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학했는데 온라인 강의?...캠퍼스 생활 김 샜지만 "나쁘지 않다"
교수도 학생도 좌충우돌..."인간은 적응 동물, 이젠 방송 크리에이터"

장동혁 청운대학교 항공서비스경영학과 학생
장동혁 청운대학교 항공서비스경영학과 학생

당황스러웠던 온라인 복학

[에듀인뉴스] 군대를 전역하고 복학 신청을 한 뒤에야 민간인이 된 것이 실감이 났다.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학교 개강 날짜를 달력에 표시해봤다. 날이 가까워질수록 설렘과 두려움은 점점 커져갔다.

그런데 연속해서 학교로부터 문자가 왔다. 내용은 코로나19로 인해 개강날짜를 연기한다는 것. 퍽 김이 새버렸다.

뉴스를 보면 다른 학교들은 온라인 강의로 학기를 시작했다는 보도도 늘었다. ‘우리학교도 그럴까?’ 생각하며 학교로부터 내려오는 공지를 오매불망 기다려본다. 그러나 결국에는 코로나19의 전염상태가 안정화 되지 않아, 학교는 온라인 강의를 결정했다.

지난 군복무 2년 기간 동안 학수고대하던 순간을 이렇게 맞이하게 되었다. 당황스러웠다.

허공인 듯 허공 아닌 허공 같은 카메라..."누구에게나 처음은 힘들다"

본격적인 온라인 수업이 시작되었고 교수님들은 실시간 수업 또는 녹화수업 중에 선택을 하여 강의를 진행하셨다. 실시간 수업은 ZOOM을 활용해 화상캠을 보며 서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집 컴퓨터 앞에 앉아서 복학 후 교수님께 처음으로 인사를 드렸다. 3시간의 수업 동안 교수님은 수업내용을 전달하고자, 학생들은 전달받고자 부단히 노력했다.

처음 겪어보는 환경에 모두가 어색하고 노력해야 했다. 인터넷이 끊기고 소리가 끊기는 등 여러 에로사항도 있었다.

새삼 유튜버 같이 1인 미디어 시장을 활용하는 크리에이터들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허공인 듯 허공 아닌 허공 같은’ 조그만 카메라를 보며 쉼 없이 애기하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녹화수업도 마찬가지다. 학생들만큼 전자기기 활용에 익숙하지 않은 교수님들은 더욱 힘들어하셨다. 처음 인사말만 몇 번이나 녹화하신 교수님들도 계셨다. 다 같이 코로나19 뒷담화의 장이 열렸던 첫 번째 주 수업이었다.

결국에는 익숙해진 언택트 커뮤니케이션

‘그렇다면 온라인 환경을 어떻게 이용해야 할까?’

교수님들은 그 해답을 본인만의 방식대로 찾아가셨다. 전공 수업 中 항공인터뷰영어 수업은 실시간 수업으로 진행되었는데, 그날 배운 내용 중 중요한 Key point 들을 정리하여 채팅창에 써서 올리게끔 하였다.

교수님은 그 채팅을 보시고 피드백을 하셨고 그 모습이 마치 유튜버들이 시청자들의 채팅을 읽으면서 소통해가는 모습과 비슷하였다.

효과는? 꽤 좋았다. 오늘 배운 내용들에 대한 복습과 내가 놓쳤던 내용을 다른 학생들의 채팅을 통해서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주차별 과제물에 대한 교수자의 피드백.(자료=장동혁 학생)
주차별 과제물에 대한 교수자의 피드백.(자료=장동혁 학생)

과제는 위 사진과 같이 한글파일 등으로 작성한 과제물을 기간 내에 업로드하면 교수님의 평가와 피드백과 함께 돌아왔다.

이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첫 번째 수업부터 마지막 수업까지 나의 학습성장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작성한 과제물들과 학습한 내용들이 남아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몇 번이고 다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8주간의 비대면 수업 이후 실습과목들에 한해서 대면수업을 실시하게 되었다. 그러나 코로나19 관련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거나 불안감에 비대면 수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계속해서 온라인수업으로 참여해야 했다.

이에 교수님들은 대면강의를 녹화하여 녹화본을 업로드하거나 온라인 강의를 제작하셨다. 교수님들 입장에서는 번거로울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학생입장에서는 대면과 비대면 수업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순간이었다. 그 말인즉슨 대면수업으로 얻을 수 있는 장점과 비대면 수업으로 얻을 수 있는 장점 모두를 득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장동혁 학생은 녹화된 자신의 피티 영상을 돌려보며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기회를 얻었다.(사진=녹화된 수업영상 캡처)
장동혁 학생은 녹화된 자신의 피티 영상을 돌려보며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기회를 얻었다.(사진=녹화된 수업영상 캡처)

나는 대면수업에 참여 후 집에서 강의 녹화본을 한번 더 돌려 보았다. 처음으로 내가 프레젠테이션 하는 모습을 내 눈으로 보았다.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시험공부에는 이만한 자료가 없었다. 한 학기 동안의 수업을 빨리감기하여 몇 번이고 다시 보며 교수님께서 강조하신 내용, 이해하기 어려웠던 부분 등을 반복학습 할 수 있었다.

교육방식의 세대교체..."학생 선택 스마트클래스로!"

한 학기를 대면/비대면 수업을 유연하게 적용하며 수업을 듣고 시험도 보았다.
 

학기를 마치며 느낀 것은 다음 학기에도 온라인 수업을 한다면? ‘나쁘지 않다’라는 것이다.

아직은 온라인 수업시대의 시작단계라 인터넷 환경이나 수업환경 등 여러가지 에로사항들이 있다.

그러나 시간을 거듭할수록 교수님들 또한 온라인 환경에 금방 적응하셨다. 첫 수업에는 허공에 말씀하시는 것을 아주 어색해하셨지만 마지막 수업 때는 여느 방송 크리에이터 못지 않았다.

또 온라인 수업이 분명 기존의 현장강의보다 좋은 점들도 많다. 이젠 교육도 입맛대로 선택할 수 있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온라인/오프라인 각각의 장점을 극대화시켜 융합할 수 있다면 그것이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기술들을 활용한 스마트클래스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