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교육실습 모습.(사진=에듀인뉴스 DB)
2019년 교육실습 모습.(사진=에듀인뉴스 DB)

[에듀인뉴스] 청운의 꿈을 안고 교직에 입문한 현임 교사들은 대학졸업을 하기 직전, 학생의 신분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선생님으로 불리던 교생(敎生)시절을 잊지 못할 것이다. 

어찌 보면 예비교사 시절의 꽃이자 교사의 길(師道)로 진입하는 초입에서 가장 의욕이 왕성한 시절이라는 점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만큼 교생의 신분은 희망과 미래라는 두 단어가 조화롭게 숨 쉬는 젊음의 표상이기도 하다. 또한 이때는 불과 몇 년 전에 자신이 지나온 학창 시절을 되짚어보면서 나 아닌 타인, 즉 학생에 대한 사랑으로 충만해지는 그야말로 인생의 여느 때와는 분명히 다르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지금 중고교 학교 현장에선 이런 교육실습생들의 배움과 열정으로 활기찬 모습이 재현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학교마다 교육실습 기간이 4주에서 2주로 감소한 것이 대체적이다. 이는 장기간의 휴업과 온라인 수업으로 중고등학교와 대학의 학사 일정이 순연되는 관계로 교육실습 제도를 운영하는 사정이 여의치 않은 불가피한 조치다. 

본교 또한 예외가 아니어서 전통적 교육실습생 지도 우수교 명성을 유지하려던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되었다. 

그런 가운데 본교를 희망한 예비교사들은 황금 같은 기회에 기꺼이 배움의 완성과 사도의 입문에 의욕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총 5명(수학2, 사회1, 체육2)의 실습생은 본교와 비록 2주라는 짧은 인연을 맺었지만 다양한 활동으로 유익한 시간을 경험했으며 이 경험이 바탕이 되어 훗날 교사로서의 생활에 길잡이가 될 것으로 믿는다.

광주교대부설초에서 교생실습 중인 예비교사들이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실습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광주교대부설초)
예비교사들이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실습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광주교대부설초)

본교는 5가지의 측면에서 교생실습의 결과를 얻었다. 

1. 교육실습에 임하는 마음가짐 측면: 교생들은 코로나19로 인해 학생들과의 만남이 제한적 이었지만 학교가 직접 소통하고 배울 수 있게 배려를 해 준 점에 감사하고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마음을 보여주었다. 

혹자는 교직에 마음을 굳히지 못한 상태에서 자신의 적성과 역량, 준비도를 파악할 수 있는 시간으로 삼고자 하였다. 또한 다양한 수준의 학생들이 이해하는 수업을 해보고자 하는 의욕과 이 기회를 통해 최대한 많은 학생을 지도해보고 다양한 경험을 쌓아 미래에 활용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강했다. 

2. 수업 공개에 대한 자기평가와 배운 점: 수업지도안을 몇 일간 준비하고 지도교사의 피드백을 받아 실제 수업에 임했지만 학생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충분한 시간에 대한 필요성과 정확한 용어 사용의 중요성, 수업량의 조절 등 아직은 많이 부족한 자신을 발견하여 준비하고 노력하는 자세와 경험이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다. 그럼에도 한편으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기도 하였다. 

3. 현행 교육실습 제도에 대한 개선점: 소속대학과 본교에서 제공해 주는 자료에 만족하였지만 실습 기간이 너무 짧다는 점과 대학 저학년 때부터 틈틈이 교생실습의 경험을 축적하기를 원했다. 

실습 기간 중에 최소한 4~5회 수업 기회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며 이는 현장의 경험을 기반으로 공부를 해나가면 교육 가치관 형성이나 동기부여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제언과 맥을 같이 하기도 하였다. 

4. 자신의 교직관에 대한 입장: 학생들에게 모든 것을 잘 하려는 경쟁의식과 공부가 전부라는 생각보다는 친구들과 소통하면서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찾게 해주고 긍정적인 생각을 고취시키며 솔선수범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교직관이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수학전공자에게 필요 이상의 국어, 영어, 사회 같은 교과 성적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제기하였다. 또 친절과 엄격함을 조화롭게 갖춘 교사가 되기를 원했다. 

5. 우리나라 교육에 대한 종합적인 생각: 교육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의 심화에 우려를 표명했다. 의외로 학생 수준에 맞는 맞춤형 수업을 하되 수준 높은 학생에 대한 집중적인 교육이 필요함을 주장하기도 했다. 

과거 교사 중심적이고 위계적인 모습에서 2015 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에 따라 학생중심수업, 다양한 체험학습 위주로 흐름이 바뀌는 것에 대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과거와는 달리 학급당 인원 감축으로 교육환경이 좋아짐에 따라 미래 교육에의 희망을 말하기도 했다. 

예비교사들의 눈에 비친 학교 현장은 대체적으로 현재 교육환경의 변화에 만족을 표했지만 학생들의 학력차이가 극과 극의상황에 염려를 하기도 했다. 

또 사회적으론 여전히 입시제도에 묶여 있으나 학교 현장은 이를 벗어나고자 하는 모습도 병행하고 있어 다소 헷갈리는 판단으로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는 꿈과 끼를 살리는 다양한 교육활동이 학교교육의 주요 목표로 전환됨에 따라 피상적인 모습으로 비추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학생 각자의 마음속에 얹힌 치열한 입시 부담과 실태를 잠시 잊은 것 같기도 해 고교 졸업 후에 생긴 몇 년간의 시차가 다소 웃픈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예비교사의 눈에 비친 현행 학교 모습은 학교문화가 과거처럼 수직적 구조, 권위적인 모습에서 탈피해 민주적이고 학생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인지해 퍽이나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교육은 갈 길이 멀다. 코로나19로 인해 언컨택트(uncontact) 사회로 변해가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우리의 교육이 살 길은 무엇인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며 모든 교육자가 코로나의 아픔 뒤에 성숙한 모습으로 변모하여 희망의 찬가를 목청껏 부르길 기대해 본다. 

전재학 인천 제물포고 교감
전재학 인천 제물포고 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