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경남교육감 지난 6년의 이야기

박종훈 교육감이 이끈 지난 6년의 경남 교육 이야기를 들으러 경남 창원의 경남교육청을 찾았다.2020806.(사진=지성배 기자)
박종훈 교육감이 이끈 지난 6년의 경남 교육 이야기를 들으러 경남 창원의 경남교육청을 찾았다.2020.08.06.(사진=지성배 기자)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무상급식, 무상교육 조기 시행, 교육인권경영센터 개관, 경남행복교권드림센터 구축, 학교통합지원센터 가동, 학교환경교육 추진...

최근 교육계 화두인 복지와 인권, 자연을 논하며 박종훈 경남교육감을 빼놓을 수 없다. 재선의 저력을 지닌 박종훈 교육감은 교실 수업을 바꾸고 민주적인 학교문화를 만들며 학교는 지역사회와 함께 발걸음을 맞춰야 한다는 소신을 정책으로 풀어냈다.

코로나19 상황을 맞아서는 교육은 언제, 어디서나 가능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원격교육을 교육에서 더는 떼어낼 수 없음을 직감한 그는 미래교육테마파크를 설립, 9월부터 시범 운영에 나설 예정이기도 하다.

현장 교사 출신이기 때문일까. 수십 년간 지속된 교사들의 민원인 행정업무 부담 완화를 위해서는 지난 2년간 총 786개의 사업을 폐지하고 학교통합지원센터를 운영, 교사가 교육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인간 중심 세계관에서 벗어나 모든 생명을 존중하고 사람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을 위해 학교환경교육 관련 사업을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 제안, 협의회에서 ‘기후위기 환경재난시대 학교환경교육 비상선언’을 채택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학교를 넘어 교육의 전반적인 방향을 바꾸고 선도하고 있는 박종훈 교육감에게도 아픈 손가락이 있다. 지난 2019년 직접 발의한 ‘경남학생인권조례’가 의회의 턱을 넘지 못하고 부결된 것이다.

아쉬움이 가득했을 박 교육감은 이를 이렇게 표현했다.

“도민의 뜻이 그러하다면 임기 내에 재추진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경남학생인권조례를 향한 교육공동체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조율하고 결정되는 과정에서 학생들에게는 또 다른 교육적 효과가 있었습니다. 과정 자체가 교육입니다.”

자신의 의지는 실현하지 못했을지언정 그 안에서도 교육을 찾는 그의 말에서 교육자 출신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경남은 최근 性 문제인 화장실 몰카 사건으로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박 교육감은 화장실 몰카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피력, 성폭력 없는 교육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제 재선 임기도 2년이 남은 시점, 비가 하염없이 앞뒤 재지 않고 쏟아지던 지난 6일, 박종훈 교육감이 만들고 지켜온 경남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경남 창원의 경남교육청으로 향했다. 아래는 박종훈 경남교육감과의 일문일답.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지난 6년을 회상하며 교실 수업을 바꾼 것, 학교 문화를 변화시킨 것, 교육생태계를 확장한 것을 대표적인 성과로 꼽았다.20200806.(사진=지성배 기자)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지난 6년을 회상하며 교실 수업을 바꾼 것, 학교 문화를 변화시킨 것, 교육생태계를 확장한 것을 대표적인 성과로 꼽았다.2020.08.06.(사진=지성배 기자)

박종훈 지난 6년 회상하면..."교실 수업 바꾼 것, 학교 문화 변화시킨 것, 교육생태계 확장한 것 성과"


▲교육감 임기 절반이 지났습니다. 지난 4년 임기를 포함하면 6년간 교육감직을 수행 중이신데, 보람과 소회를 말씀해주십시오.

지난 6년, 경남교육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5만 교육가족이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았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계속되는 가운데에도 안정적인 교육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도 교육가족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입니다.

늘 함께해주시는 교육가족과 변함없는 성원을 보내주시는 경남도민 여러분에게 감사의 마음을 먼저 전합니다.

교육감으로서의 지난 6년, 가슴 뿌듯한 성과들도 있고, 아쉬운 점들도 있습니다.

교실 수업을 바꾸고, 민주적인 학교 문화를 만들었습니다. 지역사회와 학교가 함께 힘을 모으는 데에도 힘을 쏟았습니다.

2019년 무상급식 전면시행에 이어, 올해에는 고교 무상교육을 조기에 시행해 경남 무상교육의 큰 틀을 만들어냈습니다.

단순히 무상교육이 아니라 교육이 공공재라는 사회적 합의를 이루었다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성과였다고 생각합니다.

