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의원 임기 후 비서관 발탁 의외 평가...존재감 있는 조율 기대
文정부 교육정책 이미 꼬일대로 꼬여, 특별한 기대 어려워 반응도

박경미 신임 청와대 교육비서관 내정자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청와대 교육비서관에 박경미(55)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탁됐다. 국회의원 임기를 끝내자 마자 수석이 아닌 비서관으로 임명된 것에 대해 의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청와대는 31일 "박 신임 비서관은 비서관이나 수석 등 지위가 중요한 게 아니고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성과를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당초 지난주 예정이던 인사가 늦어진 것도 박 비서관의 국회의원 임기가 끝나기를 기다린 측면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박 비서관이 풍부한 교육현장 및 의정활동 경험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변화를 맞는 교육정책의 수립 및 시행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대 수학교육학과를 졸업한 박경미 교육비서관은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 출신으로 2016년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비례대표 1번으로 영입돼 지난 4년간 국회 교육위 등에서 활동했다.  고등학교 교사,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원,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책임연구원 등을 지냈다.

교육계에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2018년 교육문화 비서관직을 교육비서관과 문화비서관으로 분리하며 첫 임용된 이광호 경기도교육청 장학관이 특별한 존재감이 없었던 만큼 박경미 신임 비서관에게는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이다. 

교육부 고위 전문직을 지낸 한 인사는 "그동안 청와대 교육 컨트롤타워 기능이 거의 없었다는 지적이 많았다. 교육수석 신설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그래서 나온 것"이라며 "교육과정에 대해서도 잘 알고 국회의원 활동도 했기 때문에 교육부와 청와대 간 원활한 조율과 소통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경미 신임비서관은 2015 교육과정 개정 당시 수학 교육과정 개정 책임을 맡기도 했다. 

교원단체는 이번 인사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조성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현장경험을 거쳐 교육개발원, 교육과정평가원을 거쳐 교수가 됐고 국회에서도 교육위원회에서 활동했다"며 "다양한 교육계 목소리를 듣고 입법활동에 나서왔던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이어 "특정 집단이나 단체에만 경도된 목소리를 듣지 말고, 학생, 학부모, 교원들의 의견을 다각적으로 청취하고 교육정책 조율에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엄민용 교사노동조합 대변인은 "그동안 문재인 정부 교육정책이 다른 분야에 비해 국민 만족도가 높지않은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길 바란다"며 "사범대 교수 출신이라는 경력과 전문성을 살려 입시제도 개혁, 유·초·중·고·특수교육 정상화를 위해 애써주기 바란다. 조속한 시일내에 교사노조와 만남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현장에서는 부정적 시각도 포착됐다. 정시 확대 기조가 강한 청와대에서 역할을 과연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인가에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정재석 전북교사노조 위원장은 "박경미 전 의원은 김상곤 교육부장관 청문회 당시 수능 절대평가에 대해 우려를 표한 적이 있다. 이를 미루어 수능 상대평가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혁신학교 확대를 주장했던 문재인 정부 철학과 상반되는 인사다. 또한 비례 국회의원으로 선정됐을 당시 제자 논문 표절에 대한 의혹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소명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박경미 전 의원의 교육비서관 내정 소식에 교사들은 SNS를 통해 "국회의원으로서는 수능 절대평가에 회의적이면서 고교학점제를 주장해 왔다. 양립하기 어려운 주장"이라며 "교수 시절 연구책임을 맡았던 2015 개정교육과정의 역량교육과 현 정부의 정시 확대 기조 역시 양립하기 어렵다. 이미 꼬일대로 꼬인 교육정책을 현장의 기대만큼 충족시키며 풀어나갈 인사는 아니라고 판단된다"는 의견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