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혜정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고교학점제 대응팀 연구위원(오른쪽 두번째)이 2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기대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고교학점제 도입에 대한 고등학교 조합원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0.7.22(사진=전교조)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는 22일 고교학점제 도입에 대한 고교 조합원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고교 교사들은 과목 선택권 확대에 대해 찬성 45.1%, 반대 54.9%로 의견이 갈렸다.

반대 이유는 ‘대입제도 개선이 선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고교학점제가 제대로 시행될 수 없다(31.25)’가 의견이 가장 많았다. 이어 ‘진로가 명확하게 정해져 있지 않은 학생들이 많고 선택을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25.6%)’ 의견이 높게 나타났다. 

학습량 적정화 방안에 대한 의견은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 학점(단위)을 일정 범위 안에서 학교 자율로 결정(34.3%)’ 의견이 가장 많았다. 이어 ‘교과는 유지하고 창체 축소(30.2%)’ 의견이 많았다. 반면 ‘현재 학습량 유지’에 대한 의견은 6.8%로 매우 저조하게 나타났다.

이수기준에 대한 의견은 ‘과목 출석률 2/3 이상, 학업성취율 40% 이상’ 의견이 ‘매우 그렇다’와 ‘그렇다’를 합해 63.5%로 나왔으나, ‘학생들의 학업성취율 40% 이하가 많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73.8%로 나왔다.

‘미이수 예방 프로그램(수준별 수업, 온라인, 주말오프라인 수업 등)’과 ‘재이수, 보충이수, 대체 이수 시스템’에 대한 의견은 실효성 있게 운영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79% 이상으로 매우 높게 나타났으며, ‘학업 중단 학생이 증가할 것’이라는 걱정도 61.2%로 나타났다. 

‘교사별 평가로 인해 수업과 평가의 전문성이 향상될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 반응(47.0%)과 부정적 반응(53.0%)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이는 교사별 평가에 대한 기대와 걱정이 공존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교사별 평가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와 관련해서 ‘교사 평가권에 대한 문제제기’ 우려가 89.5%로 나타나고 있다. 사회적으로 교사의 평가권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실제로 현장에서 교사 평가권이 실현될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교조는 이날 ▲고교학점제 도입 이전에 대입제도 개혁, 고등학교 학사 운영 시스템, 인력 지원 등 제반 여건을 먼저 구축할 것 ▲전교조를 비롯한 교원단체와 협의체를 구성하고, 고교학점제 전면 재검토를 포함한 관련 논의 보장 ▲2022 교육과정 개정에서 학습량 적정화, 교육과정 대강화, 교사의 수업권과 평가권 보장, 수업 혁신을 위한 전폭적 지원, 교원의 행정업무 경감 및 인력 충원 등을 준비하도록 보완 ▲세부적인 실행방안 마련을 위해 전교조를 비롯한 교원단체 참여 보장 ▲‘교육 불평등 해소 및 교육의 공공성 강화’ 대책 마련한 거버넌스 즉각 구성 등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