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 중국, 가까운 듯하면서 이질감이 드는 곳이다. G2로 미국과 견주고 있는 중국이지만 한국 사람들은 여전히 중국을 비웃는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은 없을까. 지리상으로 가까워 문화적으로도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다는 중국. <에듀인뉴스>는 김현진 중국 대련한국국제학교 교사를 통해 중국의 도시에 살아가면서 느낀 문화 그리고 역사적 배경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현지에서 중국을 접하고 알아가는 우리의 이야기로 인해 중국의 현재 모습을 들여다보고 이를 통해 과거에 대한 이해와 미래를 예측해보는 작은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알다가도 모를 중국!

김현진 중국 대련한국국제학교 교사
김현진 중국 대련한국국제학교 교사

한국사람, 북한사람, 조선족이 한 데 모인 '서탑가를 가다


[에듀인뉴스] 중국은 우리나라보다 1시간이 느리다. 시차가 많이 나지 않음에도 이곳에 오고 나서는 몹시도 피곤하다.

내일 점심 기차로 다시 다롄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오늘 일정을 많이 소화하지 못해 아쉽다. 원래는 요녕성 박물관과 중가 거리, 시간이 되면 동릉까지 가 볼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여행이 어찌 맘대로만 되는가? 비우는 마음도 중요하다.

그러다 보니 뜻하지 않게 9.18 역사박물관을 보게 된 것에 의미를 둔다. 어느새 저녁이다. 한국거리로 유명한 서탑가에 가기로 하고 택시에 올라탄다.

중국 랴오닝 성의 선양 한국인 거리 서탑가 모습.(사진=김현진 교사)
중국 랴오닝 성의 선양 한국인 거리 서탑가 모습.(사진=김현진 교사)

서탑가는 선양에 있는 한국 거리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한국사람, 북한사람, 중국의 조선족 등 한민족들이 모두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에 나와 보니 한국인과 조선족의 경계가 모호하고 같이 어울려 지낼 때가 많은 것 같다. 조선족은 중국 55개 소수민족 중 하나이며 동북지역에 특히 많이 모여 산다. 연길 같은 곳처럼 조선족이 많이 모여 사는 곳도 있다.

우리 민족이 서탑가에서 살게 된 것은 1880년대부터이다. 현재 선양에 살고 있는 조선족은 만 명이 넘고, 한국인들도 더불어 살고 있는데 그 장소가 바로 이곳 서탑가이다. 일종의 한인 타운이라 할 수 있다.

서탑가의 간판에는 대부분 한글과 중국어를 병기하고 있다. 롯데리아나 엔젤리너스 커피 같은 익숙한 브랜드도 볼 수 있다. 북한에서 운영하는 식당도 있다. 인공기가 앞에 걸려 있고 그 앞에는 한복을 입은 북한 사람이 서 있다. 북경에 있다는 옥류관 분점도 서탑가에 있다. 신기하기도 하고 조금은 조심스럽기도 하다.

특별히 무엇을 먹을 것인가를 정하지 않고 왔기에 여러 식당과 상점을 구경하며 길을 따라 걸어 보았다. 오랜 만에 한국식당을 보니 먹고 싶은 것이 많다. 낙지전골, 불고기, 치킨, 한국식 짜장면, 짬뽕, 떡볶이...

한국 느낌이 물씬 나는 식당으로 들어가 불고기 낙지 전골을 주문하였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찬들이 맛있다. 우리나라의 음식들은 이렇게 주 메뉴가 있고 반찬들이 따라 나온다. 그리고 면이나 국밥 종류의 음식을 먹으면 김치 등 간단한 반찬이 나온다.

중국 사람들은 각각의 음식 종류를 여러 개 시켜서 함께 나눠 먹는다. 중국의 음식점에 가보니 우리나라의 미역국 같은 경우도 요리의 하나로 취급된다. 국이나 반찬의 개념이 없고 하나의 요리로 주문을 해서 계산을 하고 먹어야 한다. 가끔은 면 전문점에서 우리나라의 장아찌 정도의 반찬을 줄때도 있다.

전골이 나오기도 전에 밥과 함께 반찬들을 다 비웠다. 오랜만에 한국 음식들을 먹으니 포만감과 함께 고향에 온 느낌이다.

