별 교과서가 2015 개정 교육과정을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시리즈를 기획했다.

(이미지=비상교육)
(이미지=비상교육)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미국에서 오렌지를 ‘아린지’라고 발음해야 알아 듣더라” 논란 이후 10년이 지난 2018학년도 수능부터 영어 과목이 절대평가로 전환됐다.

절대평가 전환에 대한 의견은 아직도 분분하다. 그속에는 글로벌시대 영어는 필수교양 언어가 될 정도로 생활 밀착형이 되었지만, 우리나라 정책은 반대로 가는 것 아니냐는 아쉬움도 들어 있다.

초중고교 12년간 영어를 배워도 외국인과 대화를 어려워하는 현실은 교육당국뿐만 아니라 영어 교과서 개발자들에게 늘 숙제를 안겨 준다.

이러한 고민을 현행 영어 교과서는 어떻게 풀어가고 있을까. 교과서는 아이들의 무엇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두고 만들어지고 있을까.

신강희 비상교육 영어 교과서 개발팀장은 “초중고 12년 영어 교육의 목표는 듣고 말하고 읽고 쓸 줄 아는 의사소통 능력을 기르는 것”이라며 “2015개정 영어 교과서의 가장 큰 특장점은 학생들이 스스로 신나게 영어를 배울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흥미로운 읽을거리와 주목도 높은 시각 자료 제시, 실생활과 밀접하게 연계된 다양한 과업 및 프로젝트 활동 구현, 학생들 수준과 특성에 맞는 단계별 자기 주도 학습 전략 등을 교과서 곳곳에 배치해 학생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 스스로 영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욕구를 채워주고자 한다는 것.

신 팀장은 “영어는 언어인 만큼 계속해서 흥미와 자신감을 유지하는 것 그리고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며 “세계 시민으로서의 기본 소양을 기를 수 있게 영어로 된 자료를 제대로 이해하는 등 지적 역량을 바탕으로 창의적 사고력까지 기르는 방안을 계속해서 연구한다”고 밝혔다.

언어와 문화의 관계를 분석한 벤자민 워프(1897~1941)는 “언어를 고려하지 않고 문화를 이해할 수 없으며 문화를 배제하고 언어를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의사소통 역량을 제1의 과제로 삼는 영어인 만큼 다른 나라 사람들과 대화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 문화를 이해하는 게 필수라는 신 팀장의 말과 맥이 닿아 있다.

영어 교과서, 어떻게 영어 흥미 키워가나?

영어는 계속 접하면서 그 능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습자의 흥미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비상교육 영어 교과서에서는 어떻게 학생들의 흥미를 북돋워주고 있을까.

비상교육 중1 영어 교과서에서는 수수께끼를 풀어 방탈출 하는 게임을 과제로 제시, 학생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이미지=비상교육)
비상교육 중1 영어 교과서에서는 수수께끼를 풀어 방탈출 하는 게임을 과제로 제시, 학생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이미지=비상교육)

중학교 1학년 영어 교과서에는 수수께끼를 풀어 비밀번호를 찾아 방을 탈출하는 게임을 제시, 친구들과 게임을 통해 교과서에서 제시한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비상교육 중2 영어 교과서에 제시된 스마트 시계 기능 설명서 작성 및 소개 과제.(이미지=비상교육)
비상교육 중2 영어 교과서에 제시된 스마트 시계 기능 설명서 작성 및 소개 과제.(이미지=비상교육)

중2 교과서에는 IT와 통신이 결합된 스마트 시계의 기능 설명서를 스스로 작성하는 과제를 제시하고 있으며, 또 그림에서 과학적으로 잘못된 부분을 찾아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말해보는 활동이 있다.

비상교육 중3 영어 교과서에서는 상품을 진열하고, 그렇게 진열한 이유를 영어로 설명하는 과제가 제시돼 있다.(이미지=비상교육)
비상교육 중3 영어 교과서에서는 상품을 진열하고, 그렇게 진열한 이유를 영어로 설명하는 과제가 제시돼 있다.(이미지=비상교육)

중3 교과서에는 스스로 상품을 진열하고 그렇게 진열한 이유를 영어로 말하는 활동이나, 비판적으로 뉴스를 읽고 있는지 확인하는 활동 등도 곳곳에 배치했다.

신 팀장은 "교과서에서는 학생들이 쉽고 재미있게 영어를 배울 수 있도록 실생활 중심의 참신한 콘텐츠로 구성했다"며 "다양하고 흥미로운 활동, 풍부한 형태의 학습 자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고등학교 교과서에는 의사소통 능력을 키우는 데 주안점을 둔 활동들이 눈에 띈다.

