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취임 2주년 조희연 교육감 기자회견...원격수업 상시화 예고
난독·경계선 지능 지원팀 통해 기초학력 부진 학생 소외 없도록 지원

30일 조 교육감은 두 번째 임기 취임 2주년을 맞아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오영세 기자)

[에듀인뉴스=오영세 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국제중·자사고 폐지의 정당성을 강조하며 취약계층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를 위해 ‘석차백분율’ 제도를 과감히 개선하고 원격수업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조희연 교육감은 두 번째 임기 취임 2주년을 맞아 30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발표했다. 

2014년 제20대 서울시교육감에 당선된 조 교육감은 2018년 재선에 성공했다. 첫 임기를 포함해 6년째 교육감을 맡고 있다.

이날 조 교육감은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국제중 폐지의 적법성을 강조하며 '학교 서열체제를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국제중 재지정 평가를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진행했다"며 "재지정 평가 결과대로 진행되면 적어도 서울지역에서는 의무교육 단계인 중학교의 서열체제가 크게 완화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입 석차백분율 대체 방법 모색...전문가 집단 테스크포스(TF) 논의 시작


'고입 석차백분율' 개선계획도 밝혔다. 고입 석차백분율이 교내 서열화를 강화하고 있어 대체할 방법을 전문가 집단 테스크포스(TF)를 꾸려 논의를 시작했다.

조 교육감은 "석차백분율 제도는 교육과정 차원의 서열화 문제다. 2012년부터 도입된 중학교 ‘성취평가제’는 중학교 평가를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꾼 평가 패러다임의 전환이었다"면서 "중학교를 졸업하며 생성되는 서열화된 ‘석차백분율’ 제도는 효용성이 크지 않음에도 성취평가제 취지를 퇴색시키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석차백분율은 중학생의 교과점수·출결·행동발달·체험활동·봉사 등을 점수로 산출해 고등학교 입시에 반영하는 제도다. 

현재 중학교에는 지난 2012년 성취평가제가 도입되면서 점수대에 따라 A~E 등급을 부여하는 절대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일반고나 자율형공립고 등 교육감 선발 후기고 입학 등 고입에는 여전히 내신과 비교과 등을 토대로 한 석차·백분율이 쓰인다.

강연흥 교육정책국장은 “석차백분율로 고입에서 탈락하는 학생은 올해의 경우 5만명 가운데 0.3%(148명)가량으로 사실상 사문화됐다”며 “모든 학생의 중3 성적을 산출해 알게 하는 것은 동기를 자극하는 게 아니라 낙인을 주면서 부정적 역기능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열화 문제를 지적한 조 교육감은 교육 사각지대에 초점을 맞춘 '정의로운 차등' 정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2016년 국제고 사회통합 전형 확대를 계기로 '정의로운 차등' 정책을 슬로건으로 꺼낸 조 교육감은 지난해 '조국 사태'를 언급하며 교육 불평등 완화를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코로나 국면에서 교육격차와 불평등, 기초학력 부진, 디지털 디바이드 등 문제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기초학력 부진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난독·경계선 지능 지원팀'을 신설했다"고 말했다.

’난독·경계선 지능 지원팀'은 학교 내에서 교사가 해결하기 힘든, ‘글을 읽고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난독 학생과 지능 때문에 학습속도가 현저히 느린 학생’을 체계적으로 진단하고, 전문 치료기관에서 치유 받을 기회를 제공해 개별 학생 맞춤식 지원을 실현하게 된다. 

조 교육감은 "난독・경계선 지능 전담팀 운영 등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기초학력 부진 학생이 소외를 겪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 도움이 크고 사교육을 활용하는 가정에 있는 학생의 경우 코로나 이전과 큰 차이가 없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은 학력이 급격히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더욱 평등한 교육을 지향하는 혁신교육의 입장에서 이러한 코로나 이후의 새로운 도전에 더욱 폭넓은 응전을 하겠다"고 말했다.


원격수업 상시화 예고…전담팀 신설, 리버스 멘토링 적극 지원 


조 교육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변화를 강조하며 그동안 추진해 온 교육정책을 전면 재고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 국면에서 도입된 원격수업을 기존 교육 체계에 도입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조 교육감은 "등교중지가 되거나 등교수업과 온라인수업의 병행이 장기화할 것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시급하게 고민해야 할 것은 온라인 교육활동의 새로운 위상 설정과 정식화, 내실화"라고 말했다. 

지난 22일 서울시교육청은 하반기에 원격교육팀을 포함한 7개 팀을 새로 만드는 조직개편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또 원격수업 과정에서 일어난 서열화 된 질서와 문화를 뛰어넘는 현상에 주목, ‘리버스 멘토링'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조 교육감은 "기존 나이 든 교사가 젊은 교사에게 원격수업과 관련해 자문과 조언을 받고 서로 간 위계를 뛰어넘어 열린 대화와 소통을 하는 변화가 나타났다"며 "원격수업의 선도적 실험도 ICT 기술에 익숙한 젊은 교사들에 의해서 많이 일어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젊은 교사의 선도성이 학교문화를 활성화하고 교사공동체 내 수평적 소통과 관계를 촉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바로 ‘리버스 멘토링(reverse mentoring)'이다. 이러한 역동성을 살리기 위해서 향후 '리버스 멘토링'이 더욱 폭넓게 일어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주요 정책 성과·현황 점검과 향후 정책 모색을 위해 다양한 교육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4월부터 교원단체와 교육단체 등 다양한 학교 구성원들로부터 원격교육, 교육격차 문제, 법·제도 개선 등에 대한 의견을 듣고 있다. 또 지난 16일부터는 7개 주요 정책을 주제로 매주 1차례 7주간 `혁신교육2.0 정책 수립을 위한 온라인 연속 토론회`도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