밖으로 나와서 한국식 떡집, 김밥집, 빵집 그리고 한국 마트를 들렀다. 몇 개의 간식을 산 후 나온 서탑가 입구에는 장구를 맨 한복 입은 여성의 모형이 있었다.

정치적으로는 그 경계를 나누고 있지만 타국 땅에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가지고 이렇게 서로 돕고 사는 모습들은 대견스럽기도 하고 같은 민족으로서 자랑스럽기도 하다.

한국마트에서 사온 컵라면과 초코파이를 보니 군대에서의 기분과 맛을 다시금 느껴본다.


중국서 맞은 노동절...하늘의 나루터 '톈진'으로 발걸음을 옳기디


5월 1일은 국제 근로자의 날이다. 중국에서는 노동절이라고 부르고 중국 3대 연휴(5월 1일 노동절, 10월 1일 국경절, 설) 중 하나로 보내고 있다.

중국의 노동절과 국경절은 다른 연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간이 긴 편이다. 이 기간에는 중국의 많은 사람이 여행을 가므로 여행지에서 길거리 사람들만 보고 오는 경우도 있다.

항공권, 기차표, 버스 티켓, 여행지 입장권도 구입하기 쉽지 않고 임박할수록 가격도 올라간다. 노동절에 해외로 가는 요우커도 많지만 대륙 그 자체로 국내에서 여행하는 수는 더 많다.

중국의 노동절은 우리나라보다 더 철저하게 지킨다. 특히 덩샤오핑의 개혁 개방 정책 이후로 사회와 경제가 발전하면서부터 노동절은 하나의 경축일로 바뀌었다.

지금은 웬만한 직장은 다 노동절의 휴무를 즐긴다. 그러기에 차량이 더 몰리는 이유도 되겠지만 춘절(음력 설), 청명절, 노동절, 국경절의 휴무 기간에는 중국에서의 고속도로 통행료도 무료이기도 하다.

지난 청명절, 가족들과 중국여행을 처음으로 다녀왔다. 걱정되기도 했지만 나름 다녀오고 나니 자신감도 생기고 또 다른 곳을 다녀오고 싶은 생각이 든다.

동료 선생님들은 인근 단둥(북한 신의주와 경계 지역)을 가보거나 밤의 침대 기차를 타고 베이징으로 가는 것을 추천하신다.

베이징이나 상하이는 꼭 두 번 이상을 갈 생각을 했기에 근처 부담 없는 곳을 고려하다 보니 톈진이 눈에 띈다. 어찌 보면 특징 없는 곳이기도 하고 내가 살던 인천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톈진은 베이징, 상하이, 충칭과 함께 중국의 4대 직할시 중 하나이다. 베이징 남동쪽 약 96㎞, 황해로부터 약 56㎞ 내륙에 자리 잡고 있다. 상하이 다음 가는 중국 제2의 공업 중심지이며, 수도 베이징으로 들어가는 지역의 대표 항구도시다.

명나라 태조 주원장은 적장자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나머지 아들들에게는 군사를 주어 변방의 경계를 지키도록 했다. 건국 초기이므로 다른 사람들보다는 친족에게 군사를 주는 것이 안전하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적장자가 생각보다 빨리 죽게 되었고 손자가 왕위에 올랐다. 이러자 주원장의 넷째 아들인 연왕이 톈진에서 군사를 이끌고 조카를 왕에서 내리고 스스로 왕위에 올랐다.

‘톈진’은 하늘의 나루터라는 뜻으로 천자가 이곳을 지나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톈진은 지역적 특징으로 무역과 상업의 중심지로 번영을 누렸던 곳이 되었다. 그러다 톈진 조약을 맺고 중국의 다른 도시들처럼 러시아,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의 조계지가 되었고, 중국의 근대화를 주도한 곳이다. 그래서 톈진 곳곳에는 서양식 건물들이 많다.

고속열차로 톈진을 가기 전에 친황다오시의 만리장성 시작점 산하이관을 1일 정도 들렀다 갈 생각으로 기차표를 끊었다.

친황다오의 다른 곳은 들르지 않고 산하이관의 천하제일관과 노룡두만 다녀오면 될 생각을 하고 숙소까지 예약을 미리 해놓았다.

