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교육회의 교원양성체제 발전방향 모색 영남권 경청회

(위) 김도헌 진주교대 교수와 (아래 왼쪽부터) 김경민 경상대 사범대 일반사회교육과 학생 그리고 오경서 부산 신남초 교사.(사진=국가교육회의 유튜브 캡처)
(위) 김도헌 진주교대 교수와 (아래 왼쪽부터) 김경민 경상대 사범대 일반사회교육과 학생 그리고 오경서 부산 신남초 교사.(사진=국가교육회의 유튜브 캡처)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국가교육회의가 교사 효능감 낮은 것의 원인으로 양성교육을 지목하자 '원인진단은 틀렸고 해결 방안은 반만 맞았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학생들은 현장에서 활용되지 않는 교육과 실습 기간 부족을 꼽았다.

김도헌 진주교대 교수(교무처장)은 2일 국가교육회의가 개최한 교원양성체제 발전방향 모색 영남권 경청회에 발제로 나서 “국가교육회의의 발제문에서는 교대, 사대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국제적으로 뛰어난데 어떤 양성교육을 받았기에 현장에 나오면 효능감이 낮을까라며 그 원인을 양성교육에서 찾고 있다”며 “교원양성체제 개편의 본질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류방란 국가교육회의 전문위원은 앞선 발제에서 “우리나라 교대 사대에 입학하는 학생은 국제적으로 비교해 뛰어난 학업 성취를 거둔 학생들이다. 그러나 현직 교사들이 교육활동을 하며 느끼는 효능감은 낮은 편”이라는 OECD 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이어 “현직 교사의 효능감은 양성교육을 통해서만 얻는 것은 아니며 교직 역량의 전문성 수준으로 등치시킬 수 있는 것도 아닐 것”이라면서도 “국제 비교 결과를 교원 양성과 무관하다고 외면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비판 이유를 현장 적합성 부족에서 찾았다.

류방란 전문위원은 “학교 현장에 임용된 교사들이 다양해진 학습자를 만나며 겪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좌절 문제에 대한 비판은 오래 전부터 제기되어 왔다”며 “제기된 비판은 현장 적합성 부족으로 집약된다. 대안은 주로 실습 기간 확대가 제시되었다”고 밝혔다.

김도헌 교수는 류 전문위원의 효능감에 대한 해석에 깊은 유감을 표했다.

김 교수는 “현재 양성교육은 현장 적합성이 부족하고 그래서 실습기간을 학기제 형태로 확대해야 한다고 한다”며 “진단은 틀렸고 해결방안을 반만 맞았다”고 응수했다.

그는 의대생을 예로 들며 “높은 수준의 현장 적합성을 갖추기 위해 오랜 기간 인턴생활을 견디는 이유는 의사가 되겠다는 희망이 현실이 될 것이라는 믿음과 확신이 있기 때문”이라며 “힘든 인턴생활 후에도 정식 의사가 되기 위해 수백 대 일의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면 오랜 기간의 수련 생활을 버텨낼 의욕과 동기가 유지될 수 있겠냐”고 되물었다.

즉 양성체제의 현장 적합성 교육 문제에 앞서 수급 구조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

이어 “수급구조의 정상화 없는 양성교육의 현장적합성 강화와 실효성 있는 교육실습 확대가 가능할 것 같냐”며 “수백 대 일 경쟁의 임용시험을 봐야 하고 또 경쟁률에 질려 이미 교사되기를 포기한 학생들에게 교육실습을 한 학기로 확대한다는 것의 실효성에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문제해결의 출발은 양성교육 탓이 아닌 수급구조를 바로 잡는 것부터”라며 “그 토대 위에 현장적합성 강화, 실습제 확대와 같은 양성 교육의 질 개선도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학생들은 학교 현장 적응 기회를 많이 주는 게 현직 교사의 효능감을 높이고 학교 적합성 높은 교사를 양성할 수 있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김경민 경상대 사범대 일반사회교육과 학생은 “교사들 효능감이 낮은 것은 사대와 교대 과정을 통해 양성된 교사가 현장에 나가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증거”라며 “교원양성체제에서 현장 적응력을 높이도록 도와주는 교직 실습 비중이 지나치게 낮다”고 지적했다.

김경민 학생은 “교생실습 기간을 늘림으로써 학교의 시스템이나 돌아가는 현황에 대해 경험을 쌓을 수 있게 국가가 지원하는 방법이 있다”며 “기간은 6달~1년 정도로 둬 예비교사가 현장에 대한 이해와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추진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 “의사의 인턴, 레지던트 과정처럼 임용고사 합격 교원을 대상으로 현장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간을 따로 주는 것도 좋은 시스템”이라며 “4년제 과정을 6년제 과정으로 바꿔 교사의 능력을 키우는 시간을 늘리는 체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오경서 부산 신남초 교사는 “임용시험에 합격하자마자 바로 학교 현장에 투입되었다”며 “교사의 자리에 서 있었지만 배운 내용을 그대로 교육 현장에 적용하기엔 교대 신입생 시절과 다를 바가 없었다”고 초임 시설 이야기를 꺼냈다.

오 교사는 “아는 것이라곤 실제 현장과는 동떨어진 임용고사 합격을 위해 달달 외웠던 교육과정 총론과 수많은 학자의 이론 뿐이었다"며 “발령 첫 해에 교직에 필요한 모든 것을 처음부터 배우는 느낌이었다. 교대는 왜 다녔는지 모르겠을 정도로 전문성을 기를 수 있는 곳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또 “5년 이하 교직 경력을 지닌 교사 약 60명에게 교대 재학 시절 들었던 강의 중 학교 현장에 가장 도움이 된 것은 무엇이었냐는 질문을 해 보니 실습, 수업 실연 강의, 예체능 강의 순으로 나왔다”며 “이 강의의 공통점은 실제로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것을 배울 수 있고 교대생들이 수업의 주체가 되어 고민해보고 적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외의 대답은 없음과 기억 안 남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며 “개개인이 느끼는 고충으로만 여길 것이 아니라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오경서 교사는 “현장 적용 가능한 내용에 대한 강의 확대, 생활지도 전문성을 기르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특히 교대와 초등학교의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져 실제 학교 실태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