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쿨 원격연수 '우리 아이들 작가되기 프로젝트, 책쓰기 교육' 오픈
김미경 경기 판곡고 교사 정해진 틀대로 가르치고 배우는 학교 '답답'

[에듀인뉴스-티스쿨원격교육연수원 공동기획] 교사들의 배움 나눔이 교육현장에서 활발히 진행중이다. 과거, 연수(硏修)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던 딱딱하고 형식적인 강의를 넘어 교육현장에서 자신이 갈고 닦은 사례를 소개하고 공유하는 형식으로 진화하는 모양새다. 에듀인뉴스는 티스쿨원격교육연수원과 함께 연수 프로그램을 개설자 소개 기획을 마련, 독자들이 필요로 하는 연수 프로그램에 한 발 짝 다가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미지=티스쿨)
(이미지=티스쿨)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언제까지 물고기 잡아주듯이 책을 낚아주는 역할에 남을까, ‘졸업하면 자기 힘으로 책을 찾아서 봐야 하는데. “읽어라 읽어라” 할 게 아니라 쓰고 싶은 것 혹은 더 알고 싶은 것을 찾게 해주고, 그렇게 아이들에게 마당을 펼쳐주면 책을 읽게 되더라.”

원격교육연수원 티스쿨에 ‘우리 아이들 작가되기 프로젝트, 책쓰기 교육’ 연수를 오픈한 김미경 경기 판곡고 교사는 “아이들에게 책을 쓰게 하니 스스로 책을 찾아서 읽고 관련 자료를 찾으며 친구들과 소통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목격했다”며 “권장 도서를 읽고 독후감을 내는 방식을 넘어 책쓰기 교육을 시도해보면 더 능동적인 아이들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미경 교사가 책쓰기 교육에 나선 것은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을 목표로 활동하는 책따세의 역할이 컸다.

“여전히 학교는 네모난 칠판 교실 책상 교과서밖에 없더라. 자유로운 생각 보다 정해진 틀대로 가르치고 배우는 공간이라는 생각에 답답했다. 그래서 나의 학창시절과는 다르게 가르쳐 보고자 책따세의 문을 두드렸다.”

김 교사는 “임용 초기부터 책따세에서 활동하며 그간 선생님들과 공유한 독서 교육의 경험 등을 살려 아이들에게 직접 책을 쓰게 하니 아이들의 다양한 속내나 발전상을 보며 굉장히 즐거웠다”며 “이 경험을 살려 책쓰기 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실제로 어떤 성과를 내는지 알려주기 위해 연수 제작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나를 드러내고 상대의 말을 들어주면서 서로 자극을 주고 받으며 자기 속도에 맞춰 꿈이 영글어 가는 교실을 만들고 싶다는 김 교사의 책쓰기 연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아래는 김미경 교사와의 일문일답.

원격교육연수원 티스쿨에 '우리 아이들 작가되기 프로젝트, 책쓰기 교육' 연수를 오픈한 김미경 경기 판곡고 교사.(사진=티스쿨)
원격교육연수원 티스쿨에 '우리 아이들 작가되기 프로젝트, 책쓰기 교육' 연수를 오픈한 김미경 경기 판곡고 교사.(사진=티스쿨)

▲김미경 선생님은 어떤 분입니까.

저는 남양주에 있는 판곡고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고요. 교단에 들어온 지는 19년이 되었습니다.

교직에 입문하고 얼마 안 돼서 내가 중·고등학교 때 답답해하던 학교랑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네모난 칠판, 네모난 교실, 네모난 책상 그리고 네모난 교과서밖에 안 보였어요.

그 곳은 자유로운 생각을 할 여유가 없이 정해진 틀대로 가르치고 배우는 공간이라는 생각 때문에 답답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중·고등학교 때 목말랐던 것과는 좀 다르게 가르쳐보고 싶어서 책따세(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사실 저의 교단 생활은 책따세와 함께라고 해도 틀리지 않습니다. 발령 받고 1년 있다가 바로 들어온 걸로 기억합니다. 책따세와 함께 커온 교사라고 말하고 싶네요.


