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 의원 "국민 위한 교육행정 용어로 바꿔 써야" 촉구
서울시교육청 "우리말 사용 모범 공공기관으로 거듭나겠다"

(자료=조경태 의원실)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K-MOOC, NEIS, 블렌디드 러닝, K-에듀테크, LMS, LINC+, BRIDGE+, Wee프로젝트, 매치業...

올해로 한글 반포 제574주년인 10월 9일 한글날을 앞두고, 미래 세대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육부가 영어를 비롯한 암호같은 용어를 남발하는 등 한글파괴 행위에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부산사하을)이 8일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교육부가 현재 시행하고 있는 제도와 사업들 중에는 영어와 정체불명의 합성어를 조합해 일반인들이 그 뜻을 쉽게 알 수 없는 용어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글 대신 영어를 사용하고 있는 예를 들면,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를 뜻하는 ‘K-MOOC’, 교육행정 정보시스템을 뜻하는 ‘NEIS’, 온·오프라인 혼합교육을 뜻하는 ‘블렌디드 러닝’ 등이 있다.

2개의 영어를 합성하거나 서로 다른 언어를 합성한 경우도 있다.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를 합성한 ‘K-에듀테크’, 우리(We)와 교육(Education)을 합성한 ‘Wee프로젝트’, 산업-교육간 직무교육 프로그램을 뜻하는 ‘매치業’ 등이 그것이다.

교육부뿐만이 아니다. 시도교육청 역시 언택트, 블렌디드 러닝, 웨비나, 블렌디드 러닝 꿀팁 ‘앙코르’ 라이브 등 유행처럼 정체 불명 외국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에 지난 7일 서울시교육청은 우리말의 중요성을 되새기고, 교육청이 사용하는 용어의 문제점을 파악하고자 ‘바르고 쉬운 행정용어 연구회’를 운영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연구회 종합결과보고서를 바탕으로 관련 제도를 하나씩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또 교육청에서 사용해 온 교육 관련 외국어 표현들과 최근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교육 전문 용어로서의 외국어들에 대한 적절한 순화어를 빠른 시일안에 마련할 계획이다.

우선 최근 코로나19 이후 유행처럼 사용되고 있는 외국어 중에 대표적인 단어 6가지를 선정해 우리말로 순화해 나갈 방침이다. 

(자료=서울시교육청)

▲언택트→비대면 ▲온택트→영상 대면·화상 대면 ▲블렌디드 러닝→온오프 연계 교육·온오프라인 연계 교육 ▲팬데믹→(감염병)세계적 유행 △위드 코로나 시대→코로나 일상 ▲웨비나→화상 토론회 등으로 순화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그동안 무심코 써왔던 표현들에 대해 반성하게 됐다”며 “초·중등 국어 교육을 이끄는 교육청은 시민이 쉽게 이해하는 행정용어를 써야 할 책임과 학생에게 올바른 표현을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조경태 의원은 “교육정책의 최대 수혜 대상자는 초중고 학생들을 비롯한 보호자 및 일반인들인데도, 교육부는 자기들끼리만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쓰고 있다”며 “한글로 쓸 수 있는 것은 당연히 한글로 써야 하고, 마땅히 대체할 만한 단어가 없는 경우라도 최대한 알기 쉬운 한글로 먼저 쓴 뒤에 괄호로 영어 등을 기재하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들 교육에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는 교육부는 한글파괴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이념을 마음 깊이 되새겨 용어 정비에 즉시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