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경준 환경교사, 12년 만의 신규 임용 기쁘지 만은 않아...."환경교육 필수화 해야”
[인터뷰] 신경준 환경교사, 12년 만의 신규 임용 기쁘지 만은 않아...."환경교육 필수화 해야”
  • 지성배 기자
  • 승인 2020.08.17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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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교육 필수로 방향 잡는 외국, 우리나라도 교과 정책 변화 필요
 신경준 서울 숭문중 환경교사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환경교사를 12년 만에 선발하는 것은 좋지만 기관 파견, 순회교사 등으로만 활용될 것으로 판단돼 기쁘지 만은 않습니다.”

지난 12일 전국 시도교육청의 2021학년도 중등 신규 임용교사 사전예고 발표에 따르면 서울, 부산, 울산, 충북, 경남 등 5개 지역에서 환경교사 7명을 12년 만에 선발한다. 환경교사로서 기뻐야 할 소식이지만 신경준 서울 숭문중 환경교사는 걱정이 앞선다는 말을 먼저 꺼냈다.


12년 만에 신규 선발하지만...“파견·순회교사 역할에 그칠 것 걱정”


12년 만의 환경교사 선발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지난 7월 ‘기후위기 환경재난시대 학교환경교육 비상선언' 공동 선언에 나선 것에 대한 후속 조치로 학교 현장이 아닌 교육센터 등에서 근무할 인력을 확충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충북교육청은 내년에 문을 여는 충북환경교육센터 운영을 위해, 울산교육청은 2022년 문을 열 기후위기 대응교육센터 운영을 위한 것으로 보여 아쉽다는 뜻을 전한 것.

신경준 서울 숭문중 환경교사는 “그간 환경교사를 선발하지 않다 보니 대학 환경교육과에 입학 시부터 점수에 맞춰 입학하고 타 과목 임용을 목표로 다니는 게 현실”이라며 “12년 만의 신규 임용은 환영하지만 양질의 일자리가 아닐 수 있어 걱정이다. 순회교사, 파견교사로 주로 활동해 소속감이 떨어져 기존 환경교사처럼 3년이 지나 다른 과목으로 이탈할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기후 위기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학생의 캠페인.(사진=신경준 교사)
기후 위기 위험 인식을 높이기 위한 학생의 캠페인.(사진=신경준 교사)

점점 미약해지는 학교 내 환경교육 현실, 그 이유는?


신경준 교사의 이 같은 우려는 지금까지 환경교육이 유명무실하게 운영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6차 교육과정(1992~1997년)에 도입된 환경 교과는 당시 축소되던 교련, 보건, 상업, 무용, 농업 등 감축되는 교과 교사의 부전공 연수를 통해 교사를 배치했다. 본격적으로 임용고사를 통한 선발한 인원도 2000~2008년까지 경기, 대구, 충남, 충북, 경남 등 5개 지역 70명에 불과하다.

이에 더해 2009 개정교육과정에서는 교과 명칭이 환경에서 ‘환경과 녹색성장’으로 변경되면서 환경교사 신규 선발은 멈추게 되었다.

신 교사는 “경기, 대구, 경남 등에서는 기존 환경교과를 과원교사로 규정해 타 교과로 전출하기 시작했다”며 “교육부의 2015년 자료를 보면 70명 중 66명이 현존하며 그중 28명만이 환경교사를 유지하고 있고 그중 3명은 겸임이다”라고 설명했다.

66명 중 28명을 제외하고는 타 교과로 전과해 자연스레 학교 현장에서의 환경교육 축소를 가져왔다.

환경부의 2016년 환경교육 및 전공교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환경교사 신규 미발령이 시작된 2009년 환경교과를 선택한 중등학교는 889개교에서 2016년 496개교로 약 44%가 감소했다. 같은 기간 환경교사는 201명에서 70명으로 약 65% 줄었다. 또 상치교사를 포함한 2883명(2008년)은 1089명(2016년)으로 약 62%로 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상황에서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는 교과별 학습량 20% 감축과 중학교 정보, 고등학교 진로 교과를 필수 교과로 배치했다. 환경교과 소외 현상이 더 심해질 가능성을 높인 것이다.

신경준 교사는 “환경교육의 중요성이 학교 현장에서 계속해서 감소하는 상황에서 교육부는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 교과별 학습량을 20% 감축하고 중학교 정보와 고등학교 진로 교과를 필수로 배치했다”며 “환경교사는 특별지원법이 없다면 멸종위기를 지나 절멸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걱정했다.

17세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UN기후행동정상회의에 참석해 연설에 나서 "지난 30년간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지구온난화가 발생했다는 근거가 많은데 왜 자연적인 현상이라고 말하는 것이냐"며 "여러분이 공기 중에 배출한 수천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스스로 제거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출처=위키미디어)
17세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UN기후행동정상회의에 참석해 연설에 나서 "지난 30년간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지구온난화가 발생했다는 근거가 많은데 왜 자연적인 현상이라고 말하는 것이냐"며 "여러분이 공기 중에 배출한 수천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스스로 제거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출처=위키미디어)

환경 위기 직면 지구촌, 환경교육 필수화로 중요성 강조


환경 위기에 대한 각국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되어 왔지만, 불을 붙인 것은 스웨덴의 17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라고 할 수 있다.

