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적사고와 비주얼씽킹] ⑫온라인 독서교육...수박 겉 핥기 되지 않으려면?
[시각적사고와 비주얼씽킹] ⑫온라인 독서교육...수박 겉 핥기 되지 않으려면?
  • 호민애 서울대사범대학부설중 교사
  • 승인 2020.06.29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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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문학, 비주얼씽킹으로 몰입도 높이자

[에듀인뉴스] 각종 스마트기기가 보편화하면서 아이들은 텍스트보다 영상에 친화적인 경향을 보이지만 생각의 깊이를 걱정하는 시선이 많다. 교사들은 역량을 키우는 다양한 참여형 수업을 진행하며 학생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심층적 이해가 이루어지는지 고민이 많다. <에듀인뉴스>와 <비주얼리터러시연구소>는 단순 그림그리기를 넘어 생각을 표현하고 사고의 확장을 가져오는 데 유용하게 활용되는 비주얼씽킹이 수업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알아보는 연재를 시작한다.

호민애 서울대사범대학부설중 교사. 비주얼리터러시연구소 대표
호민애 서울대사범대학부설중 교사. 비주얼리터러시연구소 대표

[에듀인뉴스] 올해 1학기에는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주 1회 독서와 문학 단원을 맡았다.

문학 단원 진도와 함께 비주얼씽킹 활동을 하면서 코로나 19가 끝나기를 기다렸으나 온라인 수업이 장기화가 되었다. 학생들이 등교를 하면 함께 읽으려고 사 두었던 책은 무용지물이 되었다.

긴 호흡으로 책을 읽기 전에 학생들이 여러 책을 만지작거리면서 책을 선택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되어 독서 수업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중학교 1학년은 독서 전환기로서 독서 방법 및 전략을 배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실시간 온라인 수업으로 함께 책을 읽는 것까지는 가능하겠으나 수박 겉핥기식의 독서로 진행되지 않을까 우려스러웠다.

어떻게 하면 온라인 수업 상황에서도 독서 방법 및 전략을 배우면서 깊이 있는 독서를 바탕으로 자신의 관심 분야로 확장할 수 있을까?

글자만 읽는 독서가 아니라 글의 의미를 시각적으로 사고하면서 의미를 능동적으로 구성하고 더 나아가 독서로 생긴 지적 호기심을 바탕으로 자료를 조사하거나 확장된 독서로 나아가는 경험을 위해 선택한 것은 그림책, 비주얼씽킹 그리고 과학이었다.

3차시까지의 활동은 아래와 같다.

(자료=호민애 교사)

3차시 활동 이후에는 과학 그림 에세이(‘펭귄도 사실은 롱다리다(이지유)’)를 읽으면서 확장된 독서를 하고 더 나아가서는 ‘기계일까 동물일까’와 과학 그림 에세이를 읽으면서 관심 있게 된 동물이나 자연 현상에 대한 단행본을 스스로 선택하여 비주얼씽킹으로 발표하는 수업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기계일까 동물일까’ 정보 그림책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중학교 1학년에서 배우는 비유적 표현을 기본으로 정보가 제시가 되어 있고 온라인 수업 상황에서 시각적인 정보로 학생들에게 독서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학생들의 반응은 매우 좋았다. 유튜브를 활용하여 실시간으로 함께 읽었는데 시각 정보에 감탄을 보낸 학생들이 많았다.

2차시 수업은 등교 수업이었다. 각자 자신이 비주얼씽킹으로 표현하고 싶은 동물을 조사해오라고 했다. 2차 도전을 염두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자료 조사는 간단하게 인터넷을 활용하거나 과학 잡지가 있으면 가져오라고 안내했다.

비주얼씽킹으로 표현하기 전에 ‘기계일까 동물일까’ 정보 그림책을 다시 읽었다. 이번에는 독자의 입장이 아닌 작가의 입장에서 읽었다. 작가는 동물에 대한 정보를 어떻게 시각적 이미지로 담아내었는지 작가의 표현 방법을 탐구하며 그림책을 다시 읽었다.

그 다음은 자신이 조사한 정보 중에 마음에 와 닿는 정보나 중요한 정보에 밑줄을 긋고 그것을 어떠한 기계에 비유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게 했다.

