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초선 교육위원 릴레이 인터뷰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21대 국회 교육위원회에는 10명(더불어민주당 5명, 미래통합당 4명, 열린민주당 1명)의 초선의원이 있다. 다수의 새로운 얼굴이 활약을 예정한 신입 국회의원이자 교육위원들의 생각은 앞으로 교육의 미래를 먼저 내다보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에듀인뉴스는 21대 국회 초선 교육위원들의 교육 소신을 확인하는 인터뷰 시리즈를 기획했다.

용인 시장 재임 시절 전국 최초로 무상급식과 무상교복을 도입한 정찬민 국회 교육위원(미래통합당, 초선)은 교육정책의 조변석개(朝變夕改)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20200805.(사진=지성배 기자)
용인 시장 재임 시절 전국 최초로 무상급식과 무상교복을 도입한 정찬민 국회 교육위원(미래통합당, 초선)은 교육정책의 조변석개(朝變夕改)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20200805.(사진=지성배 기자)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용인시갑을 지역구로 둔 정찬민 21대 국회 교육위원(미래통합당)은 2014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용인시장에 당선된 지자체장 출신이다.

용인시장을 수행하며 그는 전국 최초로 중고교 무상교복과 무상급식을 추진했으며 용인 국제어린이도서관을 설립, 희망도서대출제 등을 실시하는 등 굵직한 교육 사업들을 해 냈다.

그는 조변석개(朝變夕改)하는 우리나라 교육제도가 가장 큰 문제라고 말한다. 백년지대계라고 일컫는 교육계에는 적합하지 않다며 정부에 따라 바뀌는 특히 문재인 정부 들어 급격한 변화를 준 교육정책들이 문제라고 말했다.

특히 자사고·특목고 폐지를 가장 큰 문제로 짚은 그는 “고교 서열화 해소가 아닌 또 다른 변형된 서열화를 만들 것”이라며 “하향평준화 문제, 강남 학군 부활, 지역 격차 확대 등의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구 현안도 무시할 수 없다. 용인시장 출신이어서 그런지 지역의 가장 큰 현안을 묻는 질문에 지체없이 학교 신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구 100만을 넘긴 도시인데 각종 학교 설립 규정에 막혀 필요한 학교를 설립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그러면서 지역 특성과 연계한 반도체 고등학교 설립 추진의 뜻을 밝혔다.

“용인에는 삼정전자가 있고 SK하이닉스가 입주할 예정이라 반도체산업의 메카가 될 것입니다. 반도체는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앞으로 일자리가 크게 늘어날 미래 먹거리 산업입니다. 따라서 지역 인재를 양성과 결합해 반도체 특화 고등학교와 대학원 대학교를 설립하고자 합니다.”

지역 사정을 잘 파악하고 있는 정찬민 의원, 보수당에서 무상급식과 무상교복을 해 내는 것처럼 교육에 필요한 것이라면 이념을 따지지 않는 정찬민 의원이 용인시장 재임시절처럼 뜻을 펼치며 교육위원으로 활동할 수 있을까. 반도체 고등학교 설립을 꿈꾸는 그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아래는 정찬민 의원과의 일문일답.

에듀인뉴스와 인터뷰 하는 정찬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미래통합당 의원.20200805.(사진=지성배 기자)
에듀인뉴스와 인터뷰 하는 정찬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미래통합당 의원.20200805.(사진=지성배 기자)

▲초선 의원으로 국회 교육위원회에 오셨는데, 소감이 어떻습니까.

우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농사는 1년지대계요, 식목은 10년지대계, 교육은 100년지대계라고 합니다. 그만큼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죠. 이렇게 중요한 분야인 교육위원회를 맡게 돼 어깨가 무거워집니다. 우리나라 교육발전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게 노력하려 합니다.

▲국회 교육위원으로서 주 관심사는 무엇입니까.

