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①유·초·중학교 학제, '6-6제도' 허용하자
[창간기획] ①유·초·중학교 학제, '6-6제도' 허용하자
  •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 승인 2020.10.0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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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후조의 우리 교육 더 낫게 만들기] 교육기본제도의 불일치 해소①

[에듀인뉴스] 교육은 희망이고 꿈을 키우는 일이다. 그럼에도 언제부터인가 교육은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온갖 교육 혁신안이 등장했음에도 학교교육에 대한 만족도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 학생, 학부모, 교원, 교육학자, 기업인, 일반인, 실업자 등 각자 처지에 따라 교육문제를 보는 눈이 다르다. <에듀인뉴스>는 창간 5주년 기획으로 학교와 같은 교육기관에서 교수자와 학습자가 만나 무엇을 주고받는가를 탐구하고, 국가의 거시적 교육 정책과 제도, 학교의 미시적 교실 수업을 아울러 들여다 볼 수 있는 위치에 있는 홍후조 교수(교육과정학자)의 입을 빌어 ▲교육 기본제도 ▲교원 양성과 운용 ▲이공계 인력 양성 ▲교과서 문제 ▲진학계 고교 문제 ▲온라인 수업 ▲국민형성교육 등 분야 별로 문제의식(배경), 현황과 문제점, 원인과 이유, 개선 방향(가치 추구), 구체적 방안, 후속지원책 등으로 나누어 살펴볼 계획이다.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문제의 제기 "학제-양성-교육과정 불일치"


[에듀인뉴스] 초중등교육법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학교의 기본제도는 초등 6년, 중학 3년, 고교 3년의 6-3-3제다. 이에 대응하는 교사의 양성과 운용은 초등-중등 교사 6-6제다. 이에 비해 교육과정제는 공통과 선택이 9-3제다.

교육의 핵심은 교사와 학생, 그들간 상호작용으로서 교육과정의 3자다. 그런데 학생수용의 학제는 6-3-3이고, 교사 양성 운용은 6-6제이고, 교육과정제는 9-3제라면 이들 간 부정합(mismatching)이 교육현장에서 어떤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까?

우리나라 초중등교육은 이처럼 기본제도가 서로 맞지 않은 채로 운영되어왔다. 이런 부정합 상태는 아주 오래되었기 때문에 별 거부감이 없고 심지어 자연스러워 그 문제를 알아채는 이도 드물고 그래서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이도 극소수다.

학생 수가 늘어나거나 일정 정도 유지될 때에는 이런 부정합 상태도 큰 문제가 없어 보이나, 출생아수가 줄어들고 학생 수가 급감할 때에는 지역에 따라 공동화현상이 일어나서 학교를 통폐합하거나 폐교할 위기에 처하여 마을과 지역공동체도 위기에 처하게 된다.

학생 수가 적은 지역이어서 모든 학년이 한 개 학급이거나 복수 학년을 합쳐서 복식학급을 운영하려고 했을 때, 학생이나 교사들이 학교급간을 넘나들이해 서로 협조해서 수업할 수도, 교사들끼리 서로 흔쾌히 도와줄 수도 없는 교사자격제다. 중등 교사자격으로 초등학생을 교육하는 것은 불법이 된다.

6-3-3 학제는 학생들이 해당 학교에 재학하는 기간이다. 즉 유사한 연령대 학생들을 수용하는 방식이 곧 학제이다.

학생을 수용하는 것은 인근 지역에 해당 연령대 학생이 적절하면 문제가 없겠지만, 학생이 지나치게 많거나 적으면 이들을 나누거나 묶어야 교육이 제대로 되겠다.

특히 최근 통폐합 대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과소규모학교에서는 제대로 된 단체 활동을 하기 어렵다.

공교육은 기본적으로 집단적 협동적 활동이 우선인데, 학교가 운동회, 학예회, 축구, 밴드, 연극 등의 활동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작다면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캐나다, 미국, 러시아, 호주, 브라질 등 국토면적이 넓은 나라들은 원격교육만 아니라 학생 수용의 학제를 다양하게 두고 탄력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그 기준은 교육과정이고 학교급을 넘나들어 할 수 있는 교원자격제의 융통성이다.

교육과정기준이 기초, 기본, 진로 과정으로 뚜렷하게 서 있으면 학생 수용은 융통성 있게 아래 위 학년들을 함께 묶거나 나눌 수도 있다.

이처럼 학제는 학생 수용 문제다. 그래서 외국에서는 초중등학교 12년간을 6-3-3제만 두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 따라 10-2, 9-3, 8-4, 6-6, 5-5-2, 4-5-3 등등 다양하게 둔다.

다양한 학제가 무엇이 문제될까? 같은 학년에 같은 교육과정이면 전·입학에 하등 문제될 것이 없다. 우리는 그러면 안 되는가? 그래야 하지 않을까?

