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걱정없는세상 ‘교육격차 현황진단과 보완대책’ 발표
교육부는 양질 과제 원격학습 플랫폼 통해 공유 지원해야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코로나19로 초중고교 원격수업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교육과정 축소 대책과 교육격차 심화 예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교육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7일 오전 11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코로나발(發) 원격수업 장기화에 따른 교육격차 현황진단과 보완대책’을 발표했다. 

사걱세는 지난달 16~17일 원격수업 당사자인 학부모와 교사 20여명과 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로 인한 교육격차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한 결과, 원격수업 장기화의 문제점으로 ▲학습공백·결손 심화 ▲형식적으로 치러진 평가 ▲가정·학교 간 소통 부족 등이 꼽혔다고 밝혔다.


학습공백·결손 심화...핵심 성취기준 선별해 단위학교 보급해야


사걱세는 교육격차 문제의 핵심으로 진도빼기식 수업에 따른 ‘학습공백·결손 심화’를 들었다. 대다수 학교가 기존 교육과정 소화를 위해 진도 나가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사걱세는 “등교수업 일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도 국가수준교육과정은 코로나19사태 이전과 동일한 양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진도빼기식 수업과 같이 교과별 진도 속도가 빨라진다면 이를 소화하지 못하는 학습결손 학생을 양산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학 등 학습 계열성이 강한 교과나 다른 교과 학습의 기본 바탕이 되는 교과의 경우 이전 단계 학습 공백이 이후 학습에서도 지속적이고 치명적인 학습 결손으로 작용된다"고 덧붙였다.

‘진도’ 정보만 확인되는 원격학습 시스템(e학습터)

원격수업 학습효과를 높이기 위한 지원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사걱세는 “온라인에서는 개별 학생의 학습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별도 확인 없이 재생시간만 채우면 이수 처리가 되고 있다”며 “그 결과 온라인으로 학습하기에 가정환경·학습수준이 여의치 않거나 학년·과목별로 온라인 학습이 적합하지 않을 경우 학습결손이 심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해 사걱세가 내놓은 대책은 ▲핵심 성취기준 선별 및 학습결손 집중교과 운영 ▲양질의 원격교육을 위한 학습·과제 콘텐츠 마련 ▲개별화 진도 편성이 가능한 학습관리시스템(LMS) 구축 ▲학습 연속성을 고려한 등교 간격 재조정 ▲방학 중 학습결손 보완대책 마련 ▲절대·정성평가 중심 평가운영 유연화 ▲교육 주체 간 쌍방향 소통과 신뢰 구축 등 7가지다.

특히 ‘핵심 성취기준’ 선별과 ‘학습결손 집중교과’ 운영을 핵심으로 꼽았다. 

사걱세는 “기존 초중고 국가교육과정에서 과목별 내용 체계상 학년(군)에서 배워야 할 필수학습내용인 ‘내용요소’를 토대로 핵심 성취기준을 선별해 단위학교에 보급해야 한다”며 “국가가 교육과정 축소에 나서지 않고 단위학교 자율에 맡긴다면 자칫 학교나 지역별로 교육격차가 더 커지고 기존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에선 진도를 따라가기 위해 사교육을 찾는 학생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정형’ LMS 교사 화면.(자료=사교육걱정없는세상)

학생 맞춤형 진도 편성할 수 있는 ‘배정형 학습관리시스템(LMS)’ 구축해야


개별 학생 맞춤형으로 진도를 편성할 수 있는 ‘배정형 학습관리시스템(LMS)’ 구축도 대안으로 제시했다. 

사걱세는 “교육부가 선별한 교과별 핵심성취기준에 따라 현장 교사들이 개별 학생들의 특성에 맞게 수업 차시를 증감하거나 학습 속도를 조절해 수준에 맞는 학습이나 과제 콘텐츠를 배정할 필요가 있다”며 “학급이나 수업단위 학습방을 ‘학생별(My)’ 구조로 바꾸고, 강의·과제 종류나 개수를 학생별 ‘배정형’ 방식으로 바꾼다면 원격수업에서도 개별 학생들의 학습수준과 속도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3을 제외한 나머지 학년의 경우 등교수업 간격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사걱세는 "등교 간격을 정할 때 감염 위험도나 학부모 설문뿐 아니라 학교급·학년별 특성과 같은 발달적 요인이나 교과별 특성과 같은 교육적 요인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등교수업 간격이 너무 간헐적이면 원격수업과의 학습적 연계성이 단절될 위험이 있어 등교수업 간격을 조절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당국에 양질의 원격교육을 위한 학습·과제 콘텐츠 마련도 주문했다.

사걱세는 “원격수업을 듣고 단순히 퀴즈를 푸는 게 아니라 기존 학습 내용과 연결한 자유질문이나 문제를 만들고,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서술하도록 해야 한다”며 “교육부는 각 학교에 흩어진 양질의 과제를 원격학습 플랫폼을 통해 활발하게 공유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