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독일 총리가 다하우(Dachau) 나치 강제수용소를 방문해 꽃을 바치고 묵념하고 있다. 그는 “독일인 대다수가 유대인 학살에 책임이 있다”며 과거 역사를 반성했다.(사진=AP) 

[에듀인뉴스] 교육은 인간의 행동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끈다. 그래서 교육은 건강한 사회의 기반이다. 그렇다면 건강한 사회는 사회적 갈등이 없을까? 대답은 ‘아니다’이다. 

건강한 민주사회는 다양한 의견이 서로 충돌하고 이견을 조정하여 다수의 합의 과정으로 이끄는 것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사회적 갈등이 없다고 해서 그 사회가 건강함을 증거 한다고 보기 어렵다. 세계사적으로 사회적 갈등이 없는 곳은 일찍이 독재나 제국주의, 전체주의가 횡행하던 국가였다. 

예컨대 독일의 나치정권을 보자. 그 사회가 진정 건강한 사회였던가? 광기에 찬 그들은 일사 분란하게 움직였다. 그리고 600만명의 유대인을 학살했다. 결국 2차 세계대전의 패전으로 끝났고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 

7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독일은 유대인을 포함한 전 세계인에게 사죄와 반성을 지속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단지 정치 지도자들의 사과에 그치지 않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평화와 인권교육을 철저하게 실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독일은 전 세계의 용서와 지지를 받았고 이젠 경제대국이자 정치선진국으로서의 역할을 당당하게 수행하고 있다. 

그동안 독일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환경의 모든 영역에서 비록 완전하지는 않지만 수많은 사회적 갈등을 국민적 통합으로 잠재워 오늘에 이르렀다. 이러한 결과는 교육선진국으로서의 정책과 집행, 그리고 국민적 합의와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회 갈등 문제는 기본적으로 교육과 연계되어 있다. 교육이 부재하면 개발이나 사회혁신에서 한계를 노출한다. 예컨대, 좋지 못한 질의 학교 교육을 받거나, 아예 교육을 받을 수 없는 지역의 사람들은 스스로 뭘 모르는지조차 모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그들은 아주 기본적인 인권에 대해서도 교육을 받지 못한다. 문맹률이 높아서 정부 정책이라거나 또는 어떤 것이 있는지도 모른다. 

또 외부에서의 도움이 주어져도 그것을 믿고 따를 수 있는지도 모른다. 안타깝게도 지역의 다양한 NGO 활동에 대해 올바름과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도 부족하다. 

이처럼 교육의 부재는 사람들의 판단력을 작동시키지 못하고 잘못된 이해나 정보 왜곡 등을 유발하며 더 나아가 문제가 있어도 이에 대해 개선하려는 의견을 제기하지 못한다.

브라질의 교육철학자 파울루 프레이리(Paulo Freire)

브라질의 교육철학자 파울루 프레이리(Paulo Freire)는 억압받는 이들을 교육하는 방법을 말하면서 브라질에서 가난한 노동자들이나 천민 계층의 사람들이 어떻게 교육을 받아야 되는지, 또 그 사람들이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그 사람들을 위해서 어떤 교육시스템이 필요한지에 대하여 말한 바가 있다. 

프레이리는 그런 사람들은 자유 자체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와 함께 오는 것들에 대한 두려움을 상당히 갖고 있다고 말했다. 즉, 자유와 선택과 변화의 산물이 무엇인지 잘 모르기 때문에 그로 인해서 두려움과 불신이 크다는 것이다. 

사회혁신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 내부에서 갈등이 발생하여야 한다. 그런데 사회적 무지는 갈등 자체를 부재하게 만든다. 개발도상국가가 이를 증명한다. 그곳의 국민들은 자신들의 문제에 대해서 끊임없는 질문을 제기하지 못한다. 

예컨대 ‘왜 물이 안 나오지?' ‘정부는 왜 가난한 마을에 공공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지?' '왜 우리는 학교에 다닐 수 없지?' '왜 우리 마을에는 학교가 없지?' 등등의 질문 자체가 없다.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르쳐주는 게 학교인데 학교가 없거나 교육의 질이 너무 낮은 것이 문제다. 아직도 그들 중에는 “학교 가면 농사지을 사람이 하나도 없다. 그러면 우리는 다 굶어 죽는다”고 여자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는다. 

이것이 교육부재로 인해 사회적 갈등 자체도 없는 대표적 사례다. 

대한민국은 과거 영국 <더 타임스>가 우려한 바와는 달리 쓰레기더미에서 피어난 민주주의의 장미꽃이다. 이는 교육에 의해 거둔 상전벽해(桑田碧海)다. 

따라서 우리의 높은 교육열은 현재 우리 사회의 다양한 사회적 갈등의 원천이며 이는 더욱 건강한 민주사회로 가는 원동력임을 충분히 자랑스러워하자. 

전재학 인천 제물포고 교감<br>
전재학 인천 제물포고 교감<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