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적학습공동체, 고유 색깔 여러 학교에 있지만
2주마다, 월요일 퇴근 후 상무초등학교로 모여라!

(사진=김경희 교사)

[에듀인뉴스] "우리가 같은 것을 말하고 있는 것 같지만 어쩜 우린 서로 다른 말을 하고 있는지 몰라요. 우리가 ‘자치’라는 주제로 함께 공부해오고 있지만 각자가 실천하고 있는 것들을 풀어가는 방법에 대해 재합의하고 가야 할 시기가 온 듯 해요.”

“예상치 못한 코로나19로 인해 학생들을 만날 수 없던 혼돈 시기를 겪으면서 우리가 올해 가고자 했던 목표 지점을 잠시 잃어버린 듯 해요.”

“맞아요. ‘안전’에 집중하다보니 구상하고 있던 학생자치활동 실천 가치들을 교육현장에서 구현할 수 없다고 가정해버리면서 연구 활동 주제가 산만해져 버린 듯해요.”

12명의 교사들이 2주마다 퇴근 후, 한 교실에 모여, 늦은 시간까지 교육철학과 방법에 대해 토의 토론하며 함께 공부해오고 있다.

횟수로는 3년째 되는 수업탐구교사공동체 연구 모임이다.

작년말, 자체 워크숍을 통해 올 2020년 연구 활동 목표를 세웠지만 혼돈의 코로나19 시기를 겪으면서 우리가 설정했던 주제를 구현해내지 못하고 광범위한 교육활동 속 '좋은 생각, 좋은 말 대잔치'로 중심축 없는 대화가 흐르는 경향이 있지 않나 하는 우려가 생겼던 것이다.

“우리가 각자 살아가는 곳에서 실천한 내용을 글로 써서 공유하기로 했는데 생각처럼 되질 않아요. 잘 되지 못한 원인이 무엇일까요?”

“강제성이 없다보니 의지가 약해진 듯 해요.”
“카페에 글이 안올라오다보니 눈치 보다가 저도 탑재를 안하게 되더라구요.”
“무엇을 써야 하나 고민만 하다가 거기서 끝내버린 것 같아요.”

“혹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우리 안에서 글을 이어 써 가보는 것은 어때요?”

(사진=김경희 교사)

은주쌤의 말에 깜짝 놀랐다. 사전에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은주쌤과 나눈 적이 없다. 나 또한 ‘글쓰기 이어달리기’로 다시 한번 실천 동력을 단단하게 세워 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던 터라 은주쌤의 제안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혹,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으면 조심스레 나의 생각을 제안해 봐야 할텐데, 과연 부드럽게 제안할 수 있는 타이밍을 잘 포착할 수 있을까 살피던 중였다. 이런 내게 은주쌤의 말은 얼마나 반갑고 고마웠는지 모른다.

모임을 운영하는데 있어 회원들의 의견이 모여 방향을 세워야 힘있는 동력이 생산될 수 있다.

이는 수많은 연구활동을 통한 얻게 된 깨달음이기에 결코 내 입이 아닌 회원들의 목소리에서 실천 방법이 나올 수 있도록 불을 지펴야 한다. 무엇보다 호흡을 길게 가는 연습을 꾸준히 해 나가야 한다. 다시 한번 기다림이 주는 미학을 경험하게 된다. 

“좋은 생각인데요. 우리가 12명이니 두 명씩 짝을 지으면 6커플이잖아요? 한 커플씩 요일을 정해 글을 써서 올리는 거예요. ”

“만약 내 짝이 달리기 힘든 날은 제가 대신 뛰면 되겠네요.”

“나 또한 못 뛰게 되는 날이 생길 것 같으면 미리 단톡방에 SOS를 보내 회원 중 누군가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어때요? 단, 그럴 경우, 대타로 미리 뛴 사람이 글을 써야 할 때, 잠시 미뤘던 바톤을 이어 받아야겠지요?”

“그럼, 결국 모두가 2주에 한 번씩 글을 쓰게 되네요.”

“일요일은 쉬는 것 어때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이어 달리는 거예요.”

“오늘 6월 22일 월요일부터 시작해볼까요? 오늘 사례 발표하면서 영감을 얻은 민영쌤, 시작해보실래요?”

"내일은 저희 팀이 할께요! 제가 먼저, 다음 주 화요일은 송미나 수석쌤이 하는 날이네요!"

글의 양은 중요하지 않다. 글의 질 또한 결코 논의될 수 없다. 각자의 색깔로 마음껏 표현해본다. 우리는 글의 내용에 대해서만 진지하게 논의해나갈 것이다.

실천한 이의 깊은 고민에 함께 동참하여 자신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우리가 글쓰기를 하는 목적이다.

학교와 일상에서 삶의 주인, 학교의 주인으로 살아가면서 실천해가는 과정 속에서 고민하고 성찰한 내용을 담은 자신의 이야기를 담으면 된다. 단, '실천'이라는 요소가 꼭 담겨 있는 내용으로 채워야 한다.

새로운 출발선에 서 있는 지금 이 시기, 우리가 꼭 이뤄내야 할 미션은, 결코 바톤은 놓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바톤없이 스스로 뛸 수 있을 때까지 우리는 함께 뛸 것이다. 아니, 함께 뛰어야 한다.

가끔 지칠 때면, 서로의 다리가 되어주면서 홀로 설 수 있는 그 날까지 함께 뛰어보자!

해보자! 함께 이뤄보자! 
시작하는 누군가가 저기 있는 ‘당신’이 아닌 바로 ‘우리’가 되어 보자!
바로 우리부터 시작해보자!
바로 나부터 시작해보자!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교사의 신분인 만큼 학생인권에 기초한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한다. 현재 교육부 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과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 및 회의진행법, 후보자교실 등을 강의하면서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독립성과 주체성 신장 방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교사의 신분인 만큼 학생인권에 기초한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한다. 현재 교육부 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과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 및 회의진행법, 후보자교실 등을 강의하면서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독립성과 주체성 신장 방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