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수업+'=등교 30분 수업, 귀가 후 원격 추가 15분 수업 진행   
순환등교제로 등교 날짜 줄어 수행평가 부담↑“등락제 결단해야”   

안산 송호고 고3 학생들의 등교 수업이 시작됐다. 13반 학생들의 책상은 시험대형으로 배열돼 있다.(사진=지성배 기자) 
마스크 쓰고 45~50분 수업을 해야 하는 학생과 교사를 위해 현장에서는 다양한 수업 단축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다.(사진=지성배 기자)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마스크 쓰고 장시간 수업하기 어렵고, 학교에 학생들이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접촉은 늘어난다. 현장에서는 이 같은 문제점 해소를 위해 순환등교제와 단축수업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서울의 한 중학교의 경우 당초 홀짝제 수업을 검토했으나, 서울시교육청 최종 지침에 따라 순환등교제를 실시하기로 변경했다. 

순환등교제를 선택하는 초‧중학교가 늘고 있는 이유는 앞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8일 브리핑을 통해 고3의 경우 매일 등교, 고1·2는 격주 등교, 초·중학교의 경우 주 단위 순환등교 가능, 최소 주1회 이상 등교도 가능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최소 주1회의 경우 주1회(1/5), 주2회(2/5) 또는 그 이상이 가능하고, 주 단위 순환등교는 격주(1/2, 50% 등교), 3주 단위(1/3, 30% 등교)도 가능하다.

이 같은 등교 융통성은 원격수업을 기반으로 해야 가능하다. 원격수업과 등교수업 병행은 필수라는 설명이다. 

서울화원중의 경우 등교하는 날도 ‘원격수업+’를 실시하기로 했다. 플립러닝을 활용해 학교에 머무는 시간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중학교는 45분 수업이 원칙이므로 등교 시 교실 수업을 30분하고 나머지 15분은 집에서 원격수업을 실시하겠다는 것. 이에 따라 학생들은 오전에 대부분 수업을 마치고 점심식사 후 하교하게 된다. 

하교 후 일탈을 방지하기 위해 오후 원격수업은 2시께부터 시작된다. 이 시간에는 복습형 또는 예습형 과제가 주로 진행된다. 

손기서 화원중 교장은 “5분 정도 단축수업을 하더라도 40분가량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하는 것은 교사도 학생도 모두 힘들 수밖에 없다”며 “등교 시에도 ‘원격수업+’를 활용하면 학교에 머무는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수업 결손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순환등교제가 실시되면 또 하나의 문제가 남는다. 지필평가를 줄여 중간고사를 치르지 않더라도 100% 지필고사는 시행할 수 없기 때문에 등교한 날은 수행평가 위주로 진행될 수 밖에 없다는 것. 

서울의 경우 최근 중‧고교 1학기 모든 학생평가에서 영역, 비율, 방법 등을 학교 자율로 결정하도록 했다.

손 교장은 “우리 학교의 경우 중간고사를 실시하지 않고 교과별 수행은 등교하는 날 실시하기로 했다”며 “1단위 교과도 숨통이 좀 트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평가지침 자율화되도...1단위 교과는 수행 1회하기도 벅차, 한시적 등락제 결단해야 


하지만 지침이 완화돼도 지필평가를 보지 않는 음악과 같은 1단위 교과는 여전히 고민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의 한 음악교사는 “수행평가를 당초 4회에서 3회를 줄였으나 가창시험을 실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고민이 많다”며 “소규모 학교는 그래도 등교 시 수행평가를 실시할 수 있는 날짜가 나오지만 규모가 큰 학교는 쉬는 시간에도 평가를 진행해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현장에서 올해에 한해 한시적 등락제(pass/fail) 요구가 계속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최우성 대부중 교사(전국교육네트워크 공동대표)는 “대부분 학교가 격주제 등교를 선호하고 있어 등교 후에는 수행평가와 기말고사 등 시험 치르는 날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교과별로 모두 수행평가가 진행되니 학생 부담도 클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한시적 등락제 허용을 결단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