지금 우리는 일명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번지는 코로나19 감염병 이후 지금까지 우리가 전혀 겪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변화의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교육현장에서도 여러 가지 형태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수업을 받지 못하고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바람에 제도적인 허점과 갈등이 곳곳에서 빚어지고 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마주한 교육문제를 해결하고 대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자사고 폐지 등 조변석개 교육정책 아쉬워"


▲대한민국 교육성과를 어떻게 평가합니까. 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면요.

교육은 100년지대계입니다. 자식을 잘 키우고 교육시키는 것이 가정은 물론 나라의 발전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지고 이끌어갈 후손들을 잘 키워야 국가가 발전할 수 있습니다. 교육에 국가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교육제도는 어떻습니까. 1년이 멀다하고 조변석개(朝變夕改)식으로 바뀌는 게 현실입니다. 매년 바뀌는 입시제도, 자주 변경되는 교육과정으로 인해 학생, 학부모, 교사들은 심한 스트레스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100년을 내다보고 후손들을 잘 키울 수 있는 교육정책과 제도 마련에 앞장서도록 하겠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을 어떻게 평가합니까. 추진되는 정책들을 보고 느낀 점이 있다면.

현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혼란스러울 정도로 많은 교육정책들이 추진되고 너무 자주 바뀌는 문제가 있습니다.

무자격 교장공모제와 혁신학교 전면 확대, 수능절대평가 도입, 대입정시모집 급격한 확대, 자사고 및 특목고 전면 폐지, 고교학점제 도입 등 교육을 전반적으로 바꾸는 정책들의 급격한 도입으로 혼란과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자사고·특목고 폐지라고 생각합니다.

고교 서열화를 해결하기 위해 자사고와 특목고를 폐지한다고 하는데 빈대를 잡기 위해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입니다. 이는 또 다른 변형된 서열화를 만들 것이며 하향평준화 문제, 강남 학군 부활, 지역 격차 확대 등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정부는 각종 교육정책을 성급하게 추진하지 말고 일선 현장의 여론을 수렴해 점진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준비하여야 할 것입니다.


문제는 음서제로 변한 수시 학종 공정성 "학종 공정성 없으면 정시 확대 불가피"


▲문재인 정부는 대입 정책과 관련, 정시 확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통합당 역시 50% 정시확대를 총선 당시 내세우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현장은 정시 확대는 시대에 뒤떨어진 정책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의원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입정책 방향, 어떻게 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정시확대는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일명 학종)의 문제점 때문에 발생한 것입니다.

‘조국사태’처럼 특권층 자녀들이 부모의 배경과 권력을 이용해 상위권 대학에 합격하는 사례가 보도되면서 수시 학종에 대한 불신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수시 학종이 현대판 음서제로 변형되면서 일부 특권층 자녀들은 무시험으로 상위권 명문대에 합격하였습니다. 조작되거나 특권으로 이루어진 외부활동으로 의전원에 무시험 합격하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국민들은 이를 보면서 분노하게 되었고 불공정하고 부당하다고 느낀 것입니다.

따라서 학종의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정시확대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정시 확대가 100% 옳다고 볼 수는 없지만 수시 학종의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현 입시체제에서는 어쩔 수 없는 현실로 보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수시 학종의 공정성을 담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21대 국회 개원과 함께 민주당은 기초학력보장법, 사립학교법, 학교자치 관련법 등 지난 20대에 통과되지 않은 법안들에 대해 재발의 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선 기초학력보장법에 기본적인 취지는 공감합니다. 그러나 기초학력이라는 개념이 모호할 뿐만 아니라 일률적인 진단이 어려워 좀더 세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합니다.

또한 사립학교법도 사학비리에 대한 국민의 비판이 높아지는 만큼 사학의 공공성과 책무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하지만 구체적인 법안 내용은 좀더 검토가 필요합니다.

특히 20대에 처리하지 못해 폐기된 법안들을 그대로 가져와 21대에 상정하는 것을 좋게 보지는 않습니다. 그때 폐기된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다시 발의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무엇 때문에 폐기되었는지, 법안의 맹점은 무엇인지 등 철저하게 다시 확인하고 발의하면 좋겠습니다.

