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고시 1차는 2배수 합격 또는 Pass or Fail 자격시험으로
현장 교원과 전공교수 팀 출제...2차서 자질 등 철저히 봐야

서울시교육청학생교육원 글로벌문화‧언어체험교육원 분원장
서울시교육청학생교육원 글로벌문화‧언어체험교육원 분원장

[에듀인뉴스] 최근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것 중 하나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각계각층 전문가 논의다. 이러한 논의 속에서 교육과 관련해서는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변화되고 있는 학교 현장 모습에 대해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여러 장면이 떠오르지만 무엇보다도 이러한 변화에 대해 적응하고 이끌어갈 수 있는 미래에 대한 변혁적 역량을 갖춘 교사 양성과정과 함께 그러한 예비교사를 선발할 수 있는 정교화된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도 이미 4차 산업혁명시대 도래로 학교에서 AI나 AR, VR을 활용한 수업이나 원격수업 등이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하지만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코로나19가 갑자기 출현해 모든 학교에서 제대로 준비되지 못한 상황에서 원격수업과 같은 비대면 교육과정을 운영하게 되었고, 지금은 비대면 수업을 위주로 하고 이에 등교수업을 조정해 나가고 있다. 

현장 교사들의 경우 처음 경험하는 교육과정 운영 상황이다 보니,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실시하는 교사도 있지만 여건 등의 미비로 콘텐츠 위주의 일방향 수업을 많이 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선택의 여지가 없이 이런 교육과정 운영을 해야만 교사들이나 학생 및 학부모 입장은 매우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고, 더구나 이런 사태로 인해 교육격차가 더 심해지고 있다는 소식은 매우 충격적으로 다가오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코로나19와 같은 일들이 앞으로 반복될 수도 있다는 예측과 함께 자연스럽게 다가온 4차 산업혁명시대 도래에 따라 학교 교육과정의 정상적 운영을 위해서는, 최근 교원양성을 맡은 교육대학이나 사범대학 총장들이 주장한 것처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는 새로운 교원 양성체제를 구축하고, 현재 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융합교육이나 원격수업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교원양성 커리큘럼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진=교대련)
(사진=교대련)

그렇지만 근본적으로는 교원양성과정 변화와 함께 교사를 선발하는 과정, 현직 교사교육도 정교화하거나 체계화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 중에서도 교사를 선발하는 과정은 파급효과가 매우 강하기 때문에 교원양성기관이나 예비교사들이 어디에 역점을 두고 준비해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 요구된다. 

왜냐하면 예비교사들 입장에서는 시대적 변화에 따라 요구되거나 학교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을 갖추기 위해 준비할 것인지, 아니면 단지 임용고시에 합격하기 위해 양성과정에서 배운 지식이나 이론을 암기하는데 전념할 것인지를 판단하게 되고, 이로 인해 꿈에 그리던 교사가 될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임용고시를 보면 1차는 이미 양성과정에서 검증되어야 할 교과 교육과정(초등은 전체 교과가 대상)에 대한 지식과 운영 능력을 다시 심층적으로 검증받고, 또 그 결과를 수업실기 능력과 교직에 필요한 인·적성 검사를 실시하는 2차 시험과 합산해 최종 햡격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당락에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교사가 되고 싶은 예비교사들은 대학생활 중 최소한 1~2년 전부터 미래에 대비하거나 현장에서 필요한 역량을 함양하는 일보다는 임용고시 1차 교과 교육과정에 매달려 외우고 또 외우는데 모든 것을 소비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더구나 1차 교과 교육과정에 대한 출제를 석·박사 학위를 갖춘 현장 전문가인 교장, 교감, 수석교사가 아닌 양성기관 소속 대학 교수들이 대부분 출제함에 따라 현장 적합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비판을 피하기도 어렵다. 

또 이렇게 힘든 과정을 통해 합격해 임용된 신규교사들에 대해 현장 반응은 모두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즉 최근 임용고시 출신 교사들의 경우 이론적으로는 매우 훌륭히 무장되어 입직하고 있으나 학생을 제대로 이해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품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는 선배 교사들의 견해가 많다. 

모두가 다 알고 있다시피 교사는 학생을 사랑하는 따뜻한 가슴을 가지고 있는 것이 최우선이지 많은 지식과 이론만으로 무장한 차가운 머리를 가진 교사를 우선적으로 존중하지는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교원선발 과정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임용고시 1차는 교과 교육과정에 대해 양성과정에서 제대로 배웠는지를 확인해 2배수 합격 또는 Pass or Fail 형태 자격시험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험 출제위원은 교과별 교육과정 전공 대학교수 1명에 교과 전문성을 갖춘 현장 교원 2명이상이 한 팀이 되어 출제해 양성과정과의 중복성을 최대한 피하는 동시에 학교 현장에서의 적합성을 높여 나가야 한다. 

교사로서 인·적성과 수업 실기 능력 등을 알아보는 2차의 경우도, 시·도별로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수업 실연이나 심층 면접 등에서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현재보다 시험 시간을 늘려야 한다. 또 평가 내용에서도 인지적 영역뿐만 아니라 학생 교육에 대한 열정과 소명의식 등 심층적 내면과 태도를 평가할 수 있는 정의적 영역에 대한 배점을 50% 이상 늘려야 한다. 

그래야 수습교사제도 없는 마당에 신규교사로서의 자질과 역량을 최대한 검증할 수 있게 되고, 1차 성적을 자격시험으로 통과한 경우에 2차 시험 성적으로 최종 당락을 결정해도 크게 무리가 없을 것이다.

OECD 2030 프로젝트 이슈페이퍼에서는 미래의 교육은 학생의 행복에 초점을 두어야 하고, 이를 위해 학생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고, 긴장과 딜레마를 조절할 수 있어야 하며, 책임감을 갖는 변혁적 역량을 함양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백년지대계인 교육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고, 행복한 학생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코로나19와 같은 사태가 벌어져도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대처할 수 있기 위해서는 미래에 대한 변혁적 역량을 갖춘 교원을 양성하고 선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원양성과정 조차도 파행적으로 운영하게 만들고, 현장에서 필요한 역량을 함양하는 것을 오히려 방해하는 선발 과정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교원 임용고시는 암기식 지식중심 평가에서 실천 역량을 볼 수 있는 역량중심 평가로 반드시 전환되어야 한다. 

특히 급변하는 이런 시대의 정신을 반영하고, 미래 학생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지도할 교사에게 요구되는 미래에 대한 변혁적 역량도 중요한 평가 지표가 되어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교육은 미래가 없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는 점을 교원 선발 과정에서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