이 과정이 학생들에게는 어려운 과정이다. 정보의 의미를 파악하고 어떤 기계의 속성에 비유할 수 있을지 한 번 더 생각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것을 이미지로 표현을 해야 하니 곰곰이 생각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1차 작업부터 너무 어려우면 학생들의 흥미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1차 활동을 할 때에는 내용에 대한 피드백보다는 동기 차원의 피드백에 집중했다. 잘하고 있다는 격려로 학생들이 작품을 완성할 수 있는데 집중을 두었다.

자신이 찾은 정보를 수동적으로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비주얼씽킹 활동을 통해서 재구성하면서 심층적 이해하고 창의성을 기를 수 있다.(사진=호민애 교사)
자신이 찾은 정보를 수동적으로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비주얼씽킹 활동을 통해서 재구성하면서 심층적 이해하고 창의성을 기를 수 있다.(사진=호민애 교사)

2차 도전은 온라인 수업 상황에서도 학생들이 과제에 더 몰입을 하고 깊은 사고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그래서 자신들의 ‘기계일까 동물일까’에 대한 독서 경험을 떠올려보고 이를 바탕으로 성찰하게 했다.

교실 수업이었다면 2차 도전까지 하지 않고 수업 중에 학생들의 생각을 끌어내면서 하나의 작품에 집중하게 했을 것이다. 온라인 수업에서 긴 호흡으로 하는 과제가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과제 집중도가 확실히 떨어져서 2차 도전을 염두에 두고 수업을 설계하고 진행했다.

성찰의 내용을 보면서 과제를 끝내는 것에만 관심을 두지 않고 완성도 있게 하려고 하는 의지가 생긴 것만으로도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이를 바탕으로 2차 활동을 하게 하니 고민들이 많아진 모습들이다.

<1차 작품 활동 후 학생들의 성찰 내용>

•군대개미의 특징을 잘 설명하긴 했지만 사물을 잘못 비유한 것 같다. 또한 우리가 알지 못하는 정보를 알려준 것은 잘한 것 같다.

•저번시간에 한 것은 그 동물 조사가 조금 서툴렀던것 같다 이번 조사를 더 열심히 해서 더욱 멋진 작품을 만들겠다.

•친구들이 개성 있게 그린 그림을 보면서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니 내 작품의 설명이 조금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이 모르는 하늘다람쥐의 정보를 더 찾아서 완벽한 작품을 만들어야겠다.

• 다른 친구들의 작품을 보니 '조금 더 자료를 찾아보고 비유할 걸' '아이디어가 정말 좋다, 나도 해보고 싶어' 라는 생각들이 들어서 아쉬웠습니다. 이번 차시의 과제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해서 만족할 만한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오픈 채팅방, 문자 등으로 과제에 대한 질문을 했다. 그리고 이러한 질문을 통해 정보를 더 깊이 생각하는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2차 작품 활동 후 학생들의 성찰>

•한 번만 한다면 깊은 생각이 나지 않지만 두 세 번 한다면 생각이 깊어진다.

•상상하는 것과 그것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번 더 생각하고 활동을 하니 더 많은 정보를 적고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조금 더 비유법을 창의적으로 할 수 있게 되었다.

2차 작품을 발표할 때 모습들을 보니 자신의 작품에 대한 애착이 더 느껴진다.

정보 그림책을 통해서 생긴 호기심을 바탕으로 동물에 관련된 자료를 조사하고 글자만 읽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정보로 재탄생하고 다른 독자와 소통하는 과정이 쉽지 않지만 그 과정을 통해서 느낀 지적 성장의 기쁨이리라.

(사진=호민애 교사)
(사진=호민애 교사)

때론 학생들의 비주얼씽킹 활동 결과가 교사에게 실망을 줄 수도 있다. 조금 더 몰입해서 완성도 있는 작품을 기대했건만 표면적인 의미만 표현한 작품들을 만났을 때 비주얼씽킹 수업에 대한 실망감이 다가올 수 있다.

그러나 비주얼씽킹으로 나만의 의미를 표현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다. 의미를 생각하며 생각에 머무를 수 있어야 하고 이미지를 떠올려하고 그 이미지가 의미와 적합한지 머릿속으로 계속 비교하며 아이디어를 떠올려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다른 사람이 알아보기 쉽게 표현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듯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기 때문에 한 번에 완성도 있는 작품이 나오기를 기대하기 보다는 조금씩 한 계단을 올라간 학생들의 모습을 발견해주고 지지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오늘은 한 계단을 겨우 힘들게 올라갔지만 어느 순간은 자신이 올라온 계단을 바라보며 미소를 보낼 아이들의 모습을 기대하며 다음 수업을 준비한다.

호민애 서울대사범대학부설중 교사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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