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교육청, 학생·교사 대상 코로나19 재난정신건강평가 결과 발표
위드 코로나19 시대 대비 '학교 심리방역 지원단' 운영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대구지역 중·고생과 교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전보다 이후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 경험과 우울, 불안 등 정서적·심리적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교육청은 지난 5월 29일부터 6월 21일까지 대구지역 중고등학교 재학생 8177명(82개교, 중학생 4463명, 고등학생 3714명)과 217개 중고교에 재직 중인 교사 2322명 등 학생 및 교사 1만49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이후 학교 재난정신건강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대구시교육청과 교육청이 위탁 운영하는 대구학생자살예방센터가 공동 수행했다. 

주요 내용은 코로나19 전후의 학생 및 교사의 정신건강상태(정신건강 상태,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 경험과 스트레스 영역), 코로나19 관련 학업 스트레스와 정서조절(정서적 어려움) 문제, 코로나19로 인한 충격, 불안, 우울 등 정서 및 적응상태 영역 등이다.


학생 정서적 어려움, 코로나 이전 보다 증가


대구 지역의 중‧고등학생은 코로나19 발생 이전보다 코로나19 발생 이후에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 경험과 우울, 불안 등 정서적, 심리적 어려움을 더 많이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하지 않다고 느끼는 비율은 코로나19 확산 최고시점(7.4%), 등교개학 후인 현재(5.1%), 코로나19 발생 이전(3.9%) 순이었다.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는 코로나19 확산 최고시점(16%), 등교개학 후인 현재(12.7%), 코로나19 발생 이전(9%) 순으로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학생 스트레스 원인 공부, 성적 → 비일상적 경험, 감염 두려움 


학생들의 스트레스 원인은 평상시 공부(77.9%), 성적(62.6%) 등 학업스트레스가 많았으나 코로나19가 최고 확산 시점에는 비일상적 경험(57.1%), 감염 두려움(45.8%)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겪었다. 

등교개학 후에는 공부(62.3%), 성적(51.9%) 스트레스와 비일상적 경험(32.2%) 스트레스를 함께 느끼고 있었다. 

특히 코로나19 발생 전보다 발생 이후 학업 스트레스가 증가(44.8% > 감소 9.4%) 했으며, 여학생(50.5%)과 확진경험*이 있는 학생(49.3%)이 남학생(39.0%)보다 학업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았다.  

확진경험은 본인 또는 가족의 확진 진단, 보건당국 자가격리 통보 등을 포함한다.  

정서 조절 영역의 조사결과를 보면,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 비율은 코로나19 확진경험이 있는 학생(13.4%)과 코로나19 최고 시점(12.4%)에 많았고, 여학생(10.0%)이 남학생(6%)보다 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많은 청소년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우울, 불안감을 느꼈고, 코로나19 최고 발생시점에는 ‘두려움’을, 코로나19 이전과 현재는 ‘무력감’을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서적 위기를 경험한 학생 비율은 7.6% 이었으며, 61.7%의 학생이 코로나19 이후 정서적 위기 경험 횟수가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정서적 위기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은 학업 및 진로(67.7%), 정신건강(38.8%, 여학생 비율 높음), 가족갈등(35.4%, 남학생 및 확진경험학생 비율 높음) 순이었다.

상담 대상에 대한 질문에 조사대상 학생의 36.0%는 정서적 위기 극복을 위한 상담대상이 없다고 응답했다. 이어 친구(34.7%), 부모님(20.8%)과 주로 상의한다는 답변했다. 

정서적 위기 극복을 위한 방법으로 노래 감상 및 부르기(50.9%), 혼자서 해결방안 찾기(46.7%), 수면(43.1%) 등 방법을 활용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코로나19 이후(1.6%)보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에 상담(11.8%)을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진 경험이 있는 학생은 코로나19 충격(14.4%), 불안(17.1%), 우울(25.6%) 등 부정적 감정을 경험했는데, 여학생이 확진경험 학생 수준의 충격(15.2%), 불안(14.8%), 우울(24.2%)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교육청은 2일 경상중학교에서 학교 현장과 교육청, 보건소 및 119구급대 등 시 보건당국과 합동으로 ‘코로나19 대응 모의훈련’을 실시했다.2020.06.02(사진=대구시교육청)
대구시교육청은 2일 경상중학교에서 학교 현장과 교육청, 보건소 및 119구급대 등 시 보건당국과 합동으로 ‘코로나19 대응 모의훈련’을 실시했다.2020.06.02(사진=대구시교육청)

교사도 코로나19로 인해 심리적 어려움...비일상적 경험, 감염 두려움 커 


대구지역 교사 역시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확산 최고시점에서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경험(43.3%)했으며, 코로나19 이전(15.8%) 보다는 현재(33.1%) 스트레스를 더 받았다고 답변했다.