인권친화적인 학교문화 조성을 위해 추진했던 학생인권조례제정 무산은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마음과 각오로 지난 2년의 경남교육을 들여다보고, 부족하고 아쉬웠던 점은 보완할 것입니다. 처음을 시작하는 마음으로 늘 새로운 경남교육을 만들어나가겠습니다.

▲교육감 재임 중 성과로 꼽고 싶은 것과 아쉬운 점 또는 앞으로의 해결과제 몇 가지를 말씀하신다면요?

지혜의 바다, 수학문화관, 학생안전체험교육원 설립, 경남행복교권드림센터 구축, 무상급식 전면시행, 고교 무상교육 조기 시행 등 성과라 부를 것들이 많네요.

그래도 세 가지를 꼽자면, 교실 수업을 바꾼 것, 학교 문화를 변화시킨 것, 교육생태계를 확장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먼저, 배움중심수업과 과정중심평가를 도입해 학교 현장에 정착시켰습니다.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학습하는 모습을 보고, 교실의 수업이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는 평을 많이 듣고 있습니다.

수업 변화에 필수인 평가 방법도 큰 폭으로 변했습니다.

초등학교에서는 일제식 지필 평가를 지양하고 있으며, 중․고등학교에서 서술형 평가의 비중이 확대되었습니다.

아울러, 경남의 모든 학교에는 선생님들이 함께 수업에 대해 연구하고, 토론하는 전문적학습공동체가 만들어져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학교 문화의 변화입니다.

학생인권조례가 통과되지는 못했지만, 전국 교육청 최초로 교육인권경영센터를 개관했고, 민주적인 교직원 회의 문화 만들기, 학교운영위원회 학생 참여 확대 등을 통해, 민주적이고, 인권친화적인 학교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선생님들이 수업과 교육 활동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학교 업무경감에도 노력해왔습니다.

올해는 학교통합지원센터를 설치해 학교에 부담을 주는 업무를 교육지원청으로 이관하고 있습니다.

학교를 학교답게, 교육을 교육답게 만들어 가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세 번째는 교육생태계의 확장입니다.

지역사회와 마을도 중요한 교육의 환경이자 자원입니다. 학교는 지역의 문화적 역량을 높이는 거점 기관입니다. 지역사회와 학교가 함께 상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경남에는 9개의 시·군에서 교육청과 함께 행복교육지구를 운영하고 있으며, 센터형 마을 학교 4개와 지역별 마을 학교 192개를 운영,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육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원격수업을 통해 경험했지만, 이제 배움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이루어집니다. 지역사회와 마을은 아이들에게 중요한 배움터가 될 것입니다.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우리의 삶이 많이 바뀔 것으로 전망합니다.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미래교육’이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미래교육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아울러, 민주주의에 기초한 학교 자치의 문제, 학교를 학교답게 만들기 위한 교직원 업무경감,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학교환경교육 활성화와 같은 현안들도 함께 해결해나가야 할 과제입니다.

경남교육청 본관 현관 앞 중앙 계단에는 '경남교육 아이 좋아, 배움이 즐거운 학교, 함께 가꾸는 경남교육'이라는 슬로건이 페인팅 되어 있다.20200806.(사진=지성배 기자)
경남교육청 본관 현관 앞 중앙 계단에는 '경남교육 아이 좋아, 배움이 즐거운 학교, 함께 가꾸는 경남교육'이라는 슬로건이 페인팅 되어 있다.2020.08.06.(사진=지성배 기자)

교실수업 혁신..."토의 토론 수업 프로젝트 수업 도입뿐만 아니라 지필평가 지양 등 평가 변화 꾀해"

코로나19로 인한 원격수업은 언제, 어디서나 교육 가능해야 한다는 필요성 절감..."미래교육테마파크 설립으로 미래교육 거점 될 것"


▲올해 신년사를 통해 ‘교실수업혁신으로 아이들의 미래역량을 키우겠다“고 했는데,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정책추진 상황은 어떻습니까.

미래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을 위해 교실수업 혁신은 꼭 필요합니다.

과거에는 지식의 습득을 최우선의 가치로 여겼습니다. 따라서,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지식을 주입하는 일제식 수업방식이 주를 이뤘고, 이는 자연스럽게 선다형 평가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지식의 주입으로는 다가오는 미래사회를 대비할 수가 없습니다. 이제는 지식을 재구성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교육청에서 2015년부터 추진한 배움중심수업이 학교 현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토의와 토론 수업, 프로젝트 수업 등 다양한 수업 방법을 도입해 아이들이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고 있습니다.

