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교육협회 학습혁명포럼 '코로나19 교육 대응의 성과와 향후 과제'
김진숙 KERIS 본부장 "원격교육 경험이 가져다 준 교육혁신 가능성 확인"
공동체·소통·융합 등 '한국스럽다'의 가치 공유 기반 마련해야

김진숙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본부장은 12일 (사)아시아교육협회가 주최한 학습혁명포럼에 발제로 나서 ‘디지털 교육 혁신을 위한 국가 에듀테크 생태계 구성 방안’을' 발표했다.2020.05.12(사진=지성배 기자)
김진숙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본부장은 12일 (사)아시아교육협회가 주최한 학습혁명포럼에 발제로 나서 ‘디지털 교육 혁신을 위한 국가 에듀테크 생태계 구성 방안’을' 발표했다.2020.05.12(사진=지성배 기자)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원격수업, 우리는 어떤 경험을 했을까. 또 이 경험을 어떻게 유의미하게 가져갈 수 있을까.

지난 12일 ‘코로나19 교육 대응의 성과와 향후 과제’를 주제로 (사)아시아교육협회가 개최한 학습혁명포럼 주제 발제에 나선 김진숙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본부장은 “원격교육 경험과 경험이 가져다 준 교육혁신 가능성을 확인해보고자 한다”며 “한국판 뉴딜 정책에 교육분야가 포함돼 지속성을 확보하게 됐다. KERIS 차원 연구 내용을 정리해 발표한다”고 밝혔다.

e학습터 서버 증설 현황.(자료=김진숙 본부장)
e학습터 서버 증설 현황.(자료=김진숙 본부장)

원격 교육 지원 e-학습터, 어떤 경험을 하였나

e학습터는 KERIS가 운영 관리하는 온라인 학습터로 개별 학급방을 개설, 영상 및 과제를 공유하고 주어진 과제를 제출하는 등 원격 학습 진행이 가능한 플랫폼이다.

강좌 관리, 학습현황, 출결관리, 과제 제출 등이 가능하며,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기존 4만명 수준의 서버를 12개 권역으로 나눠 300만명 이상 수준에, 동시접속 120만명까지 가능하도록 증설했다.

김진숙 본부장은 “e학습터는 원격수업이 가능하도록 교과별 핵심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게 구성돼 있어 교사들의 활용이 급격히 늘었다”면서도 “본래 방과후학습 등 보충학습을 위해 만들어진 플랫폼이기 때문에 초기에는 수업의 완전 대체를 위한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점차 유연한 학급 구성 및 교사 간 협력 수업 수행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김 본부장은 “초등의 경우 국영수사과를 담임이 가르치지만 e학습터를 활용한 교사들은 과목별로 담당을 지정해 학급방을 개설, 1명의 담임과 4명의 부담임 형식의 방들이 탄생했다”면서 “이러한 모임은 자연스레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다른 선생님의 경험을 수용하면서 교사 간 협력수업이 가능하도록 진화했다”고 설명했다. 

즉 교육과정 재구성과 수업자료 연계 및 제작·확대가 자연스러우면서도 짧은 시간에 이뤄졌다는 것.

그는 또 “학급 관리하기를 통해 학생 개인별 진도율 등 학습 현황과 학습 성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게시판을 통한 과제 수행으로 교사와 학생의 상호 작용이 가능하며, 교사가 자율적으로 수업을 운영할 기회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학습의 변화는 학생의 참여 확대와 과정중심평가의 가능성을 높였으나, 학교 문화 및 교사 역량에 따라 격차가 발생하는 문제를 발생시키기도 했다.

실제 ▲교실 수업보다 서너시간 준비 시간이 더 드는 점으로 인한 수업 가중 ▲저작권 문제 ▲단편적 학습 데이터 확인 ▲교사의 설계 역량 차이 ▲학부모 지원 필요 ▲급박한 시행으로 인한 원격교육 전략 및 방식의 연수 기회 전무 등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e학습터 출결 관리 현황 예시.(자료=김진숙 본부장)
e학습터 출결 관리 현황 예시.(자료=김진숙 본부장)

김 본부장은 특히 “교사는 수업이 시작돼도 접속하지 않는 아이들에게 전화하는 등 체크하는 데 시간을 뺏겼다”며 “학생 참여 독려에 대한 어려움과 연락 및 상담에 과도한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 문제로 나타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출결 관리 문제에 대해서는 청중에서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장은 “국내 A국제학교의 경우 코로나19 발발 이후 바로 온라인으로 바꾸었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며 “교사가 출결 관리를 하지 않는다. 정해진 시간에 학생이 접속하지 않으면 프로그램에 따라 행정실에서 학부모에게 연락이 가는 시스템으로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교사는 오로지 수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수업에만 전념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수업 외에는 교사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가 지난 4월 2000명의 학부모를 상대로 한 원격교육 실태 조사에서는 64%의 학부모가 원격 수업이 자녀 학습 결손 예방에 도움 되었다고 응답했다.(자료=김진숙 본부장)
교육부가 지난 4월 2000명의 학부모를 상대로 한 원격교육 실태 조사에서는 64%의 학부모가 원격 수업이 자녀 학습 결손 예방에 도움 되었다고 응답했다.(자료=김진숙 본부장)

교육혁신 가능성 확인한 원격교육 경험, 앞으로는?

원격수업이 시작된 지 50일 정도 시간이 흐른 지금 학부모들은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교육부가 지난 4월 진행한 원격교육 실태조사 결과 학부모 64%는 ‘학습 결손에 도움이 됐다’고 했다. 충분하지는 않지만 필요성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김진숙 본부장은 “학교에 가고 싶다는 아이들의 말을 처음 들은 교사, 아이와 종일 함께 하면서 교사의 어려움을 알게 된 학부모 등 학교와 교사의 존재 이유를 다시 새기는 계기가 됐다”며 “학습은 교사의 단순 지식 전달을 넘어 학교, 교사, 학부모, 학생 등이 함께 하는 학습 공동체로 가야 함을 깨닫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이어 “교사들은 특히 공문이 없어지니 수업에 몰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며 “학교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자율성 확대를 충분히 논의해야 하고 원격교육이 할 만 한 것이라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된 것이 성과”라고 진단했다.

또 “교과 중심 강의식 수업을 넘어 학생 주도 독려 학습, 교과 융합, 문제해결 프로젝트, 미래형 교육과정 등 그간 교사가 경험하지 못한 수업 기법이 등장했다”며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경험의 축적이 가장 큰 의미”라고 강조했다.

(자료=김진숙 본부장)
(자료=김진숙 본부장)

특히 김 본부장은 일련의 과정에서 나타난 ‘한국스럽다’라는 것에 대한 가치(3C) 공유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가 밝힌 3C는 공동체(COMMUNITY), 소통(COMMUNICATION), 융합(COVERGENCE)이다. 

김 본부장은 “원격교육 진행에는 △선생님들의 집단 지성과 민간 및 공공의 헌신(COMMUNITY)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채널 가동을 통한 전문가와 현장의 소통(COMMUNICATION) △오프라인의 교육적 가치를 간과하지 않는 온라인과의 결합이 있어야 한다(COVERGENCE)”며 “공공과 민간의 상생 모델로 ‘한국형’의 성격을 규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에듀테크 생태계 구축에 힘써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개방형 클라우드 환경으로 서비스 확장성 및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교육 클라우드 인프라 환경 구축을 통한 학교 현장의 정보화 자원 관리 업무 부담 경감과 민간의 서비스 개발 및 운영을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