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 이 글은 대구시교육청이 ‘어쩌다 원격수업! 선생님의 수업이야기를 들려주세요~’라는 명칭으로 공모한 온라인 개학 이후 실시한 원격수업‧평가 운영 사례 수기 응모작입니다.

박청욱 대구 강동고 교사

[에듀인뉴스] 코로나 위기 상황은 학생들에게는 자기주도학습, 교사들에게는 온라인 교육환경 적응이라는 도전장을 던지고 있습니다. 토인비의 “도전과 응전”이라는 말처럼 상황이 바뀌기를 기다리기보다 도전에 제대로 응전하는 방법을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온라인 휴업부터 학생들의 학습을 도와주고 싶다는 고민을 구글클래스룸 온라인 방식 영어멘토링 학습코칭에 담아내어, 93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3월 초부터 무작정 시작하였습니다.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오히려 제대로 된 동기유발과 환경만 조성되면 얼마든지 지속적인 학습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극대화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10주간의 첫 번째 시즌을 수료할 때 학생들에게 피드백을 받고 깜짝 놀랐습니다. 

학원을 가지 않고도 기본기부터 시작하여 감당할 수 있는 범위까지 꾸준하게 학습하는 습관을 형성하였고 실제로 가시적인 성과를 얻게 되었으며, 심지어 다른 과목학습 습관에 긍정적인 시너지효과를 가져왔다는 것이었습니다. 

동영상 강의 블로그

직접 제작한 온라인강의와 학습코칭 영상, 온라인상에 남긴 긴 격려 편지, 개별 전화상담 등을 통해서도 얼굴도 못 본 학생들과도 진정성 있는 교감이 이루어졌습니다. 

학생들은 매주 단어시험과 학습점검을 통해 스스로 뿌듯한 성취감을 느끼고 있었으며 10주간 낙오자가 거의 없이 첫 시즌을 잘 마치고는 92명의 학생들이 두 번째 시즌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영어 멘토링은 학교에서 15년째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며 초기부터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교실 밖 실력향상에 중점을 둔 Blended Learning 모델로 학생들의 양심과 교사의 신뢰를 출발점으로 합니다. 

기본 시스템은 일주일에 한 번씩 일정 분량 과제 범위에 해당하는 단어시험 및 진도 점검 및 학습코칭 상담입니다. 

보통 100명 정도의 학생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한 명씩 얼굴을 맞대고 점검을 하는 이상적인 방식은 거의 불가능하여 오프라인 점검 시에도 일정한 장소에 놓아둔 단어시험지를 가져가서 양심껏 시험에 응시 및 채점까지 하면서 제출하고, 일주일간 학습한 교재를 점검받는 방식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양심과 신뢰를 바탕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점검의 제약이 없다는 것이 시공간을 초월한 학습코칭을 이뤄낼 수 있는 출발점이 되었고 오히려 온라인에서 더 위력을 발휘하였습니다. 

실제로 온라인 방식이 편안한 학생들은 등교 개학 이후에도 온라인 점검을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구글클래스룸 영어멘토링 

이 프로그램의 가장 중요한 점은 개별 상담을 통해 각자의 수준에 맞는 출발점과 방향을 코칭해주는 것이며, 조금씩이라도 매일 꾸준히 할 수 있는 습관형성을 도와주는 것입니다. 

학생들에게는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도 지속적인 학습관리를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으며 교사의 역할을 최소화할수록 학생 주도적인 역할이 커지게 되고 그 과정에서 느끼는 성취감도 오롯이 학생 본인의 몫이 됩니다. 

멘토 교사인 저는 필요할 경우 전화나 대면상담을 통해 학습코칭을 해주는 역할을 하면 되고, 궁극적으로는 교사인 제가 필요 없는 그 순간을 위해 애쓰면 됩니다. 프로그램의 원칙 중 하나는 절대로 간절함으로 잡은 학생들의 손은 절대 놓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번 영어 멘토링은 이전에 온오프라인을 겸하며 다양하게 진행했던 경우와는 다르게 선택의 여지없이 온라인 방식을 강요당하였지만 그 본질과 성과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등교 개학 시 학생들과 개별적인 기회에 관련 내용 특별수업을 진행하거나 대면상담과 점검을 수시로 하는 등의 방식으로 밀착 지도를 할 수 있어 Blended Learning으로써 더 다양한 학습관리 시스템으로 자리 잡아 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이번 기회에 온라인수업을 위해 기본부터 충실히 학생들이 학습할 수 있도록 발음, 기본 영문법, 기본어휘, 구문해석 동영상강의를 자체 제작하여 유튜브와 개인블로그, EBS 온라인 클래스에 올리는 식으로 수업을 진행하였고, 특히 10주간 집중과정으로 진행했던 영어 멘토링 참가 학생들은 자기주도학습과 그 과정에 필요한 유기적이고 체계적인 학습콘텐츠 제공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온라인 동영상강의를 활용하다 보니 언제든 학생들이 반복해서 수강할 수 있고, 유튜브를 활용할 경우 속도를 조절해서 들을 수 있으며, 필요한 부분만 골라서 듣는 등의 주도적 학습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장점과 기존 일타 강사들의 인터넷강의 커리큘럼처럼 체계적으로 단계별로 제시할 수 있다는 장점이 뚜렷하게 드러났습니다. 

물론 학생들을 대면하고 교감하며 진행하는 오프라인 현장 강의의 효과와 비교할 수는 없고, 때로 학생들의 집중력을 이끌기 위한 재미있는 농담이나 다양한 감정과 감성을 온라인수업으로 담아내는 데 한계가 있긴 했지만 이후 등교수업으로 그 모든 장점을 다 융합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온라인강의로 진행했던 내용을 피드백하면서 복습하는 현장 수업에서 학생들의 이해도가 훨씬 높았던 것은 Flipped Learning의 모형의 장점을 확인하게 된 사례였습니다. 

블로그 화면 

이렇게 등교수업이 아닌 온라인학습을 강요하는 코로나 시국이 아니라도 Flipped Learning의 활용으로 지식 위주의 내용은 학생들이 각자 온라인으로 학습한 후 수업시간에는 다양한 협동학습이나 학생활동 위주의 수업을 가능하게 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어서 활용도가 높을 수 있으며, 이번의 경우처럼 영어 기본 커리큘럼으로 체계적으로 제작한 동영상강의는 이후 약간의 수정과 보완만으로도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평소에도 학습 자료를 탑재하고 학생들과 온오프라인 교류를 해왔던 개인 블로그(고딩들의 영어간식 http://englishsnack.pe.kr)에 어휘, 문법, 구문, 어법, 독해 등 기본영어 학습코스를 완성해갈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구체화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료와 동영상강의를 무료로 공개해 두어 학교 학생들뿐 아니라 필요한 학생들 누구라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실제로 집중적으로 기본부터 꾸준히 학습할 기회를 가진 덕분에, 많은 학생들이 열심히 믿고 잘 따라준 덕분에, 그 어느 때보다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으며 학생들이 제게 남긴 감사의 메시지로 저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엄청난 보람과 기쁨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이 활동은 코로나 사태와 관계없이 공교육이 감당할 수 있는 온라인을 활용한 시공간 초월 학습코칭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