비상교육 고등학교 영어Ⅰ 교과서에 제시된 '나도 사진작가' 코너.(이미지=비상교육)
비상교육 고등학교 영어Ⅰ 교과서에 제시된 '나도 사진작가' 코너.(이미지=비상교육)

우선 영어Ⅰ의 ‘나도 사진작가’ 코너에서는 그룹을 형성해 사진을 찍고 앨범을 만들어 다른 친구들에게 소개하는 활동을 제시했다. 나머지 학생들은 소개를 듣고 사진을 감상한 후 감상평을 영어로 해준다.

비상교육 고등학교 영어 회화 교과서에 담긴 '체육대회 반 티셔츠 만들기' 활동. 학생들은 자신의 디자인을 발표하고 서로의 디자인에 대해 피드백하며 의사소통 능력을 키워간다.(이미지=비상교육)
비상교육 고등학교 영어 회화 교과서에 담긴 '체육대회 반 티셔츠 만들기' 활동. 학생들은 자신의 디자인을 발표하고 서로의 디자인에 대해 피드백하며 의사소통 능력을 키워간다.(이미지=비상교육)

영어 회화 교과서에는 체육대회 반 티셔츠 만들기 활동을 제시, 학생들이 그룹을 만들어 스스로 티셔츠의 스타일, 색상을 선택하고 다른 학생들에게 티셔츠 디자인의 이유와 의미를 발표한다. 서로 상대가 기획한 티셔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영어 의사소통 능력을 키워 나간다.

김은정 팀장은 “여러 교과를 융합한 다양하고 실용적인 소재를 적용하고,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흥미로운 활동을 배치했다”며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이루는 데 필요한 실질적인 영어 능력을 계발할 수 있도록 항상 연구한다”고 말했다.

영어를 외운다고?...“영어는 익숙해지는 것”

“영어는 많이 듣고 말하고 읽고 써야 하는 과목이다. 특히 문법은 암기하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예문을 통해 저절로 익히는 것이다.”

김 팀장은 “교과서에 나온 예문들을 여러 번 읽고 써 보는 것을 추천한다”며 “더 나아가 자신의 경험을 담은 본인만의 예문을 만들어 보면 새로운 예문을 접해도 그 의미와 문법 파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영어를 효과적으로 습득할 수 있게 고민하고 만들어진 것이 교과서”라며 “교과서 흐름에 따라 차근차근 공부하면 영어 실력을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환경을 주제로 한 영어 포스터를 발표 중인 학생.(사진=비상교육)
환경을 주제로 한 영어 포스터를 발표 중인 학생.(사진=비상교육)

학생들이 교과서만으로도 영어 공부가 충분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교과서 내용이 풍부해야 한다. 그렇지만 2015개정 교과과정의 방향 중 하나가 ‘수업량의 적정화’로 페이지 수가 제한됐다.

개발팀은 페이지 수가 제한된 만큼 더 탄탄하게 교과서를 구성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김 팀장은 “기존 교과서 사용 학생과 선생님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만족도와 불편 사항을 설문 조사할 뿐만 아니라 새 교과서를 개발할 때 역시 여러 차례 의견을 듣는 과정을 거치는 건 기본”이라며 “수업 방식과 환경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학생들의 주된 관심사는 무엇인지, 가르치기 편한 교과서란 어떤 모습인지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자 전국을 돌아다닌다”고 알렸다.

선생님이 가르치기 편하고, 학생들이 스스로 즐겁게 공부하는 교과서가 되면 좋겠다.

다양화하는 사회에서 영어는 다양한 교과목을 배우는데 또 다양한 사람들과 의사소통하며 살아가는 데 필수 도구와 같은 역할을 한다.

영어로 된 자료를 읽으면서 인문, 과학, 사회, 예술 등 다방면의 풍부한 지식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지식을 연결하거나 통합해 창의적인 사고력을 키워갈 수도 있다. 이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필수 역량임도 부인할 수 없다. 교과서 개발자들의 역할이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는 이유다.

신강희 팀장은 “학생들이 더 넓은 세상을 접하고 사고의 폭을 넓혀 글로벌 시대에 맞는 인재로 커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과서를 만들고자 한다”며 “아이들이 두려움 없이 세계로 나아가고, 그들이 꿈을 이루는 데 흔들림 없도록 디딤돌이 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