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입학 전 2년 학제’ 발언, 유치원 교육과정 부정
지역사회기관과 협동할 수 있는 ‘돌봄 역할’ 의미 밝혀야

이재정 교육감이 19일 꿈내리 유치원을 방문하여 교육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사잔=경기도교육청)
이재정 교육감이 19일 꿈내리 유치원을 방문하여 교육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사잔=경기도교육청)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어린이 교육이 현재 유치원 교육에서 벗어나 초등학교 입학 전 2년을 초등학교 교육의 정규과정으로 전환하여야 한다.”

이재정 교육감이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미래교육' 관련 글에 대해 유치원 교사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아래 전문 참조)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조(유치원교사노조)는 12일 성명을 통해 “유아교육을 만3세 이하로 축소하고 초등교육에 만4-5세 유아를 편입시켜야 한다는 것인지, 만4-5세 유아교육을 ‘의무교육 및 공교육화’ 해야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이재정 교육감이 명확히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유치원교사노조는 “만약 전자라면, 초등교사가 유아교육을 떠맡게 되므로 학습자 발달에 해를 끼칠 뿐 아니라 국공립유치원 교사를 ‘유아교육 전문가’로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입학 전 2년의 학제가 어떤 방향으로 구체적으로 개편될 것인지 명확히 드러나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초등 교육과정 이전에는 사회성을 기를 수 있는 정규교육과정이 없다고 해석될 수 있는 발언도 했다”며 “정규교육과정에 유치원 교육과정을 포함하지 않은 듯한 발언은 ‘정규교육과정’인 ‘유치원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유아교육 ‘의무교육화’를 바라는 모든 국공립유치원 교사들의 사기를 꺾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육감은 페이스북에 “(학습자의) 사회성을 기르고 사회질서를 교육하는 것은 빠를수록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라고 적었다. 

또 유치원이 돌봄의 주체인지, 지역사회(보건복지부)로 이관해야 한다는 것인지 명확히 할 것도 요구했다.

유치원교사노조는 “이재정 교육감은 ‘돌봄’이 지역사회로 이관되어야 한다는 의견인지, 유치원이 ‘돌봄의 주체’로 기능하며 초등돌봄과 유치원 돌봄을 동시에 맡아야 한다는 의견인지 밝혀야 한다”며 “후자의 해석을 우려하는 이유는, 경기도교육청에서 초등돌봄을 운영할 유치원 공모 사업 추진하려했던 전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경기도교육청은 올해 초 유치원을 대상으로 초등돌봄 사업을 운영할 곳을 공모한 바 있다. 

그러면서 “국공립유치원이 생애 첫 ‘공교육기관’이며, ‘돌봄기관’이 아니다”라며 “이재정 교육감이 지향하는 ‘지역사회와 협동해 유치원이 해야 할 돌봄의 역할’이 무엇인지 표명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재정 교육감이 제시한 ‘미래교육’에서 유치원 교육과정이 어떻게 구성되어있는지 명확히 밝히라”면서 “학습자 발달단계를 중요시하는 4차산업혁명이라면, 놀이중심 교육에 적합한 발달단계인 만3-5세 유아가 책상에 앉아 교육을 받는 상황을 상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지영 유치원교사노조 대변인은 “몇 차례 답변을 받기 위해 민원을 제기했으나 접수조차 되지 않아 성명을 내게 됐다”며 “유치원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가 없었던 경솔한 발언이었다면 반드시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래는 이재정 교육감의 페이스북 관련 글 전문이다.   


어제 어린이 날을 보내면서 어린이 날이 특별한 날이 아니라 일년 내내 어린이날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린이와 같이 놀아주고 선물사주고 책을 함께 읽는 것은 가정에서 일상적인 것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어린이날에 어린이에게 어른들이 이 사회가 국가가 무엇을 했는가를 성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더 나아가 이 어린이의 미래를 어떻게 꿈꾸고 만들어 갈 것인가를 생각하는 날이 되어야 합니다.

저는 우선 어린이 교육이 현재의 유치원교육에서 벗어나 초등학교 입학전 2년을 초등학교 교육의 정규과정으로 전환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어린이들의 성장과 지적발전이 과거와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고 흔히 말하는 사회성을 기르고 사회질서를 교육하는 것은 빠를 수록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엄마도 과감하게 일찍부터 아이의 손을 놓아주는 것이 바람직하며 그래야 언어의 습득과 폭도 빠르고 넓어집니다. 이미 아이는 사회의 구성원이며 가정 속에 매여 있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와 같이 유아교육이 교육과 돌봄이 혼재 되어 있는 상황은 빨리 벗어나야 합니다. 비록 학교 안에서 돌봄이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이것은 지역과 함께 공동의 돌봄 체계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제는 4차산업혁명의 엄청난 사회적 문명적 전환기에서 6-3-3-4제라는 교육체계를 근본적으로 대체할 미래교육체계가 필요합니다.

사실 경기도교육청은 이를 위해 이미 2년전 미래교육국를 개설하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금 아이들의 미래에 맞게 미래교육의 전환이 절대적인 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