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교사의 매력적인 수업에 빠져들게 하는 '교과연계협력수업' 사례

[에듀인뉴스] 학교도서관은 '교육과정과 통합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교수학습센터'다. 사서교사는 학교도서관에서 학생들에게 책을 중심으로 수많은 자료와의 '만남'을 제공해 그 과정에서 개인적인 경험들을 엮어 읽고, 쓰고, 말하는 통합적이고 총체적인 활동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관여한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책과 미디어정보에 접근·분석·평가·창조 능력은 더욱 중요한 핵심적인 생활 역량이 되었다. <에듀인뉴스>는 <전국사서교사모임>과 함께 역량중심 교육과정을 실천하는 사서교사의 교육활동을 소개하고자 한다.

나희정 합포고등학교 사서교사
나희정 경남 마산 합포고 사서교사

[에듀인뉴스] 도서관에서 이루어지는 교과연계 협력수업은 교과교사와 사서교사가 협력하여 진행하는 통합교육으로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및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향상 시킬 수 있는 효율적 방안이자 앞으로 계속 강화되어야 할 방향이다.

협력수업 모형은 학교 급별, 학습 여건에 따라 다양하게 제시된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는 일반계 고등학교로 교과의 내용을 심화시킴과 동시에 독서의 활동으로 이끌어 줄 수 있는 방향으로 협력수업을 모색하였다.

먼저 협력수업의 목적을 학생들의 학업능력 향상에 두었으며 계획단계에서 교과교사와 함께 교육과정을 분석하고 교과연계협력수업에 적합한 단원을 추출하였다.

이후 수업 주제와 연계된 독서자료를 찾아 수업모형을 개발하여 진행하였다.

관련 독서 자료로는 5.18 민주화 운동을 다룬 『오월의 달리기』를 선정하였다.

이 책은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청소년은 1~2시간 정도면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다.

수업 진행방법은 교과교사가 먼저 해당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하여 교과서 중심의 수업을 진행하고 그 시점에 맞추어 사서교사가 해당 주제의 독서 자료로 5차시에 걸쳐 진행하였다.

사서교사의 수업시수는 교양수업 시수를 활용하였으며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교과수업과 가장 근접한 시일에 독서 수업을 배치하였다. 사서교사가 주체가 되어 진행된 수업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학생 활동 모습.(사진=나희정 사서교사)
학생 활동 모습.(사진=나희정 사서교사)

◆ 1차시

1. 함께 풀어보는 민중 항쟁의 역사

- 독서 자료로 수업을 진행하기 앞서 우리나라 민중 항쟁을 다룬 가로세로 퍼즐을 모둠에서 해결하게 했다. 퍼즐은 교과교사와 공동으로 개발하였으며 이를 통해 수업 주제를 미리 환기시키고 민중 항쟁의 역사를 되새겨 보는 시간을 가졌다.

2. 민중 항쟁을 시간의 흐름에 맞게 표현하기

- 퍼즐이 완성되면 제시된 민중 항쟁을 시간 순서대로 배열하고 이를 비주얼 씽킹으로 표현하는 시간을 가졌다.

비주얼 씽킹의 플로우형은 역사적 사건과 같이 시간 순서를 표현하는데 적합하며 사건의 중심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학습효과를 높여주는 활동이다.

비주얼씽킹으로 학습 내용 표현하기.(사진=나희정 교사)
비주얼씽킹으로 학습 내용 표현하기.(사진=나희정 교사)

3. 『오월의 달리기』 1장 읽고 내용 예측하기

- 책의 1장을 모둠에서 돌아가며 낭독한 후 1장의 내용을 바탕으로 등장인물의 관계를 예측하는 활동을 진행하였다.

이렇게 책의 앞부분 읽기와 예측 활동은 책 내용에 대해 궁금증을 유발시키는데 효과적이었으며, 수업이 끝나고도 책을 읽는 학생들을 볼 수 있었다.

