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 학교도서관은 '교육과정과 통합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교수학습센터'다. 사서교사는 학교도서관에서 학생들에게 책을 중심으로 수많은 자료와의 '만남'을 제공해 그 과정에서 개인적인 경험들을 엮어 읽고, 쓰고, 말하는 통합적이고 총체적인 활동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관여한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책과 미디어정보에 접근·분석·평가·창조 능력은 더욱 중요한 핵심적인 생활 역량이 되었다. <에듀인뉴스>는 <전국사서교사모임>과 함께 역량중심 교육과정을 실천하는 사서교사의 교육활동을 소개하고자 한다.

심하나 청주 양청중학교 사서교사
심하나 청주 양청중 사서교사

[에듀인뉴스] 코로나 19가 한창이던 5월 세 명의 사서교육실습생이 본교에서 3주간 교육실습을 받았다.

전염병, 폐쇄된 도서관, 학교에 나오지 않는 학생들... 수년간 교육실습생들을 지도했지만 올해처럼 막막했던 적은 없었다. 대학과 교육부에서조차 교육실습을 온라인으로 지도하라는 공문을 내려 보낼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교 교사들의 협조로 실습생 모두 무사히 교육실습을 마무리하고 돌아갈 수 있었다.

다사다난 했던 3주간의 사서교육실습을 교과 연계 도서관 활용수업 중심으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학교도서관 메인은 '도서관 활용수업'

교육실습 오리엔테이션에서 가장 많이 할애한 부분은 교과 연계 도서관 활용수업이다.

학교도서관의 다양한 역할 중에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에 대한 질문에는 사서교사 각각 모두 다르게 답할 것이다.

본인은 학교도서관 역할(사서교사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건 정보활용교육, 그리고 그것은 교육과정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본교는 매 학기당 평균 다섯 과목 이상의 교과와 수업을 진행할 만큼 도서관 활용수업이 활성화된 학교이기 때문에 교과별 수업 사례가 많았고 학생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안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곧 세 명의 실습생들에게 각각 함께 수업을 진행해야 할 교과(3학년 미술, 2학년 도덕, 3학년 과학)와 교사가 배정되었다.

도서관 활용수업이 성공하려면?

도서관 활용수업에서 가장 먼저 충족되어야 하는 조건은 무엇일까.

질 좋은 장서, 성능 좋은 컴퓨터, Wi-Fi 등등 환경적인 부분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수년 간 교과와 연계한 도서관 활용수업을 진행하면서 깨달은 사실은 교과교사와의 라포(rapport) 형성이야말로 가장 중요하면서도 제일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조건이라는 것이다.

실습생들은 하루 한 시간씩 교과교사들과 만남을 가졌다. 수업 단원을 정하고 교과교사와 사서교사의 역할과 평가 영역을 나눴다. 교과교사들은 이들의 수업방향 이끌어주고 지지해주는 멘토이자 동시에 동료가 되었다.

저작권 교육 영상 캡처.(사진=심하나 사서교사)
저작권 교육 영상 캡처.(사진=심하나 사서교사)

온라인으로 도서관 활용수업 진행하기..."생각보다 어렵지 않네"

함께 수업 할 동료교사도 만났고 수업 교과와 단원과 학습목표도 정해졌다. 이제 실습생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대체 이 상황에서 어떻게 수업을 해야 하나’였다.

그러나 지금에서야 고백하건데 코로나19여파는 생각하지 않았다. 내 요구는 ‘어떻게 되던 무조건 도서관 활용수업을 진행할 것’이었다.

도서관 활용수업의 공간이 도서관이 아닌 교실 혹은 온라인으로 확대되어야 하는 시점에서 실습생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눈 끝에 온라인 클래스에 탑재할 저작권 교육 동영상 제작 및 각 교과별 수업 영상을 제작하기로 했다.

