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 요즘 우리 사회는 총선을 치르면서 국민의 다수가 좌와 우, 진보와 보수로 이념과 사상이 기울어져 있다. 이른바 기울어진 운동장이 우리 사회를 대변하기에 그 틈새에서 중도적 입장은 무책임하고 무소신으로 간주되어 배척 내지 무시당하기 일쑤다. 

세상만사에 대한 사람의 생각엔 양면성이 있어 극과 극의 대치 속에서 통합과 협치에 의해서 조합되는 것이 세상이치다. 하지만 상대방의 입장을 ‘강 건너 불구경’ 하면서 역지사지하는 소통의 장은 점점 더 멀어지는 것 같다. 

과거를 잊고 새로운 정치,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를 바라는 국민의 마음은 또 다시 좌절하고 있다. 21대 국회 초반부터 ‘제 버릇 개 못 준다’ 하듯이 우리의 정치는 과거의 기억만 들추어내면서 국민으로 하여금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생각의 고문을 가하고 있다. 

이즈음에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의 기고문을 인용해 본다. 

“사십년 가까이 한국에 살면서 한국을 예리하게 관찰해온 영국인 기자 마이클 브린은 『한국, 한국인』에서 지난 오십년간 우리가 경제발전 기적과 정치민주화 기적을 이룩한 유일한 국가라고 지적한다. 그는 또 질문한다. 이제 한국에서 제3의 기적이 가능할까. (…)

마이클 브린은 외국에서 깜짝 놀랄 한국의 제3의 기적은 ‘문화’가 될 것으로 본다. 동아시아에서 중국과 일본을 제치고 한국의 문화가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피겨 스케이트의 김연아, LPGA의 여자 골퍼들, 싸이, BTS, 영화 기생충까지 한류의 문화적 우수성이 세계인들을 사로잡고 있다.

K-Pop, K-드라마뿐 아니라 K-뷰티를 넘어 예술적 감각이 내재된 가전제품, 스마트폰, 조직문화, 교육의 탁월함이 세계를 휩쓸고 있다. 이번에 코로나 사태로 한국 의료체계 및 의료인들의 우수성과 헌신이 또 다시 온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빨리 빨리’를 외치며 뛰어난 문제해결 능력을 보인 것에 세계인들은 감탄한다. (…)” 

이는 서두의 답답한 정치 현실에 비하면 확실히 살맛나는 우리 문화의 우수성에 관한 신나는 글이다. 

그렇다. 우리의 역량은 세계 제2의 지능국가(IQ 105)로 무한한 가능성을 소유하고 있다. 이런 기반 위에 어떤 교육이 불가능하겠는가? 

하지만 우리 교육은 아직도 ‘한강의 기적’을 일구어 낸 산업화 시대의 향수에 젖어 과거의 기억에 머물러 있다.

여전히 정답 맞추기는 학생의 운명을 평생 좌우하는 척도로 작용하고, 청년실업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실패가 두려워 시도하기를 주저하는 청소년이 넘치며, 주입식 강의 교육은 여전히 학교 수업을 주도하고, 현실과 괴리된 교과서 교육은 학교를 떠나면 무용지물이 되어 기업에선 많은 투자와 시간으로 재교육을 통해 인재를 길러내는 비효율의 극치를 보이고 있다. 

우리는 작년에 연간 20조 5000억의 사교육비를 지불하였고,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도 사교육 시장은 큰 변함없이 흥행하는 사교육 공화국이 아닌가? 

그러나 코로나19는 우리 교육에 과거로부터의 기억을 탈피해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른바 온라인 교육의 새로운 도약이 그것이다.

이는 이미 진행 중인 현실과 상상의 융합인 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물줄기를 통해 실생활에 에듀테크(EduTech)를 적용하는 학교 교육의 뉴노멀을 창조하는 것이다. 

IT 공화국이라 불리는 대한민국답게 그리고 오바마 전임 미국 대통령이 수시로 부러워하던 질 높은 교사진의 노력으로 우리는 짧은 기간에 미래 온라인 교육의 상상지도를 펼쳐 놓았다. 

이제 과거의 빈익빈 부익부라는 ‘교육 불평등’의 해소를 상상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경험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무료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 온라인 교육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켜 우리의 K-Mooc에 대한 활용을 증대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과거의 기억은 이제 상상의 날개를 펴고 미래로 활짝 날아야 한다. 그러려면 우리 교육도 과거의 나침반에서 미래의 나침반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젊은 세대가 무한한 가능성을 성취할 상상의 날개를 마음껏 펼치게 하자. 충분히 저력 있는 우리 민족이기에 국가 지도자들이 이끌고 교육자들이 행동을 펼치면 이는 멀지 않은 미래에 다시 한 번 우리에게 도약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