◆ 2차시: 『오월의 달리기』 2장 ~ 12장 읽기

- 2차시는 책의 나머지 부분을 읽는 시간을 주었으며 책을 읽으면서 각 장별로 키워드를 선정하게 하였다.

◆ 3차시

1. 키워드 정리 및 스토리텔링

- 2차시 때 선정한 키워드를 모아 모둠에서 대표 키워드를 다시 선정하게 하였다. 대표 모둠에서 구성원이 돌아가며 키워드를 바탕으로 한 스토리텔링을 하였다.

키워드 스토리텔링은 나와는 다른 관점에서 책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활동이다.

2. 진(眞)진(眞)가(假) 문제 만들기

- 『오월의 달리기』 책 내용을 바탕으로 두 개의 진실된 문장과 하나의 거짓된 문장을 만드는 활동을 진행했다.

이 활동은 책 내용을 이해하는 활동 중 심화된 단계로 학생들은 문제를 만들면서 책을 다시 꼼꼼히 읽게 되는 효과를 가져온다.

진진가 문제는 모둠에서 총 2세트씩 만들게 하였으며 상호 간에 문제를 내며 즐거워하는 학생들을 볼 수 있었다.

진진가 문제.(사진=나희정 교사)
진진가 문제.(사진=나희정 교사)

◆ 4차시

1. 진(眞)진(眞)가(假) 문제 해결하기

- 3차시 때 만든 진진가 문제를 모아 미리 파워포인트로 정리한 후 학급에서 함께 풀어보게 하였는데 이때 문제는 반별 교차하여 공개하였다.

이 활동에서 학생들은 수업에 집중하는 모습과 참여하는 모습이 강하게 나타났다.

2. 논문읽기

- 관련 논문을 찾아 읽기 및 논문 내용을 요약하는 활동을 진행하였다.

논문 자료로는 광주민주항쟁과 민주, 인권 그리고 평화. 한일교육연구, 최정기,(2015). 14-25p를 활용했다.

◆ 5차시: 논술 글쓰기

- 4차시 때 정리한 내용을 바탕으로 토론을 통해 민주화 운동의 역사적 의의와 이를 계승하기 위해 필요한 노력을 국가적인 차원과 개인적인 차원에서 정리하게 하였다.

- 정리된 내용을 바탕으로 논술 글쓰기를 개별적으로 실시하였으며 제출된 논술 글을 교과교사와 사서교사가 공동으로 검토 및 평가하였다.

<논술 문제>

민주화 운동의 사례를 들어 민주화 운동의 역사적 의의가 무엇이며 이를 계승하기 위하여 필요한 노력을 국가적인 차원과 개인적인 차원에서 서술하시오.

교과교사와의 협력수업..."수업 효과와 교육적 가치 함께 높이는 효율성 높은 방안" 

이번 협력수업은 교과교사와 사서교사가 수업의 주제를 정한 뒤 수업 주제와 관련해서 교과교사는 교과서 중심으로, 사서교사는 독서 자료 중심으로 각자 별도의 수업시간을 활용하여 교육하는 형태다.

이를 통해 교과수업의 내용을 복습 및 예습하는 효과는 물론 교과서에서 다루지 못한 시대적 상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주인공으로부터 당시의 아픔을 공감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는 현재의 고등학교 수업 시수 및 여건에 비추어 볼 때 수업 효과와 교육적 가치를 함께 높이는 효율성 높은 협력 방안이다.

독서 자료를 활용한 협력 수업에서는 교과교사와 사서교사가 각자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음은 물론 사서교사가 수업의 보조자라는 인식과는 달리 공동의 목표를 이루어 나가는 협력자로 인식된다.

또한 사서교사 만의 매력적인 수업을 계속 개발할 수 있어 교수자로서 역량을 함양시킬 수 있다.

정규교육과정 내에서 사서교사의 수업시수 확보 등 현실적인 측면에서 아직 어려움이 남아있지만 지속적인 수업 자료 개발과 실천으로 교육의 중심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