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인애한의원 지은혜 원장)
(사진=인애한의원 지은혜 원장)

결혼적령기라는 말이 무색해지는 요즘이다. 늦은 결혼은 쉬워 보이기만 했던 임신을 걱정거리로 만들어 많은 부부들은 좌절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인공수정, 시험관시술 등의 다양한 보조생식술의 기술이 크게 발전했고 또 건강보험의 지원율도 높아져 임신성공의 관문이 낮아지긴 했다. 그러나 난임을 경험하는 부부들이 시험관시술만 하면 쉽게 임신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시험관을 했는데도 여러 번의 실패를 겪으면서 또 다른 좌절을 겪기도 한다. 그래서 시험관시술의 성공확률을 높이는 준비 방법이 따로 있기도 하다.

임신에서 중요한 첫 번째 관문은 건강한 배란이다. 시험관시술은 난소가 배란을 많이 할 수 있게 과배란을 도와주는 과정을 거치게 되고, 체외에서 정자와 난자를 수정을 시켜 배아 상태로 모체에 이식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자궁, 난소로 가는 혈류순환이 높아야 탄력 있는 내막, 건강한 난자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난자와 정자의 질을 높이는 과정은 시험관을 하기 전부터 미리 시작하게 되는데 보통 3개월 정도를 거친다. 특히 난소기능저하나 배란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라면 더욱 미리 생식기능을 향상시켜 놓고 보조생식술에 들어가야 하는데, 몸의 기능을 최상으로 돋우고 시험관 시술에 들어가게 된다. 임신은 원래 아주 자연스러운 것인데, 자연임신이 어렵다는 것은 몸이 그만큼 약해져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그런 상태에서 그대로 시험관시술을 한다는 것은 몸에 부담이 될뿐더러 임신의 확률을 높이기가 어려울 수 있다. 마치 시험 준비를 잘해야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시험관시술에서 배란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바로 착상이다. 배란이 잘 되더라도 착상에 실패한다면 임신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임신의 경우를 봐도 배란이 잘 되는데도 착상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고, 특히 시험관시술의 경우에는 최상급의 배아를 이식했는데도 착상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경우에는 자궁 환경을 개선해주어야 한다.

착상성공률과 관련해서 중요한 포인트가 바로 ‘자궁내막의 배아 수용력’이다. 자궁내막이 배아를 잘 받아들이는 수용력이 높아야 하고 배아 역시 착상물질 분비를 원활히 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엄마의 자궁 상태, 수정란 상태 두 가지 모두 질이 높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모두 좋아야 수정란 동기화가 이뤄진다. 적절한 자궁내막의 두께도 중요하고 내막의 질도 중요하다.

그런데 이러한 배아수용력을 높이는데 중요한 것은 바로 ‘자궁 내의 적절한 온도’이다. 착상하기에 적정한 온도로 자궁이 따뜻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뜻하다는 것은 혈류가 원활하게 잘 흐르고, 영양물질이 잘 공급되고 있는 활발한 상태를 말한다. 자궁의 온도가 37도 정도로 약간 따뜻한 수준을 잘 유지하면 이것이 내막의 착상 돌기 발현에 도움을 주어 수정란을 잘 자리 잡게 도와줄 수 있다. 이렇게 자리 잡은 수정란은 분화가 빠르게 일어나야 하고 자궁, 수정란 모두 대사가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예부터 여자들은 아랫배를 늘 따뜻하게 해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실제로 아랫배가 차가우면 골반강의 혈류 기능이 저하되기 쉽기 때문에 임신을 염려한 선조들의 지혜라고 할 수 있다. 즉, 자궁 내의 환경개선이 이루어지면 착상률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을 통해 아랫배를 깊숙이 따뜻하게 하여 하복강으로 가는 혈류순환을 높여야 한다.

자궁의 배아수용력을 높이는데 또 하나의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착상을 방해하는 인자’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방에서는 착상을 방해하는 요인을 어혈, 습담이라고 부른다. 어혈은 생리활성을 나타내는 건강한 혈이 아닌 병리적 찌꺼기 혈을 말하고, 습담은 노폐물을 말한다. 자궁은 신선한 혈액으로 한 달에 한 번씩 바뀌어 임신을 기다리고 있는데 병리적 어혈과 습담이 쌓이면 생리통이 심해지고 생리혈의 색깔도 어두워질 수 있다.

특히 평소 가지고 있는 기저질환으로 자궁근종, 자궁선근증이 있다면, 착상을 어렵게 하는데 증상으로 덩어리진 생리혈이나 심한 생리통, 검은혈, 갈색혈, 생리과다이거나 생리 양이 줄어드는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는데, 모두 자궁 환경이 착상에 적절한 상태가 아닐 수 있다.

평소에 생리통이 심하고 덩어리가 많이 나타나는 여성들의 경우는 어혈과 냉증이 심한 것이 아닌지 의심해볼 수 있는데, 난소물혹, 자궁내막증, 나팔관막힘, 난관수종이 나타나게 되고 착상에도 문제가 생겨 시험관시술을 하더라도 반복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체질에 맞는 적절한 치료가 필요한데, 복부 임파순환과 혈액순환을 도와주어 나팔관과 골반강 내의 순환을 원활히 열어주는 것이 시험관 착상률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임신은 약 10개월간 생명체를 품고 기르는 과정이다. 따라서 이를 위해선 준비를 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의학적으로 임신을 돕는 과정은 아랫배를 따뜻하게 해주고 어혈을 풀고 습담을 제거하여 임신을 할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어준다. 특히 한약은 기본적으로 자궁으로 가는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며 기능적 허약을 보충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실험을 통해서도 한약이 자궁내막의 두께를 증가시키며 수용력을 높여주는 효능이 있다는 것이 보고된 바 있다. 침, 뜸, 좌훈치료 등도 온열자극과 경혈자극을 통해 자궁과 난소로 가는 혈류량을 증가시키며 전신의 혈류 순환을 촉진하여 임신의 성공률을 높인다는 것이 여러 연구와 임상 치료를 통해 보고된 바 있다.

현재, 임신을 위해 시험관 시술을 계획 중이라면 ‘시술이 모든 것을 해줄 것이다’라는 생각보다는 먼저 몸을 만들어 성공적인 임신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인 시험관 시술의 성공률은 25~30% 정로도 알려져 있다. 하지만 임신 전에 몸을 최대한 관리한 후 시도하면 성공률을 올릴 수 있다. 시험관 시술은 배란, 수정, 착상을 도와주어 임신을 돕지만 그 과정에서 난자의 질, 자궁 내막의 상태를 보다 개선시켜준다면 양질의 배아를 생성하고 착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도움말 : 인애한의원 지은혜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