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회서 'AI 활용 교실수업 혁신방안' 토론회 열려

임철일 서울대학교 교수가 11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인공지능(AI) 활용 교실수업(수학중심) 혁신방안' 토론회에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2020.08.11.(사진=지성배 기자)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인공지능, 교육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항상 옳지 않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개인별 맞춤형 학습의 실현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인공지능이 오히려 학습 격차를 확대하고 학생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임철일 서울대학교 교수는 11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인공지능(AI) 활용 교실수업(수학중심) 혁신방안' 토론회에 기조발제로 나서 “인공지능을 교육에 활용하는 첫 번째 이유는 개별화”라며 “학교교육은 중간 수준에 맞춰 진행하기에 학교 내 수준별 교육은 방치돼 있다. 학교를 나갈 수 없고 수준별 분반이 안 된다면 인공지능이 대안”이라며 인공지능 활용 필요성을 주장했다.

임 교수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스마트 스피커를 예로 들면서 ▲미취학 아동의 경우 생활습관 향상 및 정보습득, 언어 학습도구, 맞춤형 독서 지원 도구로 ▲초중고 학생에겐 교실수업에서 모든 학생의 개별 요구 수용 가능, 상호작용을 통해 질문의 목적 및 질문 방법에 대해 학습 가능 ▲장애학생에겐 시각장애 학생들의 점자 학습 보조도구로 활용하는 등 다양한 장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또 수학 공부앱과 칸 아카데미 등의 사례를 들며 학습자 수준을 고려한 적응적 피드백을 제공하고 학습자 데이터 분석을 통한 추천 시스템 등 개별화 교육에 강점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많은 강점에도 불구하고 교육에 있어 인공지능은 교육적 접근 기회의 차이가 학습 격차를 더 키울 수도 있는 등 다양한 난제가 존재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임 교수는 “사회경제적 격차가 스마트 기기에 대한 교육적 접근의 기회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며 “학습 격차를 줄일 수 있지만 오히려 학습 격차를 넓힐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맞춤형 학습에 있어 인공지능이 학습자에게 적합한 교육 콘텐츠를 추천하지만 학습자가 원하는 콘텐츠인가, 인공지능이 왜 그런 판단을 내렸는지 모르면 엉뚱한 콘텐츠를 추천하게 되는 위험이 있다”며 “인공지능이 흑인을 고릴라로 표현한 BBC 뉴스의 보도를 보았다. 인공지능이 무조건 공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학생의 학습과정 및 성과를 보고 학생에게 적합한 직업과 그에 따라 공부할 콘텐츠를 추천하는 등의 개인별 맞춤 추천을 항상 옳다고 할 수 있냐”며 “인공지능이 학생의 미래를 결정하는가. 학생이 하고 싶은 게 따로 있다면 인공지능의 추천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 인공지능이 항상 옳지 는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훈 경남교육감이 11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인공지능(AI) 활용 교실수업(수학중심) 혁신방안' 토론회에 참석,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2020.08.11(사진=지성배 기자)
박종훈 경남교육감이 11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인공지능(AI) 활용 교실수업(수학중심) 혁신방안' 토론회에 참석,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2020.08.11(사진=지성배 기자)

사회경제적 격차 윤리적 문제, 판단 공정성 문제, 추천 신뢰성 등 난점 있어


데이터 수집 및 활용에도 난점이 있음도 지적했다.

임 교수는 “성적뿐만 아니라 개인의 취향, 사고, 감정, 분위기 등도 함께 조사가 되고 실시간 위치 파악 등도 이뤄지게 된다”며 “교육용 빅데이터의 수집 범위에 따라 개인 정보에 대한 자기결정권 및 사생활 침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인공지능은 학습자의 요구와 수준을 고려하는 교육체제의 구현이라는 가능성을 갖고 있지만 사회경제적 격차 윤리적 문제, 판단의 공정성 문제, 추천의 신뢰성 등 난점이 있다”며 “가능성과 난점 사이의 적정선을 찾는 게 교육에서 인공지능 활용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에 나선 박현주 조선대학교 교수는 “수학을 포기하는 아이들은 수학을 왜 공부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라며 “인공지능을 도입해 개별화 학습을 진행한 미국의 알트스쿨이 폐교하고 있다. 툴의 문제가 아니라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을 시킬 것인가에 대한 게 없기 때문이다. 툴만 갖고는 교육이 되지 않는다는 것 증명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이날 기조발제를 맡은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경남교육청 빅데이터 AI 활용 시스템 구축 사례 및 비전을 발표하며 경남교육청이 준비한 미래교육 플랫폼 ‘미래형 교수학습 지원시스템’ 설명에 나섰다.

미래형 교수학습 지원시스템은 경남교육청의 전용브라우저를 활용한 통합 교육지원서비스로 수업 운영 플랫폼, 교수학습지원, 교육콘텐츠 제공, 교원 업무지원 등을 통합한 빅데이터 AI 기반 교수학습 지원시스템이다.

박종훈 교육감은 “교사들이 코로나19로 다가온 원격수업 진행에 최소 4개 이상의 응용 프로그램에 접속해야 하고 지적소유권 문제로 인해 콘텐츠 공유 및 데이터베이스화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교사와 학생이 쉽고 간단하게 활용할 수 있는 원격교육 지원시스템의 필요성에 대한 현장 이야기를 듣고 이를 해결하고자 경남형 미래교육지원시스템을 개발해 9월부터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