"책쓰기 교육으로 스스로 찾아 공부하는 교실 만들어가"


▲책쓰기 교육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책따세에 와서 신기했던 게, 저는 개인적으로 혼자 책을 좋아해서 읽어본 적은 있지만 그걸 가지고 아이들에게 권하고 또 같이 읽은 책으로 대화하고 심지어 수업을 이끌어내기도 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그래서 처음 한 10년은 우물을 찾은 심정으로 열심히 묻고 따라 하고 보태보기도 하면서 책따세에서 인용 받은 책과 방법, 선생님들 교수법을 활용해서 독서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당시 책따세 대표였던 허병두 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책쓰기 교육을 하고 있다며 아이들 작품집을 가져와 설명하시는데 망치로 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독서교육을 어떻게 하는지는 알겠는데, 아이들이 책을 쓴다는 건 엉뚱한 발상 같았죠.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게 진짜 되나 하는 생각이 몇 년 동안 머릿속에서 맴돌았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내가 해온 독서교육이라는 게 아이들에게 ‘책이 좋다’, ‘책을 많이 읽으면 좋다’, ‘이런 책이 있으니 읽어봐라’, ‘이런 책 중에 이런 책을 읽는 게 좋겠다’처럼 책하고 연결시켜주는 데 머무른다는 한계성이 보였어요.

‘언제까지 물고기 잡아주듯이 책을 낚아주는 역할에 남을까’, ‘졸업하면 자기 힘으로 책을 찾아서 봐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선생님하고 책을 같이 읽는 그 경험 자체는 책이라는 게 자기 인생에 필요한 도구고 살아가면서 어려움이 있을 때 친구에게 물어보듯이 책에게 물어볼 수 있다는 태도나 습관을 아이들에게 익히게 하는데 내 방법으로는 힘들다는 걸 느꼈죠.

그래서 책쓰기 교육을 해보고 싶어졌죠. 책을 쓰라고 하면 쓰기 위해서는 책을 읽어야만 하고 자료도 찾아야 합니다. 책을 읽으라고 할 필요 없이 본인들이 알아서 찾아 읽겠구나 싶었어요.

책쓰기 교육을 쫓아다니면서 3~4년 배운 뒤 아이들에게 시도해봤는데, 아이들의 다양한 속내나 발전상을 보며 굉장히 즐거웠습니다.

“읽어라 읽어라” 할 게 아니라 쓰고 싶은 것 혹은 더 알고 싶은 것을 찾게 해주고, 그렇게 아이들에게 마당을 펼쳐주면 책을 읽게 되는구나 싶더군요.

김미경 경기 판곡고 교사는 "2017년 출판한 '책따세와 함게하는 책쓰기 교육'의 인기가 좋아 연수 제작으로 이어지게 됐다"고 밝혔다.(사진=티스쿨)
김미경 경기 판곡고 교사는 "2017년 출판한 '책따세와 함게하는 책쓰기 교육'의 인기가 좋아 연수 제작으로 이어지게 됐다"고 밝혔다.(사진=티스쿨)

연수로 다양한 책쓰기 교육 활동과 성과 알려...책 읽고 쓰는 독후감을 넘어서야"


▲책도 쓰고 연수도 찍었습니다.

책쓰기 교육 경험을 다른 선생님들께 알려주면서 책따세에서도 같이 하는 선생님들이 늘어났어요.

그 선생님들이 각자의 경험을 모아서 책쓰기 교육을 초등학교에서 중학교에서는 어떻게 할 수 있고, 국어 교과 과학 교과에서는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각자 만나는 아이들이 다 다르고 각자 놓인 환경이 다 다르니까 이러한 이야기를 엮어 각자의 변주로 만들어 들려주다 보면 누군가가 ‘나도 한번 변주를 해볼까’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어 책을 쓰게 됐습니다.

그게 2017년에 나온 ‘책따세와 함께하는 책쓰기 교육’이에요. 출판된 책의 반응이 좋아서인지 연수원에서 연수를 찍자는 제안이 왔네요. 책 내용도 너무 좋은데 요즘 트렌드에 맞다며,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자신만의 책을 쓰고 싶어 하고 돈을 내고서라도 배우고 싶어 한다고 말이죠.

