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대전, 울산, 세종, 강원, 경북, 경남, 제주 등 8곳 실태도 정책연구도 없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회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코로나19발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4대 입법 과제 촉구의 의미가 담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0.06.09.(사진=사교육걱정없는세상)<br>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회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코로나19발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4대 입법 과제 촉구의 의미가 담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0.06.09.(사진=사교육걱정없는세상)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코로나19 원격수업으로 중위권 학생 감소 등 교육격차가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 많지만, 그 실태를 파악한 시도교육청은 부산교육청 1곳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5일 교육부 및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대상으로 ‘코로나19 교육격차의 실태를 파악하거나 정책연구한 현황 및 계획’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시도교육청 중에서 인천, 대전, 울산, 세종, 강원, 경북, 경남, 제주 등 8곳은 교육격차 실태 파악이나 정책연구가 없었다. 

(자료=이은주 의원실)

서울교육청과 전북교육청은 9월 25일 현재 실태조사나 정책연구가 없었다. 다만 정책연구를 추진을 위해 연구과제 확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대구, 광주, 경기, 충북교육청은 원격수업이나 코로나19 대처 또는 1학기 돌아보는 조사 등을 실시했다. 

대구는 코로나19 대응 교육활동에 대해 설문조사와 FGI를, 광주와 충북은 원격수업 질 제고 설문조사를 했다. 

경기는 교육연구원에 의뢰해 원격수업과 1학기 교육활동을 성찰하는 설문조사 및 FGI를 두 차례 추진, 각각 이슈페이퍼를 냈다. 

이들 조사는 현재를 진단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모색한다는 측면에서는 의미 있으나 교육격차 실태 파악은 없거나 부족했다.

충남교육청은 조사와 연구가 없었다. 하지만 9월 15일부터 25일까지 관내 14개 지역교육청별로 학습격차 해소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김지철 교육감이 참석해 의견을 듣고 함께 방향을 모색했다. 

전남교육청은 학교 현장으로 연락해 6월 수능 모의평가와 1학기 기말고사 경향을 살핀 결과 U자형 성적 분포를 보이는 학교들이 있다고 밝혔다. 중위권 학생이 감소하면 U자형을 띈다.


부산 교사 설문조사 "중간고사 쉽게 냈지만 하위권 성적 더 하락"....일반고 24교 표집 19/20 수학·영어 성적 수집, 부산대 분석 중 


부산교육청은 두 가지를 진행했다. 먼저 1학기 중간고사를 분석했다. 원격수업 후 등교해 진행된 중간고사에서 학교현장의 교원들이 체감하는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약식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중‧고등학교 교사 100명씩 200명을 대상으로 하였는데, 170여명이 응답했다. 

응답한 교사의 60.6%는 중간고사의 난이도가 예년보다 쉬웠다고 답했다. ‘조금 쉽게’는 52.4%, ‘많이 쉽게’는 8.2%였다. 1학기 중간고사를 쉽게 출제한 교사가 상당수였던 것이다. 원격수업에서 등교로 바뀌자마자 중간고사가 치러진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채점해보니 상위권 학생들은 예년과 다르지 않았다고 교사들은 인식했다. 56.2%의 교사들이 “예년과 별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다”고 표했다. 

하위권에 대해서는 성취수준이 약간 낮아지거나 많이 낮아졌다고 인식한 교사가 50.3%에 달했다. 상위권은 변화 적지만, 하위권은 성적 떨어졌다고 느낀 것이다. 

“원격수업 중심의 교육과정 운영이 학생들 간의 학력 격차에 어떤 영향을 미친 것으로 생각되십니까” 질문에는 68.2%의 교사들이 상, 하위권간 격차가 많이 또는 약간 벌어졌다고 답했다. 10명 중 7명은 원격수업으로 격차 심화되었다고 봤다. 

예년보다 쉽게 출제했는데, 결과는 벌어진 격차인 셈이다. 

부산시교육청은 학생들 성적을 비교 분석 중이다. 일반고 24교를 표집해 2019학년도와 2020학년도 수학 및 영어 성적을 수집, 부산대에 분석을 의뢰했다. 10월 말 완료 예정이다. 

이은주 의원은 “부산시교육청이야말로 적극행정이고 선진교육행정”이라며 “여러 목소리 있으면 실태 파악을 해야 한다. 그것이 좋은 정책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원격수업으로 교육격차가 실제로 커졌다면, 관심과 지원을 받아야 하는 많은 학생들이 피해 입었다는 뜻”이라며 “현장에 귀기울이면서 실태를 파악한 부산교육청 사례를 참고해 다른 교육당국도 여러모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교육부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에 의뢰해 원격교육 경험 및 인식을 분석했다. 학습격차가 커졌는지 줄었는지 묻는 내용도 있으며, 최근 보고서가 나왔다. 교사 79%가 격차 커졌다고 답했으나 이 역시 인식조사라는 제한점이 있다. 보고서는 “실제적인 학습 격차 발생 여부에 대해 학업성취도 평가 등 객관적 데이터를 통해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