수업 변화를 위해서는 평가 방법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도내 초등학교에는 일제식 지필평가를 지양하고 중·고등학교는 서술형 평가의 비중을 확대했습니다. 2020년 도내 중학교의 98.1%, 고등학교 98.9% 서술형 평가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교실 수업과 평가의 변화를 좌우하는 것은 교사의 역량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2019년부터 도내 모든 학교에 선생님들의 전문적학습공동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수업과 평가 방법의 변화를 위한 교사의 집단지성을 모아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코로나19 상황에서 교사들의 전문적학습공동체가 중심이 되어 원격수업을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미래교육에 관한 다양한 의견이 쏟아집니다. 코로나19 이후 교육감님이 생각하는 미래교육 구상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삶은 분명 코로나19 이전과는 다를 것입니다. 그리고 교육도 지금과는 다른 모습으로 바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원격수업을 경험하면서, 이제 교육은 언제, 어디서나 가능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아울러,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코로나19에 이르기까지 반복되는 감염병의 대유행을 통해서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우리의 반성이 필요하다는 것도 함께 깨닫고 있습니다.

미래교육의 큰 방향도 결국은 사회의 빠른 변화를 학교 교육이 수용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것에 있습니다.

2018년 재선에 도전하면서, 이미 미래교육을 선언했고, 미래교육의 기술적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습니다.

오는 9월 개관 예정인 미래교육테마파크를 설명하는 박종훈 교육감.20200806.(사진=지성배 기자)
오는 9월 개관 예정인 '미래교육테마파크'를 설명하는 박종훈 교육감.2020.08.06.(사진=지성배 기자)

대표적으로, 2018년부터 우리 교육청에서는 미래교육테마파크 설립을 추진해왔습니다.미래교육테마파크는 경남 미래교육의 거점 기관이 될 것입니다.

미래교육테마파크에서 학생들이 미래교실과 미래교육을 직접 체험하는 것은 물론이고, 교사들의 연수, 연구가 함께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만들어지는 미래교육 관련 콘텐츠들이 일선 학교로 파급될 것입니다.

아울러, 화상 수업, 온라인 협력 수업 등이 언제나 가능한 경남형 미래교육 모델학교도 3가지 형태로 개발할 예정입니다.

다양한 환경에서 학생들의 배움을 지원할 수 있는 ’경남형 미래교육지원시스템‘을 올해 9월 시범적으로 개통할 예정입니다. 원격수업의 효율성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학교 환경교육도 강조하고 싶습니다.

우리 교육청에서는 2016년부터 미세먼지를 전국적으로 의제화시키면서, 학교 환경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지난 2월 17일 ’지구를 지키는 경남 학교환경교육 비상 선언‘을 했고, 학교와 교실에서 실천하는 100대 과제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7월 9일에는 17개 시도교육감이 함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기후위기·환경 재난시대 학교환경교육 비상선언‘을 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미래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역량을 길러주는 것과 좋은 환경을 함께 만들어주는 것이 미래교육의 중요한 목표가 될 것입니다.

▲앞서 언급하신 ’경남형 미래교육지원시스템‘에 대해 궁금합니다.

‘경남형 미래교육지원시스템’은 네이버의 기술 지원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시스템을 간단히 표현하면, 수업에 필요한 모든 프로그램과 앱을 하나의 시스템에서 통합적으로 관리, 운영하는 것입니다.

클라우드 서비스 형태로 제공돼 별도의 프로그램이나 앱을 설치할 필요가 없고, 학교, 집 어디에서든 동일한 환경에서 학습을 연속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원격수업 시, 학생들이 다른 웹사이트를 열어 수업 외적인 활동을 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대면 수업에 준하는 집중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지난 7월 29일 ‘경남형 미래교육지원시스템’의 개발을 위해 업무 협약과 연구 용역 발표회를 개최했습니다.

전용 브라우저를 활용한 원격수업 시연에서 ‘경남형 미래교육지원시스템’을 통해 외부 전문가, 교사, 학생이 온라인으로 연결된 형태의 원격수업 시연이 있었습니다.

설명회 현장과 도내 학교를 연결한 원격수업 시연으로 통합계정으로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장점과 별도 프로그램의 설치 없이 공동 문서작업을 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솔루션이 제공되는 브라우저 기반 서비스의 특징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시스템은 도민 대상 공모를 통해 8월 중 정식 이름을 확정하고, 올 하반기 도내 선도학교와 희망학교에 시범 적용할 예정입니다.

전용 브라우저를 통해 교육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함으로써 경남형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AI 추천 기능을 추가해 기존 통합 지원사이트와 차별화된 지능형 시스템을 통해 새로운 교육지원 플랫폼을 만들 계획입니다.