환경교육에 대한 학생의 직접적인 요구에 세계적인 관심이 증폭해서인지 전세계적으로 환경교육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유엔은 지속가능발전교육을 채택 국가 차원의 환경교육과 지속가능발전교육 목표와 행동 지침을 우선적으로 마련해 보급하고 있으며, 미국 캘리포니아는 생물종 보존 및 임업, 대기질, 물 절약 및 오염 방지, 통합 해양 관리, 독성 물질, 통합 폐기물 관리, 에너지 보존에 관한 내용을 과학과 환경 교과에서 가르친다. 일부 주에서는 모든 학교에 기후교육 교사 배치 의무화를 추진 중이다.

이탈리아는 초중고 전학년에 연간 33시간의 기후변화 수업을 의무화하기로 법을 개정했다. 핀란드 역시 환경과 과학을 총 17단위로 편성하고 있으며, 일본은 2003년 10월 환경교육추진법을 공포했다.

영국은 이미 1996년 ‘환경교육을 21세기 속으로’를 담은 지속가능발전교육 발표했고, 호주는 교육과정에 지구환경과학 교과를 개설해 운영하는 등 세계적 관심이 높은 편이다.

그 외 멕시코, 필리핀, 콩고민주공화국 등에서 환경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난 7월 9일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기후위기・환경재난시대 학교환경교육' 비상선언을 했다.(사진=경남교육청)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난 7월 9일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기후위기・환경재난시대 학교환경교육' 비상선언을 했다.(사진=경남교육청)

2011년 환경교육진흥법 수립, 2020년 기후위기 대비 환경교육 비상 선언...“이제는 환경 교과 필수화할 때”


우리나라 역시 지난 2011년부터 환경교육진흥법을 수립했으나, 학교 현장에서 영향력은 미비한 상황이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 기후위기·환경재난시대 학교환경교육 비상선언을 제안한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우리가 한마음 한뜻으로 만들어 내는 오늘 이 선언이 학교환경교육의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고 다음 세대의 미래를 지키는 새로운 길을 만드는 첫걸음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환경교육 활성화 필요성을 피력했다.

2035년이면 북극이 없어질 것이라는 우려 섞인 예측도 나오고 있다. 그야말로 환경 및 기후 위기에 대한 실질적 교육이 필요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서울 숭문중학교 학생들의 지구의날 캠페인 '지구의날에 아끼고 지키면 항상 즐겁지 아니한가'.(사진=신경준 교사)
서울 숭문중학교 학생들의 지구의날 캠페인 '지구의날에 아끼고 지키면 항상 즐겁지 아니한가'.(사진=신경준 교사)

신경준 교사는 “현재 과학기술의 발전 속도와 그 영향은 자연을 바라보는 시각과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핵발전소 건설, 핵폐기물 처분장, 쓰레기 소각장, 유전자 조작 식품, 새만금 간척사업, 4대강 건설 사업, 미세먼지 등의 수많은 논쟁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며 “환경 문제를 학습자가 환경적, 사회‧문화적, 경제적인 논점에서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학교에서 환경교육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구와 인류의 순환에 있어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공공재로서 학교 환경교육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며 “세계적인 변화 흐름인 지속가능발전교육이라는 관점에서 환경교육을 통한 미래 세대의 삶의 근원인 환경을 세대 간, 세대 내, 생태적, 지리적 및 절차적 형평성 내에서 가치 판단을 할 수 있도록 교육적으로 접근할 때”라고 피력했다.

이 같은 교육을 위해서는 학교 현장에서 환경교육 필수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게 신경준 교사의 생각이자 주장이다

그는 한국에서의 환경교육에 대한 방향을 이렇게 제안한다.

“한국 교육과정엔 총론과 각론이 있다. 총론은 전체 교과에 어떤 내용을 담을지의 최상위 목표이고, 각론은 각 과목별 교육내용이 담긴다. 아쉽게도 AI 정보교육은 총론과 필수교과에 담겼으나 환경교육은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나 필수교과에 없다. 환경교육 필수가 급하다. 12년 만의 선발이지만 타 과목인 보건 600여명, 정보 110명, 영양 230여명에 비하면 7명은 너무 적다. 게다가 7명 교사의 일 자리도 양질의 일자리가 아니다. 파견, 순회교사 형태로 배치되면 예전 저희가 그랬듯이 3년만 지나면 힘들어서 다른 과목으로 전과를 하는 등 환경교사가 사라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기쁘지 만은 않고 후배들이 걱정되는 상황이다. 다른 나라처럼 환경교육을 필수로 해야한다.” 

지성배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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