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육청 "도농 복합지역 일률적 방식 어려워...교장 재량 진행"
현장 "브리핑 기다리고 있었다...이럴 때만 학교장 자율인가" 황당

 지난 15일께 현장에 등교수업 관련 공문과 안내 자료를 배포했다는 경기도교육청은 교육감이 직접 브리핑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자료=경기도교육청)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경기도교육청 등교 개학 관련 교육감 브리핑은 언제 하나요?" 

서울 등 대부분 시도에서 현장 혼란을 줄이고 학부모 안내를 위해 교육감이 직접 등교 개학 브리핑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고3 등교를 하루 앞둔 19일까지도 브리핑이 없자 경기도 현장은 의아해 하는 반응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19일 신학기 개학준비추진단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오늘(19일)부터 비상상황실을 운영하고 비상근무체계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또 고3은 매일, 그 외 학년는 격주 혹은 격일, 주1회 이상 등교 등 방법으로 학교 내 등교 학생들의 밀집도를 최소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역시 지난 18일 고3은 매일 등교하되 고2 이하는 격주 또는 주1회 이상 등교를 실시하도록 각 학교에 권고했다.

강은희 대구교육감은 열흘 빠른 지난 8일 직접 브리핑에 나서 고3과 중3은 매일 등교, 다른 학년은 격일제, 2부제, 3부제, 5부제 등 부제와 격주제 실시와 함께 원격수업을 병행하는 블렌디드러닝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고3과 중3 등교가 13일로 정해짐에 따라 선제적으로 발표한 것이다.

노옥희 울산교육감, 임종식 경북교육감, 김석준 부산교육감, 설동호 대전교육감 등 17개 시도 대다수 교육감들 역시 등교 개학 대비 대응 방안에 대해 직접 브리핑에 나섰다.

그렇다면 경기도교육청 브리핑은 언제하는 걸까. 본지 취재 결과 경기도교육청은 브리핑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 최대 학교 수와 학생 및 교직원을 보유한 경기도교육청이 브리핑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지난 15일께 현장에 등교수업 관련 공문과 안내 자료를 배포했다”며 “우리는 교육감이 직접 브리핑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는 도시 및 농산어촌이 모두 포함돼 있어 일률적으로 등교 및 수업 방식을 정하기 어렵다”며 “학교장 재량으로 진행하도록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교육청이 현장에 배포한 자료 ‘등교수업 대비 감염예방관리 및 학교교육활동 안내’는 186쪽에 달한다.

도내 A고교 교사는 “그게 그 내용인지 몰랐다”며 “학교장 등 학교 관리자들도 교육감 브리핑을 기다리고 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어 “지금이라도 관련 자료를 찾아 꼼꼼이 봐야겠다”며 “교육청이 몇 일에 보냈다고 하더냐”고 기자에게 되물었다.

B고교 교사 역시 “경기도교육청 그럴 줄 알았다”면서 “180여쪽에 달하는 자료를 본 것 같다. 학교장에게 이야기 해야겠다”고 말해 현장은 이재정 교육감의 브리핑을 기다리고 있었음을 암시했다.

이어 “학교장 재량이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라며 “경기도교육청 업무포털 메인에 ‘교원배상책임보험 운영’ 포스터가 떴다. 어떤 의미라고 생각하는가. 씁쓸한 기분을 지우기 어렵다”고 밝혔다.  

경기도교육청 업무포털 메인에 떠 있는 ‘교원배상책임보험 운영’ 포스터.

과밀학급 대책 한 마디 없이 블렌디드 수업이라니...


한편 경기도교육청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중등 원격수업-등교수업 병행 블렌디드 러닝(혼합 수업) 희망교 신청을 받기 시작한 것에 대해서도 현장은 어이 없다는 반응이 쏟아졌다.(관련기사 참조) 

온갖 미사여구로 만들어진 계획서 요지는 결국 ‘학교에서 알아서 하라’는 의미 아니냐는 지적이다.

경기도 C고교 교사는 "블렌디드 수업을 말하지만 실제 과밀학급에 대한 대책은 한마디도 없다"며 "정작 지금 교사에게 절실한 학급을 분리할 경우 부족한 교사와 교실에 대한 언급은 한마디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래형 수업이니 블렌디드 수업 질 관리 등 표현은 현재 학교 현장 어려움은 한치도 생각하지 않는 탁상공론의 전형"이라며 "경기도교육감은 9월 학기제 주장을 중단하고 학교현장의 어려움 해결에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