그래서 현장에서 책쓰기 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실제로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 원격 연수 형태로 나눠주면 좋겠다는 생각에 연수 제작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저뿐만 아니라 당시 책을 함께 썼던 선생님들이 함께 강사로 나서서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의 책쓰기 교육 경험을 강좌로 만들어서 연수로 만들게 된 것입니다.

▲연수를 듣는 교사들에게 당부할 말이 있다면요.

교사들은 매 해 최소 60시간 이상의 연수를 의무적으로 들어야 합니다. 그만큼 시대가 빨리 변하고, 아이들도 변하고, 지식도 바뀌니, 교사는 계속 신선한 교육 내용이나 방법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죠.

제가 책쓰기 교육에 빠졌던 과정처럼 끊임없는 노력을 하는 교사들도 책쓰기 교육을 한 번쯤은 접해 볼만한 것 같습니다.

현장에는 10년 전과 비교할 수도 없이 독서 교육이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수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일반 책이 수업 내용으로 들어오는 것도 많이 보편화되어 있어요.

그런데 많은 경우가 권장 도서를 정해주고 읽고 독후감을 내는 방식이죠. 한 걸음 더 나아가 자기 과목의 어떤 주제에 대해 심층 탐색을 해보고 그 주제로 책을 쓰게 하니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서 책을 읽는 걸 목격했습니다.

책쓰기 교육을 시도해보시면 좀 더 능동적으로 아이들이 책을 탐색하고 자료를 탐색하고 자기발견을 해나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거에요.

다양한 교사의 경험이 연수에 자세히 담겨 있기 때문에 응용해서 자기에 맞는 상황에 적용해보면 될 것 같습니다.

▲연수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요.

연수의 주 내용은 책 쓰기 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입니다. 관련해서 자세한 수업 사항들이 많이 담았죠.

구체적으로 그림책쓰기 사례, 과학 교과에서 책쓰기 사례, 수학 교과에서 책쓰기 사례, 진로를 아직 정하지 못한 아이들이 서서히 자기 탐색을 하면서 꿈을 찾아가는 책쓰기 사례 등에 더해 책쓰기의 기초부터 자기 상황에 맞는 완성까지 담았습니다.

(이미지=티스쿨)
(이미지=티스쿨)

글쓰기는 꾸준해야..."책따세와 같은 모임 활동 참여 추천"


▲책을 쓰는 교사들에게 팁을 준다면요.

힘들더라도 꾸준히 짧은 글이라도 쓰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개인이 혼자 하기는 힘드니 저희 책따세처럼 책 읽고 글 쓰는 활동을 꾸준히 하는 단체와 함께 하면 훨씬 수월합니다. 먼저 책을 펴낸 교사들도 만날 수 있어서 자극도 받을 수 있고요.

책을 쓴다고 하면 뭔가 대단한 사람이 하는 것 같은 부담을 느낄 수 있는데,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를 찾아서 말하자면 식물 키우듯이, 씨앗을 찾아서 물 주고 햇빛 주고 양분 주고 점점 키워가듯이 하면 어느 샌가 책이라는 열매로 커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내가 더 파고들고 싶은, ‘이걸 잘 아니까 가르쳐보고 싶다’고 생각하면 쓰기 힘들어요. 관심 있고 잘 알고 싶고 더 알고 싶은 주제를 정해놓고 계속 찾아가면서 내가 공부한 내용을 전달하겠다는 마음을 가지면 첫 발을 떼기가 훨씬 쉽습니다.

▲ 학교 일과 중 어떤 수업에서 책쓰기 수업을 할 수 있을까요.