법안은 한 번 통과되면 다시 돌리기 어려운 사회 변화를 가져옵니다. 물론 다시 되돌리는 것은 더욱 어렵고요.


무상급식, 무상교복 전국 최초 실시 "학생, 학부모, 교사가 원하는 게 정답" 

100만 인구 넘긴 용인시 최대 과제 학교 신설 "지역 특성 맞춰 반도체 고교 설립하겠다"


▲용인시장 재임 당시 많은 성과를 냈고, 교육에도 많은 애정을 쏟으셨는데 시장 재임 시 교육분야 대표적 사업 또는 정책을 소개한다면.

용인시장 재임시절 교육과 관련한 가장 대표적인 사업은 전국 최초로 중·고교 무상교복을 실시한 것입니다.

당시 무상교복은 저희 당보다는 민주당쪽 지자체장들이 추진했지만 먼저 실시한 곳은 저희 용인시였습니다.

저는 당론과 달리 학부모들의 학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가장 앞장섰습니다. 민주당 지자체장들은 시의회 장벽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을 때 저는 민주당 의원들도 적극 설득해 최초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외에도 무상급식 확대와 교실에 공기청정기 설치 등 교육복지 확대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게 기억에 남습니다.

▲지역구인 용인시의 최대 교육 현안이 무엇입니까. 어떻게 풀어갈 계획인가요.

초·중·고 등 학교신설 문제가 가장 큽니다.

용인 처인구 지역은 최근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속속 들어서면서 인구유입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학교시설은 매우 부족해 입주하는 학부모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지난 총선때 학교신설 공약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교육당국에 처인구 지역의 이러한 실정을 자세히 알려 학부모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학교신설을 적극 요청할 계획입니다.

특히 지역에 SK하이닉스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지역 특색에 맞춰 반도체 고등학교 설립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습니다.

▲반도체 고등학교 설립이 흥미롭습니다. 반도체 고등학교, 어떻게 준비하게 되었나요. 반도체 고등학교의 필요성과 함께 어떻게 추진하실 계획인지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학교 설립 문제를 풀어가는 데 있어 지역 특성을 반영하려고 합니다. 또 미래 산업을 이끌 인재를 양성하는 데 이견이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용인은 반도체 산업의 산파역할을 한 지역이라는 상징성이 있습니다. 1983년 삼성전자(주) 기흥공장이 들어선 이후 37년간 세계적인 반도체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한국의 위상을 드높인 한국 경제의 심장부입니다.

특히 최근 SK하이닉스까지 들어오는 것으로 돼 있어 용인은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산업의 메카가 될 것입니다.

반도체는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앞으로 일자리가 크게 늘어날 미래 먹거리 산업입니다. 따라서 지역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특화 고등학교와 대학원 대학교가 필요합니다.

지역의 우수한 인재를 양성해 이들이 지역내 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특성화 고등학교, 대학원 대학교 설립을 총선 당시 공약으로 내세웠고 이를 추진하려는 것입니다.

앞으로 교육부 등 관련 기관에 반도체 특성화 고등학교 설립의 필요성을 강력히 설명하고 추진할 계획입니다.

▲국정감사가 곧 다가옵니다. 이번 첫 국감에서 어느 분야를 가장 관심 있게 보실 계획이십니까.

최근 교육현장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안산 어린이집의 급식 식중독 사건을 비롯해 교사가 학교화장실에 몰카를 설치한 사건, 디지털성범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학등록금 반환, 대학비리, 학교폭력 등 갖가지 문제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재발방지를 위해 철저한 대책마련을 촉구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비록 초선이지만 우리 사회의 교육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열심히 뛰겠습니다.

특히 저희 처인구 지역은 학교 부족으로 학부모들이 매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이 문제 역시 놓치지 않겠습니다. 교육당국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께서도 관심 갖고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