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SA 2018 인터넷·ICT 활용 현황 KEDI 국제 비교 결과
학교서 하루 26분 사용, 테블릿 등 구비율도 평균이하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우리나라 학생들은 OECD 국가 평균보다 노트북, 태블릿, 비디오게임 콘솔, 이북리더 등 디지털 기기 구비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인터넷 사용 시간은 하루 평균 주중 학교에서 약 26분, 주중 집에서 약 101분, 주말 집에서 약 165분으로 OECD 평균 보다 상당히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인터넷 사용시간이 OECD 국가 평균보다 낮음에도 우울감 등 부정적 정서는 높고 삶에 대한 만족도는 확연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개발원은 22일 ‘교육통계 FOCUS’를 통해 PISA 2018에 나타난 한국 학생들의 인터넷·ICT 활용 현황 국제 비교를 발표하고 이 같이 밝혔다. 특히 이번 PISA2018에서는 학생들의 인터넷 사용 양상과 정서 상태(만족감, 긍·부정적 감정)를 함께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PISA2018의 조사 대상은 각국 만 15세 학생이다. 한국의 경우 188개교 총 6876명(중학교 34개교 917명, 고교 154개교 5881명, 각종학교 2개교 78명이 참여했다. 


한국 학생 노트북, 태블릿, 이북리더 등 구비율 OECD 평균보다 낮아...남학생이 여학생보다 활용도 높아


(자료=한국교육개발원)

먼저 한국 학생의 노트북, 태블릿, 비디오게임 콘솔, 이북리더 등 기기 구비율은 OECD 평균보다 낮았다. 반면 데스크탑, 인터넷 연결 등은 OECD 평균보다 다소 높거나 동일했다. 

인터넷 사용시간은 하루 평균 주중 학교에서 약 26분, 주중 집에서 약 101분, 주말 집에서 약 165분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모두 OECD 평균 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이었다.

(자료=한국교육개발원)

디지털 기기 활용도는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월등히 높았다. 우리나라도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활용도가 높은 경향은 동일했으나 그 차이는 비교적 적었다. 이는 한국 남학생의 디지털 기기 활용 빈도가 OECD 평균에 비해 상당히 낮은 편인 것에 기인한다.

PISA는 각국 학생들의 디지털 기기 활용 활동 빈도를 게임, 이메일 사용, 온라인 채팅, SNS, 인터넷 검색, 인터넷 뉴스 읽기, 인터넷에서 실용적 정보 얻기, 인터넷에서 음악·영화·게임 등 다운받기, 인터넷에 창작물 올리기, 휴대폰 앱 다운받기 등을 지수화했다. 

(자료=한국교육개발원)

활용 지수가 높을수록 디지털 기기 활용 빈도가 높음을 의미하며, 각국의 활용 지수는 평균 0, 표준편차1의 표준정규분포를 따르는 표준화 점수로 변환되었다. 

OECD 평균의 경우 남학생(0.158)은 여학생(-0.159)보다 월등히 높은 디지털 기기 활용도를 보이고 있었다. 

한국의 경우에도 남학생(-0.052)이 여학생(-0.134)보다 활용도가 높은 경향은 동일했으나 그 차이는 비교적 적었다. 반면 여학생은 OECD 평균보다 약간 높은 수준의 디지털 기기 활용도를 보였다. 


인터넷 및 디지털기기 활용과 학생 웰빙 관계는? 삶에 만족할수록 인터넷 적게 접속 


(자료=한국교육개발원)

PISA2018은 인터넷 및 ICT 디지털 기기의 활용과 학생의 웰빙과의 관계에도 주목했다. 

삶에 대한 만족도 문항은 만족도를 0(만족하지 않음)에서 10(만족함)까지 척도로  측정, 만족도 문항에 0-4를 선택한 학생을 “불만족 집단”, 7-10을 선택한 학생을 “만족 집단”으로 구분해 각 집단의 평균 주당 학교 밖 인터넷 사용 시간을 살펴본 것이다. 

