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의견 공존하는 교사노조연맹 산하 지역 노조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중앙본부와 다른 목소리를 내는 노조가 등장해 관심을 끈다. 한국교총, 전교조 등으로 대변된 교원 조직이 그간 중앙집권적으로 운영, 사안 별로 목소리를 통일해왔지만 분권형 교사노조를 지향하는 교사노동조합연맹의 경우 중앙과 지역 노조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와 주목된다.

대표적으로 최근 교육부가 2차 임용시험에 시도교육감의 권한을 확대하는 내용의 교육공무원 임용후보자 선정경쟁시험규칙 개정을 입법예고한 것을 두고 교사노조연맹은 반대하지 않는 것으로 내부 입장을 정리했지만 산하 전북교사노조와 대전교사노조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전북교사노조(위원장 정재석)는 “교육감의 교사 선발권이 확대되면 교육감 성향에 따라 평가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며 “시도교육청별로 2차 시험의 내용과 반영 비율 편차가 크면 임용고시를 준비하기 까다로워 현행 임용고시 체제를 유지하고 개정 법률안을 철회하라”고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대전교사노조(위원장 이윤경) 역시 “2차 시험 방법과 최종합격자 결정 기준 전권 위임은 현행 법령에 명시된 임용 방법, 절차, 기준을 무시한 처사로 위임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며 “공정성 담보할 수 없는 교원임용시험규칙 개정안의 즉각 철회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엄민용 교사노조연맹 대변인은 “내부 논의를 했지만 지역별로, 노조별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어 연맹은 입장을 표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했다”며 “지방직화 초석이라는 교총의 이유에는 동감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반대하지 않는 것으로 내부 입장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분권형은 교원 조직의 새바람인가?...“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조합원이 증거”


하나의 조직이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낯선 모습이다. 조직의 목소리에 균열이 생기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이로 인해 목소리의 힘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지적될 수도 있다.

그러나 김용서 교사노조연맹 위원장의 생각은 달랐다.

김 위원장은 <에듀인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각각의 단일 노조가 스스로 사업을 계획하고 재정도 독자적으로 운영하며 교섭 또한 스스로 진행한다”며 “지방자치분권시대에 맞는 형태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분권형 조직의 강점은 이슈에 대한 빠른 대응과 함께 지역별 현안에 대한 개별적이고 직접적인 목소리가 가능하다는 점이 꼽힌다.

기존 중앙집권형 조직의 한계로 지적되어 온 것이 교사노조연맹에는 강점으로 작용하는 것.

이 때문일까. 올 초 전국에 조합을 건설한 교사노조연맹은 3만명이 넘는 조합원을 확보하는 등 성장세가 가파르다.

엄민용 교사노조연맹 대변인은 “2030 세대의 많은 교원이 조합원으로 가입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며 “개별 사안에 대해 빠르게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하는 것 같다. 분권형 노조 형태가 교육자치에 부합한다는 시대적 요구를 잘 담아내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20년 넘게 교원 조직과 관련한 일을 해온 한 교육계 인사는 “교육 자치를 추구하는 시대인 만큼 좀 더 개별적이고 능동적인 조직 생활을 추구하는 게 현 시대의 모습으로 읽힌다”며 “기존 노조나 단체들도 시대 변화에 맞춰 조직 운용의 묘를 살리는 방안을 찾는 등 생존을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마련할 시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