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담긴 그림책 "과거와 현재의 나를 만나고 미래의 나 그려볼 수 있어"
교사는 모두 전문가 "책 출간에 도전하세요"
코로나19로 힘들고 외로운 선생님에 "그림책 '가드를 올리고' 추천합니다"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에듀인뉴스는 스승의날을 맞아 교육 현장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나가는 교육자를 찾아 인터뷰를 진행, 소개하는 ‘멋진 교육자들’ 기획을 마련하였습니다. 네 번째 주인공은 그림책의 교육적 활용 지평을 넓히고 있는 김준호 경기 시흥 장곡중 선생님(그림책사랑교사모임 운영자)입니다. 김준호 선생님은 그림책을 활용한 수업을 진행하며 총 6권의 책을 출간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내는 교사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그림책을 추천해 준 김준호 선생님의 교육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김준호 경기 시흥 장곡중 교사/ 그림책사랑교사모임 운영자
김준호 경기 시흥 장곡중 교사/ 그림책사랑교사모임 운영자

▲<에듀인뉴스>는 2020년 스승의날 교사로 김준호 선생님을 선정했습니다. 왜 뽑혔다고 생각하십니까. 소감을 남기신다면요.

전 아직 많이 부족한 교사입니다. 학생 및 학교 내 동료 교사들과 관계 형성을 잘 하지 못합니다.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헌신적으로 교육활동을 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저는 일상의 삶과 교사로서의 삶을 성찰하며 더 나은 교사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매년 조금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더 나은 교사가 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좋게 봐주셔서 선정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 나은 교사가 되라는 격려라고 생각합니다.

▲교육 현장에 그림책 활용법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그림책 전도사라는 별칭이 붙었는데요. 그림책, 어떻게 만나게 되었나요. 선생님 인생에서 그림책은 어떤 의미를 갖습니까.

그림책에는 우리의 삶이 들어 있습니다.

“산다는 게 늘 쉽지는 않습니다. 가끔은 길을 잃기도 하지요. 하지만 아무리 어렵고 힘든 시간도 언젠가는 지나갑니다. 그리고 새로운 길이 열립니다.” -그림책 『삶』 중에서-

때로는 삶의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져주기도 합니다. 그림책을 통해 과거의 나를 만났고, 현재의 나를 직면하고 미래를 나를 그려볼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그림책으로 교사로서의 삶을 성찰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제게 그림책은 삶을 성찰하는 예술작품입니다.

▲그림책을 활용한 수업을 생소하게 느끼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림책, 교육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나요. 어떤 장점이 있다고 보십니까.

교육의 핵심은 대화를 통한 학생과의 관계 형성입니다. 관계 형성을 위해 우선 학생들의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합니다. 그림책은 학생들의 얼어있는 마음의 문을 마치 마법처럼 열어줍니다.

학교의 모든 교육 장면에서 그림책은 유용하게 활용 가능합니다. 수업, 학급운영, 상담 등에서 그림책을 활용해보세요. 글과 그림이 상호작용하며 전해주는 그림책 이야기에 학생들의 마음이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까지 6권을 책을 출간했고 앞으로 3권의 책 출간도 예정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책 출간에 열심인 이유는 무엇입니까. 출간을 준비하는 교사들에게 팁을 준다면.

저는 주로 여러 선생님들과 협업을 통해 책을 출간합니다. 책을 출간하는 과정에서 공부가 가장 많이 됩니다. 혼자서 공부할 때 보다 여럿이 함께 공부할 때 더 많은 배움이 일어납니다. 그 배움을 다른 선생님들에게 나눠주는 과정이 책 출간입니다.

출간은 배움을 통한 개인적인 성장, 동료 교사들의 성장 뒷받침, 배움의 나눔까지. 참 의미 있는 일입니다.

선생님들은 모두 수업, 학급운영 등의 전문가입니다. 책 출간은 특별한 교사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나도 저자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시면 좋겠습니다.

책 출간에 있어 중요한 점은 차별성입니다. 선생님들이 내고 싶은 분야에서 출간된 기존 책들을 읽어보세요. 기존 책들과 다른 차별성을 찾아내고 진솔하게 글을 쓰신다면 책 출간에 성공하실 것입니다.

▲스승의 날에 어울리는 그림책을 추천해주세요. 그 이유와 의미도 함께 부탁드립니다.

이번 스승의 날은 무겁게 다가옵니다. 선생님들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쳐 쓰러지기 직전의 선생님에 힘을 주고 싶어 고정순 작가의 『가드를 올리고』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림책 '가드를 올리고' 표지.(고정순 저, 만만한책방, 2017)
그림책 '가드를 올리고' 표지.(고정순 저, 만만한책방, 2017)

권투 선수가 링에 오릅니다. 상대 주먹에 맞으며 힘들게 버티지만 돌아오는 건 상대의 주먹, 다운을 당합니다. 끝까지 시합을 마칠 수 있을지에 대한 자신이 없습니다. 다리에 힘이 풀려 한 걸음도 내디딜 힘이 없습니다. 하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습니다. 한쪽 모퉁이에서 다시 가드를 올립니다.

매일 외롭고 힘든 사각의 링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선생님들이 『가드를 올리고』를 읽고 다시 일어날 힘을 얻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남기고자 하는 말이 있다면.

온라인 개학으로 선생님들의 몸과 마음이 지쳤습니다.

삶에 지쳐 힘들 때면 그림책을 펼쳐봤으면 합니다. 그림책은 삶에 지친 우리의 마음에 위로와 위안을 건네줄 것입니다.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억지로 무엇을 더 할 필요가 없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그림책은 선생님들에게 물을 것입니다. 나답게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학생들과의 진정한 만남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교사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를요.

그림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이런 물음들에 답을 하다 보면 다시금 희망이 생길 것입니다.

외롭고 힘든 선생님들 모두 그림책을 통해 행복해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