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진상조사까지 할일?" vs "일반적이지 않아 필요하다"
전남 담양 고교서 '바나나·콘돔' 성교육 준비물 언급 논란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이게 진상조사까지 할일인가" "일반적이지 않아 (조사가) 필요하다"

전남교육청이 성교육 수업시간에 '콘돔 사용법' 수업을 위해 바나나를 활용하려던 A 고교에 대해 진상조사에 착수하자 논란이 일고 있다. 

전남교육청은 성교육 수업을 하려던 고교 교사와 학교에 대해 청문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조사는 고교 교육과정을 담당하는 중등교육과와 학생 보건교육 전담부서인 체육건강예술과 건강보호팀, 그리고 교육활동 과정에서 학생 인권 침해 사례는 없었는지 살펴보기 위해 민주시민생활교육과 인권보호팀이 담당하게 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문제가 된 수업은 기술가정 과목의 '임신과 출산' 단원으로 피임법 수업 준비 과정에서 발생했다"면서 "통상 피임관련 교육에서는 피임도구를 보여주며 여러 피임방법이 있다고 설명을 하는 게 일반적이라 전수조사를 해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지난 2일 '국민신문고'에 남녀공학인 A 고교 B 교사가 성교육 수업을 위해 학생들에게 바나나를 준비해 오도록 지시했다는 민원이 접수되면서 알려졌다.

민원에 따르면 A고교 B교사는 지난주 1학년 기술·가정 수업시간에 임신과 출산에 관한 주제의 수업을 위해 학생들에게 실습 준비물로 바나나를 가져오도록 했다. 학교 보건실에 비치된 콘돔을 이용해 사용법 연습을 하겠다고 학생들에게 전한 사실이 알려지자 학부모들의 항의가 학교에 이어졌고 결국 수업은 취소됐다.

학교 측은 "해당 교사는 콘돔에 대한 정확한 사용법을 모르는 학생들이 많아 실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피임은 교육과정에 있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교사들은 이 사안이 교육청이 진상조사까지 할 일인가라는 비판적 의견을 대부분 드러냈다. 

교사들의 SNS에는 "민원이 들어오면 다 조사를 해야 하는 것인가" "이 학교가 남녀공학이고 남녀합반이라는 점은 왜 부각시키나, 남학교, 남자 반에서는 해도 된다는 것인가" "성교육 영상도 틀어주면 안되는 것인가" "우리나라 성교육은 너무 보수적이다. 이 정도도 교실에서 못하면 순결교육만 해야 하는 것인가" 등 학교 성교육을 바라보는 시선이 너무 꼰대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남녀 공학에서 수업시간에 남녀가 같이 조를 편성해 바나나에 콘돔을 끼우게 하는 발상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 교사는 "학습은 상황에 맞게 상식적이어야지 하지 않나. 이 부분에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