현재 우리나라의 초등 6년과 중학 3년은 의무교육이고 무상교육이다. 이제 고교 3년도 무상교육이 되어가고 있다. 중요도나 긴급성의 순서로 보면 취학전 유아교육의 무상이 더욱 필요하다. 젊은 맞벌이 부부의 자녀들은 온종일 돌봄이 필요하다.

필자라면 유아교육 3년을 무상화 하고 더 나아가 의무 교육화 하는 데 먼저 힘쓰겠다.

유아교육 3년은 일생 중 가장 적은 비용으로 일생에 가장 지속적인 영향을 주는 최소비용 최대효과를 거두는 지점이다. ‘내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는 말처럼!

우리나라의 섬과 같은 벽오지, 농산어촌 혹은 도심에는 학생 수가 매우 적고 자꾸 줄어들고 있다. 특히 전남북, 경남북, 강원 등은 형편이 더욱 딱하다.

전국 학교들 중에 전교생이 100명 이하인 학교(분교장 포함)가 2020년 현재 초등학교는 6290개 중 2026개교, 중학교는 3228개교 중 729개교, 고교는 2356개교 중 139개교나 된다.

이들 학교는 이웃학교와 통폐합되어야 꾸려갈 수 있다. 작은 학교는 아름답기는 하지만 쓸쓸하고 서글프기도 하다.

이런 학교 간 통폐합은 동급학교끼리는 상대적으로 쉬우나 다른 학교급인 아래위 학교들을 통폐합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동창회, 학부모들도 반대하지만 무엇보다 학교장이나 교감 자리가 줄어들어 선출직 교육감의 인사권이 줄어들고, 교단교사들의 승진기회가 줄어드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이는 교단교사의 직급다층화 등을 통해 승진욕구를 해소해주고 예우를 해주는 일과도 관련된다. 아무튼 지역 내 학교 간 통폐합을 어렵게 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행 법규이고 관행이다.


대안의 모색 "취학전 3년+초등 저학년 3년/ 초등 고학년 3년+중등 3년으로 구분하자"


이글은 이급학교 간 통폐합, 통합운영을 잘하면 더 나은 교육의 길을 열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국토는 도로가 거미줄처럼 엮여 있다. 대중교통도 좋아 ‘육지로 연결된 학교’는 과소규모학교로 빈약한 교육을 실시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섬 지역을 제외하면 육지로 연결된 학교들은 과감하게 통폐합해서 학생들에게 적절한 교육기회를 보장하고 교육의 질을 향상시켜주어야 할 것이다.

하나의 대안은 공교육의 필요성이 높아지는 취학 전 3년과 초등 저학년 3년은 6년으로 묶어서 작은 마을(유-초)학교로 유지해야 한다.

아동이 어리므로 아장아장 걷거나 차량으로 이동해도 짧은 통학거리가 되도록 배려해주어야 한다.

마을학교는 기초를 배우는 곳이므로 아무리 작아도 유지해야 한다.

유-초 저학년 6년제 기초학교, 마을학교는 지역공동체의 유지를 위해서라도 아무리 작아도 유지할 필요가 있다.

또 교육기회의 균등을 위해서라도 오늘날 작은 학교, 작은 유치원처럼 통폐합 대상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읍면지역이나 도심지역의 폐교를 다시 기초학교나 마을학교로 열어야 한다.

이들 학교는 운동시설을 비롯하여 모든 시설과 설비를 아동 발달에 맞추어 현재 초등학교보다 더 작아도 좋을 것이다. 담임연임을 하면 책임지도가 되어 ‘까막눈’도 없어질 것이다.

다음 대안으로 6년제 마을학교의 상위학교로 초등 고학년 3년과 중학 3년을 묶어 6년제 기본학교를 만들어 운영하는 것이다. 이런 기본학교는 1면 1교 정도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

이 시기 학생들은 도보, 자전거, 버스, 택시, 자가용 등에 의한 통학이 가능하므로 같이 묶어도 된다.

또한 이 시기 공부는 개념학습을 시작하는 시기이고, 학생의 정체성 확립의 시기이므로 한울타리에 두어 사춘기 학생의 돌봄을 잘 해야 하는 시기이다. 최소 3년간의 담임연임은 이 학교에서도 학생지도에 좋다.

얼마 전 모지역에서 3개 소규모 중학교를 합쳐서, 기존 세 학교 중 한 곳을 개축하여 통폐합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터에 560여 억 원을 들여 중학교를 신축하였는데, 3개 중학교를 합쳐도 전교생은 54명이었다.