2021년 3월에는 도내 전체 학교를 대상으로 정식 서비스를 시작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경남진로교육원이 세 번이나 교육부의 중앙재정투자심사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어떤 대안을 갖고 있습니까? 아울러 미래교육테마파크 준비상황도 소개해주십시오.

미래사회에 아이들은 현재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했던 직업을 가질 것입니다.

경남진로교육원은 기존의 직업체험기관과는 달리 흥미 위주의 직업체험이 아니라 진로 탐색, 진로 설계까지 가능하도록 계획되어, 학생 주도적 진로교육이 가능합니다.

현재 TF팀을 구성해, 콘텐츠를 보강하고 있습니다. 오는 10월 교육청의 자체투자심사를 거쳐 12월 교육부와 행정안전부 공동 중앙투자심사에 도전할 계획입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미래지향적인 진로교육원을 설립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미래교육테마파크는 현재 설립 예정 부지의 95% 이상을 매입하고, 문화재 표본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지난 6월에는 설계 공모작이 선정됐으며 전시물 설계, 제작, 설치 기업체와도 계약을 마쳤습니다.

2022년 개관을 목표로 하는 미래교육테마파크는 대한민국에서 처음 설립되는 미래교육 기관이라는 자부심으로, 성공적으로 설립하여 운영하겠습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경남교육청 정문에 들어서면 경남교육청의 모토 '아이좋아 경남교육'이 새겨진 큰 바위를 만날 수 있다.20200806.(사진=지성배 기자)
경남교육청 정문에 들어서면 경남교육청의 모토 '아이좋아 경남교육'이 새겨진 큰 바위를 만날 수 있다.2020.08.06.(사진=지성배 기자)

2년간 총 786개 사업 폐지, 학교통합지원센터 운영..."교사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돌보는 데 집중해야"


▲현장 교사 출신으로 누구보다 현장 교사 어려움을 잘 알고 계실텐데요. 교사의 행정업무 부담 완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사회가 복잡하게 변하고, 그에 따라 학교에 요구되는 사회적 역할도 다양해집니다. 따라서, 학교에는 여러 가지 새로운 일들이 생겨납니다.

하지만, 교사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돌보는 데에만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우리 교육청의 중요한 교육철학입니다. 이는 성공적인 미래교육을 위한 선결 조건이기도 합니다.

우리 교육청은 교사의 행정업무 경감을 위해 꾸준히 노력을 해왔습니다.

먼저 학교에 부담을 주는 사업을 폐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전체 사업 대비 21%인 292개 사업을 폐지했고, 올해도 전체 사업 대비 35%인 494개 사업을 폐지하여 2021년도 교육정책 수립에 반영하고자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업 폐지에 따른 예산은 학교에 직접 지원하여, 자율적으로 학교의 특성에 맞는 사업을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올해 경남의 6개 교육지원청에 학교통합지원센터를 시범 운영하고 있습니다.

방과후 학교나 수련 활동 등 학교에서 부담을 가지는 업무는 이 센터로 이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경남의 18개 교육지원청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효율적인 업무경감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7월 28일 ‘2020. 경남형 학교업무적정화 정책 콘퍼런스’를 개최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업무경감을 위한 선도학교 운영과 정책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이 내용을 바탕으로, 덜 급한 일들을 하나하나 줄여나가는 것에서부터 행정업무를 지원하는 인력을 추가 배치하는 것까지, 교육청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한 사회의 지속가능성 위해..."학교환경교육 실시로 인간 중심 세계관서 벗어나 사람과 자연의 공존 인식"


▲교육감님이 지난 5월 전국교육감협의회에 제안한 학교환경교육과 관련, 지난 7월 9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기후위기・환경재난시대 학교환경교육 비상선언'을 채택했습니다. 학교환경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말씀하신다면요.

한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필요한 교육을 하는 것은 공교육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입니다.

이번 비상 선언은 기후 위기와 환경재난이 자연 생태를 인간의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만 여겼던 우리 삶의 반성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인간 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 모든 생명을 존중하고, 사람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행 교육과정 속에서도 환경·지속가능발전 교육이 범교과 학습주제로 다루어지고 있습니다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봅니다. 더 체계적으로, 학교교육과정 전반을 통해 다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 지역의 환경문제를 인식하고, 실천하는 생활 속에서의 환경교육이 중요합니다.

경남교육청에서는 지난 3월 통영을 환경교육특구로 지정했습니다. 통영의 모든 중학생은 자유학년제 수업에서 환경·지속가능발전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경남의 학교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행 전략을 6월 4일 『학교에서 시작하는 푸른 지구 만들기』 선언식에서 발표했습니다.

