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유튜브 Messias Zeus)​
​(출처=유튜브 Messias Zeus)​

[에듀인뉴스] 모두가 한 번쯤은 봤을 법한 영상, ‘근대교육을 재판합니다’를 아시나요? 

영상 속 주인공의 핵심적인 주장은 이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의료, 제조업 등 많은 분야에서 개인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면, 교육에서 역시 맞춤형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자동차도 전화기도 오랜 시간에 걸쳐 끊임없이 변화해왔으며 발전해왔지만, 학교는 그렇지 않았다. 

마치 갯벌 위를 걷듯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발이 점점 빠지고, 빠진 발을 꺼내려 할수록 더욱 깊이 빠지는 것처럼 변화를 추구할 수도, 추구하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가 나타나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지금, 짧은 시간 동안 일어난 많은 변화를 직접 두 눈으로 보고, 겪었기에 이제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이끌어내도록 적극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온라인 수업이 요즘의 화두이고 학교의 변화임에는 틀림없지만, 고교 3학년으로서 한 학기를 지내고 나서 보니 사실 학업에 있어서 변한 것은 없었던 것 같다. 오히려 더욱 외로운 싸움이 되어버렸고, 사교육 의존도만 높아졌을 뿐이지 이전과 그대로다.

그럼에도 우리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통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교육의 변화를 원하고, 또한 현재의 제도 아래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알 수 있었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교육제도가 바뀌었으면 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바뀌지 않는 한국 교육의 틀. 그렇다면 학교가 먼저 바뀌어야 하는 걸까?

여기서 말하는 제도의 변화는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같은 대학입시체제를 일컫는 것이고, 학교의 변화란 교육과정, 교사 역할의 변화, 에듀테크 등 직접적인 학교 내의 변화를 말한다. 

쓰러지는 자전거를 계속 붙잡고 일으켜 세우는 것보다 그냥 완전히 쓰러뜨린 다음 일으켜 세우는 것이 더 적은 힘이 드는 것처럼 한 번에 모든 변화가 휘몰아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교육의 변화는 단계적으로 이루어지는 편이다. 

만약 지금 딱 한 가지의 제도를 개편할 수 있다면 무엇을 바꾸고 싶은가? 아마 선뜻 대답하기 어려울 것이다. 

제도를 먼저 고치자니 기득권의 반발이 두렵고, 지금은 학교의 변화는 일어나고 있지만, 제도가 변하지 않아 결국 고등학생이 되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주입식 교육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의 변화는 무소용이거나 입시의 또 다른 발돋움으로밖에 사용되지 않는다. 그 예로는 온라인 수업이 있다. 고3에게 있어서 온라인 수업의 목적은 벌써 변질되기 시작했다. 

물론 다른 학년에서는 온라인 수업의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할진 몰라도 일단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에게는 아니다. 온라인 개학했을 당시, 원활한 수업 진행을 위해 대부분의 학교가 사용한 ‘EBS 온라인 클래스’라는 플랫폼은 선생님들께서 강의를 직접 찍고 올리면 학생들이 이를 시청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등교 개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교실에서 EBS 강의나 교사가 사전에 녹화한 영상을 틀어주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기 시작했다. 고등학교에서는 빠른 진도가 그 이유다. 그리고 애초에 교사가 여러 반에 들어가 똑같은 수업을 몇 번이나 반복하는 것 자체가 비효율적인 방법이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려도 고3은 학교에 가야 하는데, 만약 코로나 사태가 완전히 진정되어 모두가 안전하게 다시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되는 날이 온다면, 그때도 온라인 수업은 우리에게 화두이자 일상일까? 

제도의 변화든 학교의 변화든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 것은 없지만, 교육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제도의 변화가 더욱 시급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고유진 인천국제고 3학년
고유진 인천국제고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