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례허식 가득한 우리나라, 프랑스 예식문화 참고하자

[에듀인뉴스] "20대 때부터 세계 여러나라에서 공부하고 경험한 것을 토대로 우리나라에서 정책적으로 수용할 만한 것을 소개하고자 한다. 글은 나의 삶과 정책적 철학을 바탕으로 주관적 관점으로 이루어진다. 내 시선이 옳을 수도 틀릴 수도 있지만 나름 나라를 위해 치열하게 공부하고 고민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의도적으로 주관적이고 관찰적 시선과 철학을 바탕으로 하되 이미 모두 알고 있는 객관적 지식 및 데이터는 최소화 할 것이다. 정책가는 좌우 이념의 대립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 그게 내 신념이다. 젊은이의 눈에 비친 세계, 직접 경험하고 공부하며 깨달은 철학은 무엇일까. <에듀인뉴스>와 함께 '옥승철의 세계 정책여행’을 떠나 보시지요.

프랑스 구청에서 예식을 올리는 모습.(사진=옥승철)
프랑스 구청에서 예식을 올리는 모습.(사진=옥승철)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할 때였다. 2008년 중국에서 어학연수를 할 때부터 오랜 동안 알고 지낸 친구가 프랑스에서 결혼식을 올린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 친구는 “프랑스는 자신이 사는 지역의 구청에서 예식장을 무료로 빌릴 수 있으며 구청장이 주례를, 직원들이 사회를 봐준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따로 비용을 지급하지 않는다. 구청장과 구청 직원들은 국민에 대한 봉사를 하는 것이다.

결혼식이 주로 주말에 있어서 공무원들이 주말까지 결혼식을 위해 나온다는 것이 쉽게 납득이 가지 않았다. 또한 외국인도 프랑스 국민들과 동일하게 결혼식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점에 눈길이 갔다.

보통 프랑스의 결혼 문화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한 가지는 교회나 성당에서 식을 올리는 전통적인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시청이나 구청에서 올리는 결혼식이다.

시청이나 구청 안에는 전용 예식실이 따로 준비되어 있다. 무료라고 해서 대충 준비된 공간이 아닌 전통과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예식실이 마련되어 있다.

국가대리인인 시장이나 구청장이 주례를 서고 결혼식 사회는 구청 직원이 담당한다. 결혼식에 걸리는 시간은 거의 20분 내외이다.

신랑신부에게 결혼증명서를 전달하는 모습.(사진=옥승철)
신랑신부에게 결혼증명서를 전달하는 모습.(사진=옥승철)

결혼식에는 신랑 신부가 연인임을 증명하는 증인들 두 명만 있으면 합법적으로 성사된다. 보통 하객은 많아야 50명 내외다.

가족들과 친한 친구들만 모인 자리인 작은 결혼식이다. 결혼식이 끝나면 결혼증명서를 받는다.

결혼식이 끝나면 주변 식당을 빌려 피로연을 한다. 보통 피로연의 일인당 식사비는 20유로(원화 26,000원) 내외이다. 이마저도 부담스러우면 생략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요즘 프랑스 청년들 중 70~80%는 자신의 지역에 있는 구청이나 시청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이 추세는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 결혼식에 많은 비용을 쓰기 싫어하고 거추장스러운 허례허식을 싫어하는 프랑스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다.

청년들의 경제적 상황이 계속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간소한 작은 결혼식을 하는 청년들이 많아지고 있다. 내 주변 지인들만 보더라도 적지 않은 수가 가족과 일부 친구들만 초청하여 결혼식을 올렸다.

우리나라 결혼식은 아직 허례허식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에 따라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우리나라도 시나 구청에서 일부 공간을 예식장으로 리모델링을 하거나 신축을 할 때 멋있는 예식장 공간을 마련하여 신혼부부에게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시장이나 구청장 그리고 직원들이 주례와 사회를 서는 봉사를 하는 게 어떨까?

현실적으로 인구가 많고 좋은 예식장이 많은 수도권은 아직은 힘들 수도 있겠지만 결혼 인구가 적고 예식장 인프라가 적은 지방의 경우 충분히 시행할 만하다고 본다.

옥승철 파리정치대학 행정학 석사/ 한국청년정책학회 부이사장
옥승철 파리정치대학 행정학 석사/ 한국청년정책학회 부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