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 교실 속 교사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시선을 달리하는 것만으로 행복 쟁취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나를 냉철하게 바라볼 힘을 기르는 것으로도 가능할 수 있다. 그래서 굳은 마음을 먹고 내가 먼저 도전해본다. <에듀인뉴스>는 소소한 일상을 낯선 시선으로 해석해 보고, 문제의 본질을 깊게 들여다보기 위해 매일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대답하는 연습을 통해 교사의 성장을 돕고 싶다는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의 성장연습에 함께 발을 맞춰 보고자 한다.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교사의 신분인 만큼 학생인권에 기초한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한다. 현재 교육부 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과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 및 회의진행법, 후보자교실 등을 강의하면서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독립성과 주체성 신장 방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교사의 신분인 만큼 학생인권에 기초한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한다. 현재 교육부 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과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 및 회의진행법, 후보자교실 등을 강의하면서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독립성과 주체성 신장 방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에듀인뉴스] “언니, 저 장학사 시험, 합격했어요!”

목요일 점심 무렵, 반가운 소식이 전해져온다.

한 달 전, 어떤 방식으로든 좋은 기운을 듬뿍 주고픈 마음을 들게 만들어 버린 음성으로 “그냥, 목소리 듣고 싶어서 전화했어요” 했던 후배에게 “지금은 네가 왜 그 역할에 끌림이 있는지를 더 치열하게 파고 들어가야 할 때야” 하며 온 에너지를 집중하여 말하면서 느꼈던 짧은 현기증과 함께 그 날 나눴던 대화가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떠오른다.

“만나서, 밥 먹자!”

“언니, 제가 밥 살게요!”

“좋아, 그럼 내가 세상에서 가장 고급진 차 살게.”

스스로를 어떻게 돌보면서 그 긴 과정을 보내왔는지 그의 생생한 점핑 스토리를 듣고 싶다. 벌써부터 설렌다. 그 친구가 앞으로 펼쳐나갈 교육정책 스토리에 작게나마 힘을 불어 넣어주고 싶기도 하다.

김창옥 강사는 누군가를 축하해줄 때, “나도 이렇게 좋은데, 당신은 얼마나 좋아요?”라고 말해주면 어떨까 제안한다.

내게 축하할 일이 생기면 아빠는 그러신다.

“고생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하나하나 자세하게 물으신다.

엄마는 놀라시며 그러신다.

“우리 딸, 장하다.”

그리고 “무슨 일이든지 지금처럼 성실하게 해라” 하고 당부하신다.

시어머님은 “우리 막내가 누구냐” 하고 안아주시며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을 해 주신다.

“그건 대단한거야”라는 말과 함께 시아버님은 껄껄껄 웃으시며 두 손으로 크게 박수를 쳐 주신다. 나와 같은 교직에 계셨던 터라 그 무게감을 몸으로 공감해 주신 듯하다.

남편은 그런다.

“잘했네! 한 잔 할까? 맛있는 것 먹을까?” 하며 원하는 메뉴를 묻는다.

아들, 딸은 그런다.

“와! 축하해요! 어떻게 한 거예요?” 하며 몇 차례 묻다가 “얼마나 좋아요?”라며 내 기쁨 정도를 궁금해한다.

내가 좋아하는 친구는 “어떻게 축하해주면 좋을까?” 하며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축하 선물로 주기도 한다.

그 누군가를 축하할 수 있는 상황에, 과연 나는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를 가만히 관찰해보고 싶다.

사실, 후배의 장학사 시험 축하만큼이나 내게도 지난 월요일 축하 받을 일이 일어났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였다.

“경축, 세종도서 선정되었어요.”

에듀니티 출판사 임종훈 대표님께서 기쁜 소식을 전해주셨다. 에듀니티 출판사의 전문성과 정성, 노력 덕분에 맛보게 된 행운이었다.

축하 소식을 들은 오후, 막바지까지 책표지 시안으로 열띠게 논쟁했던 편집 주간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주간님께서 “달걀이 큰일 했네요. 알 때문에 우리의 전화기가 뜨거웠지요?” 하고 말씀하시는데 순간 웃음이 나왔다.

작년 11월,

“아무리 생각해도 이것은 아닙니다. 문제집 표지 같아요.”

“선생님, 요즘 다 이렇게 해요.”

출판사에서 몇 시간 후 바로 인쇄 들어가야 할 책 표지 시안을 보내주셨는데 마음에 들지 않아 오랜 시간 전화기를 붙들고 있었던 때가 떠올랐다.

“‘교사, 자치로 깨어나다’ 제목에서 ‘깨어나다’는 의미가 살아날 수 있는 도안으로 부탁드려요. ‘데미안’ 의 ‘알’을 연상할 수 있는 이미지였으면 해요.”

“선생님, 책 제목을 그대로 그림으로 나타내면 촌스러워요.”

“아니요. ‘깨어나다’가 핵심이에요. 그 느낌이 살아났으면 해요.”

분명, 그 분들은 출판 전문가셨다. 대중성과 시장성을 고려했을 때, 보내온 시안이 손색이 없다고 계속해서 말씀하시는데, 도통 내가 설득 당하지 않자, 단호하게 한 말씀하셨다.

“의견을 주실 수는 있으나, 최종 결정은 출판사에서 합니다.”

그러나 난 여전히 그 말씀에 한마디를 더하였다.

“보내오신 시안만 아니면 됩니다.”

책 '교사, 자치로 깨어나다' 표지.(김경희 외 9인 저, 에듀니티, 2020)
책 '교사, 자치로 깨어나다' 표지.(김경희 외 9인 저, 에듀니티, 2020)

몇 분 후, 노란 표지에 알로 된 지금의 책 표지 시안이 왔다. 그야말로 몇 분 후였다. 그들은 진정 전문가였다.

“바로 이거예요!”

보자마자 느낌이 왔다. 내가 좋아하는 노란색이기까지 했다. 내가 원하던 것이 바로 이것이었다.

“선생님, 막상 만들고 보니, 괜찮은데요. 저희도 마음에 드는데요. 이것으로 갈까요?”

“콜!”

이 드라마틱한 과정이 거의 1시간 안에 이루어졌다.

“선생님, ‘세종도서’ 선정 축하드려요. 2쇄 들어가게 교정할 부분 말씀해주세요.”

1쇄로 찍은 2000부가 다 팔렸다는 기쁜 소식도 함께.

'교사, 자치로 깨어나다' 의 저자 전학공 교사들이 모여 1학기 쫑파티 겸 2학기 활동 계획 수립 하는 중이다.(사진=김경희 교사)
'교사, 자치로 깨어나다' 의 저자 전학공 교사들이 모여 1학기 쫑파티 겸 2학기 활동 계획 수립 하는 중이다.(사진=김경희 교사)

‘교사, 자치로 깨어나다’ 책 표지의 알이 서서히 깨어나고 있지 않나 싶다. 이 알이 아름답게 깨어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교사, 자치로 깨어나다’ 2탄을 준비 중에 있다. ‘2탄은 어떤 알로 탄생시켜볼 수 있을까’ 여름 방학동안 마음껏 상상해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