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 2021학년도 대학입학을 위한 수학능력시험을 대비하여 마지막으로 평가원 주관 수능 모의고사를 치르는 고3 학생들은 어떤 심정일까? 한 마디로 불안하기만 하다.

아침에 등교하는 그들의 표정은 엄숙함을 넘어 차라리 전투에 임하는 장병들처럼 비장하고 결연한 의지를 보이기도 하였다. 

이는 등교 수업이 제한되고 다수 인원이 모이는 행사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인해 학교에서의 다양한 경험이 취소되거나 약식으로 이루어짐에 따라 경험의 축적이 다소 부실해서 결과적으로 자신감을 획득하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기 때문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2020학년도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출발부터 장기간 휴업과 온라인 수업으로 예년에 비해 한참 늦게 개학을 한 상태였다. 그러니 출발부터 불안하기만 했다. 

4월 9일 이후로 방역의 일환으로 고등학교는 학생 정원의 2/3 등교 지침을 따라왔다. 하지만 고3 학생들은 대학입시의 특수성으로 인해 고정적으로 매일 등교를 한 까닭에 그나마 학교생활 적응에는 타 학년에 비해서 안정적이었다. 

하지만 수험생은 역시 수험생이다. 매사를 받아들이는 감정이 민감할 수밖에 없어 작은 교육활동 하나에도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그런 이유로 예년에 없던 심리적 부담을 추가로 안고 학습을 해온 고3 학생들은 이제 마지막 수능 모의고사에 임하는 자세가 차라리 측은(惻隱)하기까지 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초‧중‧고 12년 공부의 결정판인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어쩌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수도 있는 비중 있는 시험이다.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보아 우리의 수능시험처럼 국가적인 절대적 관심을 가지고 운영하며 또 학부모의 지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시험이 있을까? 

물론 국가마다 우리와 비슷한 대학입학시험이 있다고 해도 일정 시간대에 국가의 모든 항공기의 운항이 올 스톱되며 시험을 치르는 국가는 없을 것으로 본다. 

평가원은 오늘 전국 2099개 고등학교(교육청 포함)와 428개 지정학원에서 2021학년도 수능 9월 모의평가를 일제히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모의평가는 수능 출제 기관인 평가원이 6월에 이어 두 번째이자 12월 3일 수능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시행하는 공식 시험이었다. 수험생에게는 마지막으로 문항 수준과 수능 유형에 적응할 기회가 될 수 있었다. 

잠시 학교에서의 수능 모의평가 모습으로 돌아가 보자.

평상시 학교 등교 시간(8시 40분)보다 일찍(8시 10분) 입실한 학생들은 이른 아침부터 근무하는 방역 도우미들의 안내를 받아 발열 체크를 하고 손 소독을 함으로써 교실에 입실하도록 기본 방역 지침을 준수하였다. 교실에서는 거리두기에 따른 책상 배치에 따라 자신의 책상에서 책이나 정리한 노트를 펴놓고 몰입해서 학습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평소엔 스마트폰을 보며 무언가 탐색하던 학생들이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은 채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기에 이를 관찰하는 필자도 한층 긴장이 되었다. 

복도에서 마주친 재학생들에게 “오늘 기분이 어때?”라고 묻자 이구동성으로 누가 시킨 듯 "…불안해요”라는 말이 공통적으로 가슴에 들어왔다. “그렇기도 하겠지...”라는 필자의 혼자 생각에 이어 “그래도 편안하게 시험 보거라. 시험 잘 봐~~”라는 위로의 말을 건네는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오늘 모의평가에는 평소에는 보이지 않는 얼굴들이 보였다. 다소 차별화된 복장이라 눈에 들어왔다. 그들은 졸업생들이었다. 10여명의 졸업생들이 아침부터 일찍 등교해 휴게실에서 거리를 유지한 채 책장을 넘기는 모습이 돋보였다. 

지난 1학기 모의수능에서는 한창 진행되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감히 응시할 엄두를 못냈는데 이젠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마지막 기회이기에 용기를 내어 응시했다는 것이었다.

학원에도 갈 수 없어 등록 기회를 놓치자 혼자서 공부를 해왔다는 몇몇 졸업생들의 눈빛에서도 분명히 불안한 모습은 공통의 요소였다. 

실제로 필자가 “지금 마음이 어때?”라고 묻자 역시 “… 불안해요 …”라는 응답이 돌아왔다. 

마치 영화의 대사처럼 재학생, 졸업생 공히 말을 맞춘 연출처럼 보였다. 역시 심리상태는 같은 이유로 불안이 드러났다. 과연 이들이 오늘 시험을 어떻게 보았을지 궁금한 마음은 이 순간에도 필자에게 압도적인 궁금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각 시도교육감이 전체 협의회를 통해서 올해 수능시험을 예년에 비해 쉽게 출제해 달라고 요청을 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6월 모의 수능시험의 결과를 예시로 예년과 성적 분포상의 큰 차이가 없어 차별을 두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예측컨대 올해 재학생의 수능성적은 예년에 비해서 중간그룹이 많이 사라져 이상 분포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학교에서의 중간, 기말고사 결과가 그런 결과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수능 문제의 난이도를 쉽게 출제하겠다고 대국민 약속은 할 수 없을 것이나 실제로 올해의 특수한 상황을 감안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짐작을 해 본다. 서울대를 비롯한 몇몇 대학에서도 수능 최저기준을 완화하여 발표를 하지 않았던가.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기간이지만 추가적으로 가능하다면 수험생에게 다소라도 안도하고 여유를 찾을 수 있도록 국가의 배려는 물론 대학에서도 수험생들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조치를 계획함으로써 올해 고3 학생들에게 정서적인 안정 속에서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따뜻한 배려와 정책의 실행을 기대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