학생들의 구체적인 생활 속에서 환경의 문제를 탐색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실천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가장 효과적인 환경교육이라 생각합니다.

▲경남선거관리위원회와 ‘미래유권자인 학생 및 청소년의 참정권교육 활성화’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업무협약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앞으로 업무협약을 통해 어떤 일들을 해나갈 예정인가요.

민주시민의 자질을 갖추게 하는 것은 교육기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우리 교육의 이념입니다.

민주시민 양성은 학교 교육의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이며, 교과뿐만 아니라 모든 학교 교육 활동을 통해 민주시민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지난 4·15 총선에서 개정된 선거법에 따라 학생 유권자들이 투표에 직접 참여했습니다.

투표에 참여한 경남지역 45개 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봤더니, 선거 참여 과정에서 ‘정보 부족’과 ‘공약에 대한 이해와 비교’를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꼽았습니다.

‘정치 참여 경험이 거의 또는 전혀 없다’라고 응답한 학생의 비율도 전체의 80%에 달했습니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보다 적극적인 참정권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경남교육청과 경남선거관리위원회는 양 기관이 가진 교육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여 학생들의 참정권 교육과 민주시민역량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과 자료 개발, 교원 연수를 공동으로 운영할 예정입니다.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최근 도내에서 발생한 화장실 몰카 등 성폭력 문제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강력히 뿌리뽑겠다"고 강조했다.20200806.(사진=지성배 기자)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최근 도내에서 발생한 화장실 몰카 등 성폭력 문제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강력히 뿌리뽑겠다"고 강조했다.2020.08.06.(사진=지성배 기자)

화장실 몰카 사건 등 교육계 성폭력 문제는 '무관용 원칙'..."강력한 의지로 다시는 반복되지 않게 하겠다"


▲최근 교사들의 학교 내 ‘몰카’ 사건 모두 경남에서 발생해 시선이 쏠렸습니다. 교육청은 어떤 대책을 갖고 있습니까.

모든 폭력으로부터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에서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교육감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불법 촬영과 같은 성폭력 범죄의 재발을 막기 위해 강력한 징계와 빈틈없는 점검, 철저한 예방교육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먼저, 성폭력 사안에 대해서는 성폭력 징계 신속 처리 절차(Fast Track)를 적용해, 수사기관의 처분 통보 전이라도 자체 조사를 통해 무관용의 원칙으로 신속하게 징계할 것입니다.

피해자에 대해서도 ‘원스톱 지원 체제’를 구축하고, 전문기관과 연계해 빠른 회복을 도울 것입니다.

불법촬영카메라에 대한 수시 점검을 강화하고, ‘불법촬영카메라 안심 점검 요구제’를 도입해 학교 구성원들이 원하는 때, 원하는 장소에 대한 점검을 불시에 진행할 것입니다.

성폭력 관련 전담기구를 확대, 신설해서 관련 업무에 대한 전문성과 기능을 강화할 것이며, 성폭력 예방을 위한 자문협의체를 구성해 성폭력 예방교육 현황 전반을 점검하고, 보완대책을 마련할 것입니다.

그리고 관리자, 책임교사, 교직원, 학생별로 광범위한 예방교육을 시행하겠습니다.

성폭력 없는 교육생태계를 만들 수 있도록, 경남의 성폭력 관계 기관 및 시민단체, 전문가와의 긴밀할 협력 체계를 구축할 것입니다.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교육계 내에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코로나19 이겨내는 경남 교육 공동체에 감사..."경남이 키운 학생들이 대한민국을 키워갈 것"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코로나19로 우리 사회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어려움이 깊고, 무거울수록 더 큰 헌신을 보여주신 분들이 있습니다. 의료진이 그랬고, 방역 당국 관계자들이 그랬고, 우리 교직원들이 그랬습니다. 여러분의 노력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경남교육청도 현재의 어려움을 잘 이겨나가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경남교육은 이제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자 합니다. 각계에서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우리 사회의 대전환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교육도 그 변화를 피해갈 수 없습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겠습니다.

우리 경상남도의 인구는 약 337만 명입니다. 학생 수는 약 43만 명 정도입니다. 경상남도 전체 인구 중에 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12%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이 12%의 학생이 우리 미래의 100%입니다.

지금 경상남도가 키운 학생들이, 미래의 경상남도를, 대한민국을 키워갈 것입니다.

한 걸음 앞서 나가는 미래교육, 학생 한 명, 한 명의 삶을 소중하게 챙기는 경남교육을 만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