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등 대부분 교육청 종전대로 개방 예정
"주차장 개방 불안" vs "학생 없으니 문제 없어"
[에듀인뉴스=한치원·지성배 기자] "올해 추석엔 고향에 가지 말라는 것이 정부 방침 아닙니까? 그럼 공공교육기간인 학교 주차장도 개방하지 않아야 하는 게 맞는 것 아닌가요?"
정부가 추석연휴 명절 대이동으로 인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올해는 고향에 가지 않도록 자제를 당부하고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등도 실시하지 않기로 한 가운데 공공기관인 학교 운동장 및 주차장 개방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대부분 시도에서 예년과 마친가지로 학교 운동장 및 주차장을 추석 연휴인 오는 30일부터 10월 4일까지 5일간 개방하기로 결정했다.
먼저 서울시교육청은 추석 연휴 기간 서울시민과 역(逆)귀성객의 주차 편의를 위해 학교 282개 주차장과 운동장을 무료 개방한다. 주차장만 개방하는 학교는 207개교, 운동장만 개방하는 학교는 35개교다. 40개 학교는 주차장과 운동장을 모두 개방한다.
자치구별로 관악구가 28개교로 가장 많다. 이어 강남구가 24개교, 구로구 20개교다. 송파구·성북구·서초구에서는 각각 17개교가 문을 연다. 또 노원구 16개교, 동작구 15개교에 더해 종로구·강북구·강서구가 각각 12개교씩 개방한다.
경기도교육청 역시 학교 등 의견을 수렴해 총 1375개 교육기관을 주차장으로 개방할 예정이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진행되는 상황이고 정부에서 이동 자제를 요청한 상태, 또 대규모 감염 우려가 있어 학교 관계자들이 소극적"이라며 "최종 개방 숫자는 더 적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시교육청은 교육청 등 교육기관 및 학교 주차장 198곳을, 울산시교육청은 학교(기관) 257곳 가운데 223곳에서 주차장을 개방한다. 경남교육청도 도내 공·사립 학교 등 672개 주차장을 무료 개방한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교사와 학부모들은 걱정스럽다는 반응이다. 반면 학생들이 없는 상황이라 문제될 것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울 관악구의 초등학생 자녀 2명을 둔 학부모는 "연휴기간에 학교 주차장을 개방하는 것이 불안한다"며 "연휴가 끝나면 학교에 바로 나가야 하는데 방역을 철저히 할지, 어떤 사람들이 드나들지 알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올해는 운동장이나 주차장 개방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우려했다.
대전의 한 고등학교 교장은 "귀향 자제가 정부 방침이 맞다면 학교 개방도 하지 않는 게 맞다"며 "인력도 부족해 연휴기간 관리자를 두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실제 경남교육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개방 학교의 주차장은 관리 인력 없이 운영되므로 이용자들은 긴급한 경우와 차량 보호를 위해 반드시 연락처를 남겨야 한다"고 알렸다.
경기의 한 고교 교사는 "추석 연휴 주민 편의를 위해 학교 공간을 주차장으로 개방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조심할 필요는 있다"면서도 "사실 학교에 학생들이 있다면 문제지만 없는 상황이라는 것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충북교육청은 추석연휴 학교 주차장을 개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충북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의 감염 예방에 만전을 기하기 위한 조치"라며 "직속기관·지역교육청 등 기관 주차장만 개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충북교육청은 2016년부터 주택가 주차난으로 고생하는 귀성객 편의를 위해 명절 때 관내 학교와 기관의 주차장(운동장)을 무료로 개방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