이 학교는 내년에는 40명대, 그 다음해는 30명대로 줄어들어서 개교 후 또 폐교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런 낭비를 없애는 길은 초등 고학년 3개 학년을 중학교 3개 학년에 합쳐 6년제 기본학교로 만드는 것이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대안의 실천 "법 개정으로 '6년제 유초 학교'와 '6년제 초중 학교' 설립 기반 만들어야"


초등 고학년 3년과 중학 3년을 합쳐 6년제 기본(초-중)학교가 되면, 현재처럼 고립된 3년제 중학교가 과소규모학교로 지정되어 통폐합되는 위험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생각해보면 중학교가 학년당 1개 학급의 단설학교로서 총3학급밖에 안되면 주당 수업시수가 3시간 미만인 중학교 교과목의 교사들은 먼 곳의 이웃학교로 순회교사를 나서야 한다. 매우 피곤한 일이다.

6년제 기본(초-중)학교가 되면 수업시수가 적은 중학교 미술, 음악, 기술 교사가, 주당 수업시수가 28시간이나 되는 초등학교 고학년 담임교사들을 도와 교과전담교사로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이렇게 하면 학생들의 교육기회의 균등과 질적 향상을 낳고 협력의 학교공동체, 교원공동체를 낳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를 교육부나 국회에서는 법으로 뒷받침해주어야 한다. 법 개정은 안하고 협동적으로 통합 운영하라고 권고만 하면 현장은 근본적으로 잘 안 돌아간다.

법 개정으로 뒷받침해주면 읍면 단위에서 6년제 유초 기초(마을)학교 1-2개와 6년제 초중 기본학교 1개는 너끈히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지역에 따라 학생 수가 적어서 마을의 기초학교와 기본학교를 합쳐서 유초중학교 12년제로 한 학교 안에 둘 수도 있다.

이 경우 교육과정기준이 뚜렷하면 큰 문제가 없고, 나아가 교원양성이나 운용에서 학년군간 혹은 학교급간 넘나들이가 가능하도록 해두면 교육적 효과는 증배될 것이다.

우리는 1990년대까지는 교육의 기회를 확충하기 위하여 학교를 신설하고 증설하는데 애써 왔고, 도시화, 산업화로 농산어촌이나 도심의 학생인구가 줄어듦에 따라 학교를 통폐합하거나 학교급간 협동 운영하도록 조치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도시 아파트단지를 따라 학교를 신축하고 개교하지만 집값이 비싸 학령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입주하기가 쉽지 않아 개교를 하면서 얼마 못가 통폐합해야 하는 학교도 있다.

근본적으로 학제나 교사자격제 등을 이대로 두게 되면 소기의 교육기회를 보장할 수도, 교육의 질적 향상도 꾀하기 어렵다.

관련 법규부터 개정하여 복수의 학제가 가능하도록 학제나 교사자격제 등을 손질해야 할 것이다. 학생과 교사가 만나 상호작용하는 교육과정 등 교육의 기본제도가 서로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 교육적 낭비도 막고 교육의 성과도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 홍후조, 민부자(2012), “의무교육에서 학교 교원 교육과정 제도간 불일치의 문제와 과제,” 교육정치학연구, 19(1), 211-235.


◆ 글 싣는 순서

Ⅰ. 교육의 기본제도 1. 어긋남으로써 빚어진 문제들/ 2. 학제(학생수용)/ 3. 학교급 나누기/ 4. 교육과정 /5. 출생률 제고와 주택 문제/ 6. 소규모 학교 통폐합 문제 

Ⅱ. 교원 양성과 운용 1. 전공 교육과정, 자격과 2중 전공/ 2. 교단교사 직급다층화/ 3. 교감발탁제, 교장 발탁제/ 4. 교육감 직선제, 중단위 교육행정기관

Ⅲ. 이공계 인력 양성 1. 수학, 과학, 기술공학 분야의 특징/ 2. 교원의 문이과 배분, 교대, 사대(사/과)/ 3. 첨단과학기술을 제 때에 가르치는 미래pilot학교/ 4. 수포자 구제문제/ 5. 국민기초학력과 충실화/ 6. 절대평가와 IB DP교사들의 시험 출제와 채점 능력

Ⅳ. 교과서 문제 1. 교과서가 필요없는 교과에서 예산 낭비/ 2. 판수를 거듭하는 교과서, 한국근현대사 교과서/ 3. 성교육교재와 발달 추동/ 4. 한국판 탈무드 개발 보급 

Ⅴ. 진학계 고교 문제 1. 자사고와 특목고(집값 폭등)/ 2. 평준화와 비평준화/ 3. 국영수 편중과 진로별 교육과정/ 4. 교육기회 제공에서 학교간 역할분담

Ⅵ. 온라인 수업 1. 온-오프간의 분리와 협력(교육과정 조정)/ 2. 온라인 교육전용기기 개발 보급/ 3. 온라인 수업에서 효과 제고(중위층 몰락 대책, 수업시간 조정)

Ⅶ. 국민형성교육 1. 헌법을 제대로 가르치기/ 2. 한국근현대사 재인식/ 3. 국제관계와 국제정세 알기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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