스트레스 영역은 코로나19 이전에는 근무환경(57.6%), 건강(42.9%), 학생(35.6%) 순이었으나, 코로나19가 최고 시점에는 비일상적 경험(64.4%), 감염 두려움(61.9%), 부정적 감정(43.9%) 순이었다. 현재는 감염 두려움(46.4%), 비일상적 경험(46.2%), 근무환경(45.5%) 순으로 변화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정서적으로 힘든 시기는 확산 최고 시점(41.0%), 현재(27.5%), 코로나19 이전(8.5%) 순이었다. 

코로나19는 교사들의 직업 만족도와 삶의 만족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확진경험 교사(67.7%), 여교사(64.7%), 남교사(46.9%) 순으로 직업만족도가 떨어졌다. 특히 확진경험 교사 중 84.1%, 여교사 중 81.2%, 남교사의 66.7%가 코로나19로 인해 삶의 만족도가 낮아졌다고 답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충격 경험은 여교사(38.1%)가 남교사(27.1%) 보다 컸고, 확진경험 교사 중 38.4%가 충격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해 여교사 중 45.4%, 남교사의 34.4%가, 확진경험 교사 중 43.4%가 불안을 경험했다. 

우울 경험은 확진경험 교사(45.1%), 여교사(43.9%), 남교사(33.7%) 순이었다.

확진 경험 학생은 전체 유효응답자 8177명중 351명이고, 교사는 전체 유효응답자 2322명중 164명이었다.


대구시교육청 심리방역 지원단 운영...자가격리자 등 전담관리인 지정  


대구시교육청은 확진 경험이 있는 학생 뿐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해 불안, 우울 등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해  심리방역 지원단을 운영한다. 

‘심리방역 지원단’은 학교 Wee클래스 443명, 교육지원청Wee센터 42명, 병원Wee센터 32명 총 517명의 전문상담자로 구성하여 감염병 스트레스 예방교육 및 상담 등 심리방역을 지원한다. 

뿐만 아니라 확진자가 발생한 학교의 특별 심리 지원을 위해 ‘학교 현장지원단 내 상담지원팀’을 운영하고, 코로나19 확진 학생 중 상담을 희망하는 경우에는 병원Wee센터 및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의 정신건강전문가들이 전화상담 등 학생 상황에 맞는 맞춤형 비대면 심리상담을 실시해 나간다. 

코로나19 확진이나 자가격리 등으로 고립된 학생에 대해 학교마다 전담관리인을 지정해 매일 2회 이상 학생의 건강과 심리를 지원하고, 학급단위에서 응원의 메시지 보내기 등으로 학생이 학교에 복귀하였을 때 어려움 없이 적응하도록 돕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학생과 교직원의 심리방역 역량을 기르기 위해 ‘감염병 대응 학교 심리방역 가이드’, ‘코로나19를 이겨내는 슬기로운 학교생활’과 ‘자녀 정서위기 이해와 대처 학부모 안내서’, ‘온라인 Wee클래스용 코로나19 마음백신 프로그램’ 등을 개발 보급했으며 최근에는 청소년 생명존중 교육자료 ‘누군가에게 말해보세요’는 보건복지부 승인을 받았다.


With 코로나19 시대, 학생 및 교직원 마음건강 지원 통해 지속적 배움과 성장 역점


재난 정신건강평가를 주관한 원승희 대구학생자살예방센터장이자 경북대병원 Wee센터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이전과 확연히 다른 환경에 놓이게 되면서 학생과 교사 모두 정서적 어려움과 스트레스를 겪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감염병 예방 및 치료 지원과 함께 학생과 교직원 재난심리지원도 중요하다. 다행스럽게도 대구는 다른 지역에 비해 위기학생 지원을 위한 Wee센터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현행 시스템 안에서 유관기관 협력을 통해 학생과 교사의 정서안정과 심리지원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감염병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 학생들과 교직원이 겪고 있는 심리적, 정서적 어려움을 객관적으로 파악하여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위드(With) 코로나 시대를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는 마음건강과 심리적 역량을 키워나가는 데 집중해, 위기를 극복하면서 지속적인 배움과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