고등학교 사례를 알고 싶으시면 저희 강좌 중 양일고에서 근무 중인 이수정 선생님의 강의를 들어보시면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했는지 직접적으로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고등학교에 와서는 아직 시행한 적이 없습니다. 다만 고등학교에는 진로선택 과목이 있는데 취지 자체가 그 교과에 대한 심화된 탐구를 격려합니다. 그래서 가르쳐야 할 게 적고, 주제 탐구를 장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령 국어 과목에서는 대표적인 진로선택 과목으로 심화국어가 있죠. 내년에 제가 3학년을 맡게 되면 그 시간에 책쓰기를 진행해보고 싶습니다. 진로 고민도 완성단계에 있는 아이들이니 적합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쓰기만큼 국어에 대해 심화된 탐구를 할 수 있는 아이템은 없을 것입니다. 현장 상황에 맞게 적용하려고 하면 틀을 찾는 건 어렵지 않을 겁니다. 꼭 중학교라서 가능하고, 고등학교라서 불가능하고, 이런 건 아닙니다.


빠른 독해 위주 국어교육 문제..."토론, 집필, 소통 등으로 언어 생활 풍성화해야"


▲우리나라 국어 교육은 어떤 문제가 있다고 보십니까.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할까요.

일단 중학교는 아이들의 활동식 수업과 참여식 수업 보편화로 읽기 위주 수업에서 많이 탈피했습니다. 그러나 고등학교는 아직도 빠른 독해 위주입니다. 문제집을 반복적으로 푸는 것이 유일한 길인 듯 교육되고 있죠.

물론 최근에 입시에서 과목별 세부능력 특기사항 등 생활기록부에 학생들 개개인의 과목과 관련된 성취나 특색을 적는 게 중요해졌죠. 입시가 다양해지면서 조금씩은 숨통이 트이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아이들도 단순히 짧은 지문을 빠르게 읽고 그 지문 가운데 맞고 틀리고를 가르는 훈련에서 벗어나서, 토론도 해보고 글도 써보고 다른 아이들의 말을 들으며 소통도 하는 새로운 경험을 이전에 비해 많이 하고 있지만, 아직 보편화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실질적인 변화가 확산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중고등학교 과정을 졸업했다면 당연히 기본적인 언어 생활이 풍성해질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단순히 짧고 어려운 질문을 빠르게 독해하는 훈련만 국어 수업에서 다루어지는 현상에서 빨리 탈피해야 합니다.

▲학생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책을 추천한다면요.

집에만 갇혀 있으면 답답하니 초등학생은 상상을 펼칠 수 있는 책, 중고등학생은 자기 관심사에 맞춰진 책을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귀감이 되는 책을 한두 권 정한다는 건 위험한 발생일 수도 있어요. 자기가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을 찾아보고 살펴보는 게 가장 좋습니다.

책따세 홈페이지에 공식 추천도서들이 있으니 수준에 잘 맞춰서 찾아보는 과정이 있으면 좋겠네요. 초등 고학년은 중학교 1학년 수준의 책을 찾아 읽어도 괜찮습니다.

책따세 추천도서들은 학교 현장에 있는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읽혀보거나 ‘아이들이 이 정도면 읽을 만하다’와 같이 눈높이에서 선정한 책들이 많아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김미경 교사가 그리는 교실은 어떤 모습인가요.

저는 ‘꿈이 영그는 교실’이라는 이름으로 계속 반 아이들을 지도해왔습니다.

꿈이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학교에서 친구들끼리 서로 교류하며 자극도 받고 배우기도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또 선생님과도 교류하면서 배우기도 자기 표현도 하면서, 자기의 꿈을 자기 속도에 맞게 ‘영글어 가는’ 교실이길 바랍니다.

그러려면 교실이 평화롭고 평안해야 합니다. 나를 드러낼 수 있고 상대의 말을 들어줄 수 있고는 그런 평등하고, 평화롭고, 따뜻한 교실이 되어야 하죠.

그러면서 서로 자극을 주고받으며 자기 속도에 맞춰 꿈이 영글어 가는 교실을 만들고 싶고, 그걸 위해서 노력하는 중입니다.

▲마지막으로 하고자 하는 말이 있다면요.

원고료를 제외한 원격 연수 수익은 책따세로 기부됩니다. 원격 연수를 많이 들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