노동절이 며칠 앞으로 왔을 때 선배 교사가 똑같은 장소로 여행을 가는데 저렴하게 나온 톈진행 비행기를 타고 간다고 하여 처음으로 we chat 메신저를 활용해 비행기 표를 끊는 방법을 배웠다.

와이프와 의논을 한 후 알고 있는 한자를 활용하여 저녁에 출발하는 저렴한 비행기 표를 끊을 수 있었다. 그리고 숙소 및 돌아오면서 이용할 기차표도 변경하였다.

공항에 가기 전 다롄역에 들러 돌아올 때의 고속열차 표를 미리 다 발권을 받아 놓았다. 다롄에 오고서 처음으로 공항에 가본다.

노동절의 특수성 때문에 혹시나 늦을까봐 2시간 전에 도착하려다 보니 3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하였다. 처음 이곳에 올 때 설레임으로 공항에 도착하였는데 어느새 따뜻한 봄이 되었다.

다롄 저우수이쯔 공항(大连周水子机场 다롄 저우수이쯔지창).(사진=김현진 교사)
다롄 저우수이쯔 공항(大连周水子机场 다롄 저우수이쯔지창).(사진=김현진 교사)

공항에 도착하니 봄바람에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공항에 생각보다 사람이 별로 없다. 비행기 티켓팅을 하고 출국장으로 들어가니 공항 특유의 모습들이 보인다. 비행기가 보이고 면세점들이 보이고 비행기를 타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고...

급히 올 생각에 밥을 먹지 못했다. 서브웨이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였다.

공항 여러 곳을 둘러본 후 시간이 되어 게이트에 줄을 섰는데 톈진에 가는 비행기 탑승 입구 앞에서 선배 선생님 가족을 만났다. 물어보니 우리와 같은 시간 비행기와 산하이관 숙소까지 같았다. 워낙 친하다 보니 신기해하면서 이 얘기 저 얘기를 나누다가 비행기에 탑승을 했다.

중국에서는 비행기 출발하는 시간이 연착 지연 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는데 출발 시간보다 10분 일찍 출발을 한다. 거기다가 1시간 반 비행거리를 50분 만에 도착했다. 이래도 되는 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좋다.

톈진 지하철 티켓. 기본 요금이 2위안이며 다섯 정거장을 이동할때마다 1위안씩 추가된다.(사진=김현진 교사)
톈진 지하철 티켓. 기본 요금이 2위안이며 다섯 정거장을 이동할때마다 1위안씩 추가된다.(사진=김현진 교사)

어느새 8시가 다 되었다. 톈진 지하철은 베이징 광역 지하철보다 규모가 작지만 웬만한 곳은 지하철로 갈 수 있을 정도로 지하철이 잘 되어 있다.

빈하이 국제공항(天津滨海国际机场)으로 바로 2호선 지하철이 연결된다. 지하철 티켓이 동전 모양으로 되어 있어 신기하다.

톈진역과 지하철로 두정거장에 뒤에 있는 远洋国际中心站에서 내려 숙소에 체크인을 한 후 인근에 있는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모처럼 중국식 만두와 죽을 먹었다. 중국식 만두는 우리의 만두와 비슷한 맛을 지닌 것도 있지만 중국 특유의 향이 느껴져 먹기 힘든 것도 있다. 중국에 가서 만두를 보통 주문하면 속이 없는 찐빵인 만터우(馒头)가 나온다.

한국 만두와 모양이 비슷한 만두는 교자로 알려진 ‘쟈오즈’(饺子), 왕만두는 ‘바오즈’(包子), 국물이 있어 빨대를 꽂아 먹는 ‘탕빠오’(湯包) 등이 있다. 전 세계에 각종 만두가 있지만 유래를 살펴보면 모두 중국이다.

중국 4대 직할시 중 하나인 톈진 역 주변 야경.(사진=김현진 교사)
중국 4대 직할시 중 하나인 톈진 역 주변 야경.(사진=김현진 교사)

맛있는 만두와 죽을 먹고 지하철을 이용해 톈진역으로 가본다. 중국의 야경은 어디에서 보나 멋있고 웅장하게 보인다. 일단 규모에서 압도를 한다. 톈진 지하철역에서 나와 여러 개의 통로를 지나 톈진역 입구를 찾아가는데 워낙 그 규모가 크다보니 찾기가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