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조사=사교육걱정없는 세상)

[에듀인뉴스] 가난할수록 더욱 가난해지고 부자일수록 더욱 부자가 된다는 의미를 지닌 ‘빈익빈 부익부’라는 단어, 현대 사회에 가장 잘 어울리는 키워드다.

교육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특권의 대물림 교육이 문제라는 점에 대해 응답자의 84.2%가 공감한다고 답했다.

이미 많은 사람이 이 사회 문제를 인식할 수 있듯이 특권 대물림은 심각하다. 더 많이 가진 사람이 더 많이 배우고 기회를 쉽게 가질 수 있는 것.

이것은 무엇 때문에 가능한 것일까. 돈이면 다 되는 세상, 한국은 돈이면 교육의 기회가 달라진다. 그리고 이 소득 격차는 지역별 교육 격차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존 듀이 (사진출처: 위키백과)
 존 듀이(사진=위키백과)

칸트, 다윈, 실용주의 등의 영향을 받은 교육철학자 듀이는 학교를 하나의 사회적 기관으로 보며 학생들로 하여금 자원을 공유하고 사회를 위해 개개인의 능력을 활용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을 위하는 곳이 학교라고 주장했다.

흔히 학교는 사회의 축소판, 사회에 나가기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 불리는데 듀이는 교육을 장차 생활을 위한 준비 과정이 아닌 생활의 일부분, 하나의 과정이라고 보았다. 

교육은 본래 인간의 지속적인 성장을 돕기 위해 가치 있는 경험, 즉 세상에 내던져진 채 살아가는 것이 아닌 교육을 통해 실제 생활에 유용한 정보와 지식을 얻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학교는 이런 교육이 가능한 공간이어야 한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학교는 실생활에 필요한 지식을 가르쳐 주고 경험해줄 수 있게 해주는 곳이 아닌 정체된 지식, 옛날에 머물러 있는 지식을 외우게 하고 심지어는 빠른 시간안에 누군가가 정답이라고 해놓은 것을 찾아야만 하는 교육을 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 방식은 커다란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형식적인 것을 좋아하는 대한민국에서는 듣기에 좋지 않은 말을 찾아볼 수가 없다. 당장 내로라하는 대학교들의 홈페이지, 교육부 홈페이지 등만 봐도 그렇다.

사람들은 듣기 좋은 말만 듣고 싶어 하기 때문에 어쩌면 이런 현상들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거짓이나 과장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육에 있어서만큼은 입에 발린 말은 위험하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그들이 홈페이지에 적어놓은, 수백 번 수천 번 말하는 교육의 목적이 현실과는 너무나 상반되기 때문이다.

어느 대학이나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이다. 그러나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같이 창의적이지 않을 수가 없는 시험이 어딨을까. 

안타깝게도 학생들은 수용적이고 수동적인 한 마리의 양에 불과하다. 내 가치관에 따르면 정답이 아닌 것도 답지에서 정답이라고 하면 정답인 것이고, 그 문제를 틀려 1~2점 차이로 친구들과의 경쟁에서 밀리면, 학벌주의 사회인 우리나라에서 높은 위치의 대학에 입학하지 못하게 되고, 이를 흔히 자신이 도태되었다고 생각한다.

전혀 자신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모두가 제각기 다르고, 하는 생각도, 가치관도, 모습도 물론 다르지만 그렇기에 다양한 작품들, 음악, 그리고 상품들이 탄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문학이라는 것도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들은 이러한 자신의 감정이나 이론, 생각 등을 표현하고 논리정연하게 정리하는 능력이 아닌 정해진 틀이나 풀이, 해석 등을 주입받고 이를 문제에서 제한 시간 안에 찾아내는 것이다.

이러한 공부에는 결국 끝이 있다. 몇 년간의 자료만 제대로 분석하고 기출 문제 동향 등을 파악하기만 한다면, 답이 뻔한 시험이다.

그러므로 이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고액의 돈을 받고 적중률이 높은, 시험에 출제되는 것 위주의 정보를 학생들에게 제공하여 학습시켜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어차피 답이 있는 시험이기 때문에 누가 누가 잘 분석하는가, 잘 외우는가, 많은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에게 더 많은 돈을 주고 더 많은 정보를 얻는가의 싸움이다. 

(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 은행의 VVIP 고객을 대상으로 입시 코디네이터를 소개하는 장면)
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 은행 VVIP 고객을 대상으로 입시 코디네이터를 소개하는 장면.(사진=JTBC 캡처)

특권 대물림이 가능한 것의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사교육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고, 그러므로 이미 돈이 많은 사람이 돈을 많이 들여 물론 노력을 통해 좋은 점수를 받아 명예와 부를 안고 자식을 낳아 똑같은 절차를 밟게 하는 것이다.

시험, 교육 방식이 바뀌지 않는 한 사교육 의존도가 낮아지지도 않고 특권 대물림이 사라지지도 않을 것이다.

아직 교육의 목적과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소득 격차로 인해 교육에 있어서 기회 불평등에 시달리고 이것이 추후 삶의 격차로까지 이어져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나라의 교육제도에 관해 다시 한번 재고해야 하며 기득권을 위한 교육에서 벗어나 사람을 위한 교육을 해야 한다.

고유진 인천국제고 3학년
고유진 인천국제고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