한국의 경우 만족 집단의 평균 주당 인터넷 사용 시간은 18시간, 불만족 집단은 20시간이었다. OECD 평균의 경우 만족 집단은 26시간, 불만족 집단은 29시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OECD 평균 모두 삶에 만족하는 학생들의 인터넷 사용 시간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짧은 경향을 보였다. 

인터넷 및 ICT 디지털 기기 활용 태도에 따른 학생들의 삶의 만족도 역시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때 시간에 대해 잊어버린다”, “인터넷 연결이 없을 때 기분이 매우 안 좋다”,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것을 좋아한다”와 같이 인터넷·ICT 사용에 대한 호감도 및 의존도를 묻는 문항에 동의한 집단과 미동의 집단의 평균 만족도를 분석한 결과, 한국과 OECD 평균 모두 호감도·의존도가 높은 동의 집단의 삶의 만족도가 미동의 집단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인터넷이나 ICT 디지털 기기에 호감도, 의존도가 높을수록 삶에 대한 만족 수준이 낮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인터넷 의존도 낮은 한국 학생 OECD 평균보다 삶 만족도 낮아...스트레스, 우울감 지수 높아 


(자료=한국교육개발원)

또 인터넷 고사용 집단(학교밖 사용시간 40시간 이상)은 20~29시간)은 행복함(Happy), 활기참(Lively), 자랑 스러움(Proud), 즐거움(Joyful), 쾌활함(Cheerful) 등 긍정적 감정이 낮게 나타났다. 

반면 긍정적 감점을 느끼는 학생 비율이 가장 높은 집단은 감정 종류에 따라 저사용집단(0~9시간), 또는 평균사용집단(20~29시간)으로 다르게 나타났다. 

한효정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지표연구실 국제교육통계팀장은 “OECD 평균에서는 인터넷 사용 강도가 높을수록 긍정적 감정을 덜 느끼는 경향만 발견되었다”며 “긍정적 감정 전반을 아우르는 패턴은 발견되지 않아 인터넷 사용 강도가 평균이거나 그 미만일 경우 긍·부정적 감정을 느끼는 데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점은 한국 학생들의 삶의 만족도가 OECD 평균 삶의 만족도보다 낮다는 점이다. 이는 '한국 학생들의 인터넷 활용도가 OECD 평균에 비해 낮다'는 결과와 배치되는 결과다.

PISA의 “인터넷 활용도 및 의존도가 낮을수록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가정에도 불구, 한국은 국가 차원에서 인터넷 활용도가 낮은 편인데도 낮은 만족 수준을 보인 것. 

한 팀장은 “PISA 조사에서 꾸준히 발견되어온 한국 학생의 낮은 웰빙 수준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결과”라며 “인터넷 사용 강도 외 한국 학생들의 정서적 웰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대한 탐구가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자료=한국교육개발원)
(자료=한국교육개발원)

그렇다면 이 같은 결과의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교육개발원의 또 다른 통계 '청소년 건강행태조사로 본 청소년 우울감'에서 그 이유를 추측해 볼 수 있다.

청소년건강행태조사는 질병관리본부가 교육부와 함께 중고생 6만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로 2005년부터 해마다 실시하고 있으며, 조사 결과 중고생들의 스트레스 인지율, 우울감, 자살 시도율이 2006년 이후 감소하다 2016년부터 다시 증가 추세다. 

분석 결과 평상시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또는 '많이' 느끼는 중고생이 39.9%에 달했다. 고2 학생들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2015년 38.7%로 최저를 기록한 이후 4년 연속 증가했다. 중2 학생들도 2015년 32.5% 이후 4년 연속 스트레스 인지율이 증가했다. 

우울감을 경험한 중고생은 2년 연속 증가했다. 2017년 25.1%에서 2018년 27.1%로 오른 데 이어 2019년에는 28.2%로 늘었다. 모든 학년에서 우울감 경험률이 증가했으며 스트레스 인지율과 마찬가지로 우울감 경험률도 학년이 높을수록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중1(23.3%)이 가장 낮고 고3(30.6%)이 가장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