아이들이 학교에 오지 않는 관계로 교실에서의 수업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3학년 아이들의 등교결정이 내려졌고 서양미술 감상하기 수업은 교실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 수업일시 및 주제

- 5.18.(월)~5.22.(금): 각 교과별 저작권 교육(온라인 클래스 탑재)

- 5.25.(월)~5.29.(금): 미술3(서양 미술 비평문 작성), 과학3(위치에너지 보고서 쓰기),

도덕2(도덕적 민감성과 상상력의 역할을 이해하고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미디어 탐색)

● 수업 예시 (미술3, 서양 미술 비평문 작성)

<1차시>

- 도입단계 : 선생님이 제시한 간단한 문장을 보고, 감상에 해당하는 문장인지, 비평에 해당하는 문장인지 생각해보면서 감상과 비평의 차이점을 생각한다.

- 전개단계 : 비평과 미술비평문, 펠드먼의 미술 비평 4단계를 이해한다. 펠드먼의 미술 비평 4단계가 적용된 미술비평문의 구조를 파악하고, 실제 예시문을 보면서 미술비평문에 포함되어야 할 요소를 알 수 있다.

- 정리단계 : 미술비평문 관련 빈칸문제를 통해 배운 내용을 정리한다.

<2차시>

- 도입단계 : 전 차시에서 배웠던 미술비평문에 포함되어야 하는 요소들을 떠올려본다. 또한, 의사소통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사례를 보면서 좋은 글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 전개단계 : 좋은 비평문을 쓰기 위한 유의사항을 이해하고, 참고한 정보의 출처를 올바른 방식으로 표기할 수 있다. 또한, 활동지를 보며 참고자료를 찾아 비평문을 작성해본다.

- 정리단계 : 비평문 쓰는 절차를 파악하고, 수행평가에 대한 안내를 받는다.


사서교사의 역할: 간단한 감상과 비평에 해당하는 문장을 제시하여 동기유발, 비평과 미술비평문, 미술비평문의 구조, 미술비평문 구성요소 교수, 미술비평문과 관련한 빈칸 채우기 문제 제시, 과제에 필요한 도서 제공 및 안내, 글쓰기 규칙 및 참고자료 쓰는 법 안내, 학생활동 피드백


과학 수업 촬영 중인 실습생.(사진=심하나 사서교사)
과학 수업 촬영 중인 실습생.(사진=심하나 사서교사)

교과연계 도서관 활용수업 세 가지만 기억하자

머지않아 후배 사서교사로 만날 실습생들에게 교과연계 도서관 활용수업에 있어 세 가지만 기억하도록 당부했다.

첫째는 사서교사는 교과수업시간, 도서관 활용수업 통해 아이들과 자주 만나야 한다.

둘째는 도서관 활용 수업을 통해 사서교사와 교과교사 모두 수업에 있어 자신의 역량을 크게 발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 셋째는 이 수업은 사서교사가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

도덕 교사와 수업 협의 중인 실습생.(사진=심하나 사서교사)
도덕 교사와 수업 협의 중인 실습생.(사진=심하나 사서교사)

사서교사는 교과수업의 '파트너이자 동반자'

충북만 하더라도 도내 학교 단 10%, 44개 학교에 사서교사가 배치되었다.

아직 사서교사를 만나지 못한 교과교사들이 태반이고 함께 근무를 하게 되더라도 사서교사의 교육적 역할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도 대다수다.

이 글을 읽는 교과교사들에게 당당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

지금 당신 옆에 있는 사서교사는 그 누구보다 수업에 대한 이해력이 높고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수업방법을 구안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거기다 새로운 교육환경에 빨리 적응 가능하다.

이런 사서교사들과 수업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건 어쩌면 당신에게 있어 큰 행운일 지도 모른다.

미술 교사와 미술 실습을 마친 실습생.(사진=심하나 교사)
미술 교사와 미술 실습을 마친 실습생.(사진=심하나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