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캡처)

[에듀인뉴스] 오늘 원래 계획대로로만 등교를 했어야 하는 날이다. 그런데 하지 못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개학연기가 계속됨에 따라 고교 3학년 학생들의 걱정과 불만, 스트레스는 나날이 쌓여가고 있다. 

두 달째 등교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들려 오는 대책은 ‘일정 연기’ 뿐이기 때문이다. 

최근 또다시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하면서 학교에 갈 수 있는 상황은 더더욱 되지 못하게 됐다. 학교가 방역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한다고 해서 안심하고 등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등교는 집에서 학교로 순간이동 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교통을 이용하든 친구와 함께 걸어가든 학교에 도착하기까지 수많은 접촉과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일련의 과정이다. 하교도 똑같다. 

지금 중요한 것은 등교 개학은 최대한 미루고 학업과 관련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제 무작정 일정만 연기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일 뿐이다. 

우리가 감염될 수도 있는 위험을 무릎 쓰고서라도 학교에 가야만, 수능을 준비해야만 하는 걸까? 언제부터 대학이 건강보다 우선시 된 것일까. 

코로나 이전에도 한국 교육에 대한 비판과 통찰은 항상 존재했으나 변하는 것은 없었다.

모두가 학력에 따른 차별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 사회가 학벌주의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지만, 아무도 타파하려 하지 않는다. 

아마 변화를 추구하는 것보단 일단 이 시스템 속에서 자신이 차별받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변화를 이끄는 것도 결국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교육개혁’이라는 단어가 현실성 없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학생은 교육을 받는 주체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개혁을 하고자 하는 행동을 취한다면 ‘교육개혁’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쉽지 않다. 

나는 여러 차례 프랑스 전국고등학생연맹 ‘UNL’를 모티브로 한 고등학생연합을 만들어보고자 시도했으나 매번 무산됐다. 

교육개혁을 이끌기 위해선 학생들 간 토론, 합의, 조율을 통한 요구안이나 개혁안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한국 학생들은 초등학교, 중학교 때부터 입시를 위한 경쟁에 치여 산다. 

수행평가가 끝나면 중간고사가 있고, 중간고사가 끝나면 선행학습, 수행평가 또다시 시험. 자신의 시간을 할애해줄 수 있는 학생들은 많지 않다. 규모가 작든 크든 이러한 시도들을 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럴 여유가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수능 폐지를 외쳐야 하는 고3은 수능을 열심히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글 또한 하나의 외침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제는 다 같이 고민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수업이 즐겁지 않고 시험이 괴롭기만 한 자신을 위해서, 학교와 학원만을 오가며 행복하지 못한 생활을 하는 자녀를 위해서, 온전히 내가 하고 싶은 수업만 하고 가르치고 싶은 것을 가르치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우리는 우리의 의견을 펼쳐야 한다. 

고유진 인천국제고 3학년
고유진 인천국제고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