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공간혁신 추진 '미래교육추진팀', 지원기관 직원과 업무 위해 프로그램 함께 사용
자문위원 명단, 사업 사전기획안 등 내부 문서 공유되는데...내부 문건 공유 없다고?
전문가 "망 분리는 정보유출 방지 위한 것"...지원기관 인사가 기획안 '셀프 자문' 의혹까지

교육부 미래교육추진팀 리더진은 지난 3월18일부터 사기업 업무 프로그램을 활용해 업무를 진행할 것을 알렸다.
교육부 미래교육추진팀 리더진은 지난 3월18일부터 사기업 업무 프로그램을 활용해 업무를 진행할 것을 알렸다.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그린스마트스쿨을 추진하는 교육부 미래교육추진팀이 업무 추진에 외국계 사기업 M사의 A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A 프로그램 사용자 중에는 사업 관련 외부 지원기관 직원도 포함돼 있어 교육부 내부 문서 유출 우려는 물론 국가정보보안 지침 위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래교육추진팀은 학교공간혁신 사업을 진행했던 시설과 내 팀이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추진단으로 개편, 지난 9월 14일자로 만들어진 팀이다.

교육부 등 정부부처는 보안을 위해 자체 내부 인터넷 망을 통해 업무를 추진한다. 간단한 업무 지시 등은 카톡 등을 통하기도 하지만 기안 문서, 사업계획, 기획안 등 사업과 연관한 문서는 내부 망을 통해 내무 업무 시스템으로 공유한다.

<에듀인뉴스> 확인 결과 이는 ‘국가 정보보안 기본지침’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모든 공공기관은 망 분리를 의무화하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 내부 인터넷 망을 쓰는 이유, 카톡 사용 자체가 허용되지 않는 것도 이 같은 지침 때문이다.

그러나 그린스마트스쿨 사업을 추진하는 교육부 미래교육추진팀은 개인 핸드폰 핫스팟을 통해 M사 A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또 프로그램 내에 학교공간혁신 사업 추진 관련 준비 문서를 공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정보보안 지침 위반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A 프로그램은 ‘어디서든 공동 작업’을 모토로 하는 협업 솔루션으로 각종 파일을 공유 및 편집할 수 있다. 화상 회의 진행시에는 회의 전체 녹화도 가능하다.

교육계 관계자는 “외부망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의 정보 외부 유출을 우려한 조치”라며 “문제는 인터넷망에서 특정 기업 프로그램으로 정부 정책 관련 정보가 공유되고 활용되었다는 것은 현행 국가정보보안 지침의 ‘망 분리 정책’과 상반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프로그램 사용 경위에 대해서는 팀내 관계자 의견이 엇갈렸다. 김모 연구사 지시로 사용하게 됐다는 증언이 있는 반면 내부 회의를 통해 사용을 결정했다는 말도 나왔기 때문이다. 

김모 연구사는 장관 정책보좌관 명함을 최근까지 사용했으며 장관 관사에 거주, A 프로그램 기업 간부 등과 1박을 한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사업 추진을 지휘하는 정책보좌관실 김모 연구사는 “클라우드를 쓰는 게 왜 문제가 되냐”며 “자신이 네이버, 다음 등 선택해서 쓸 수 있는 데 왜 질문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항변했다.

또 “클라우드는 교육부가 쓰는 게 아니고 지원기관이 쓴다. 지원기관이 빠른 의사소통 등을 위해 채널을 만들었고 초대해서 쓰게 됐다”고 말했다. 이는 ‘국가 정보보안 기본지침’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발언이다.

추진팀 C씨는 “3월 초에 갑자기 지원기관과의 협업을 위해 A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며 “지원기관에서 계정을 사서 나눠줬고 함께 태블릿을 제공 받아 사용하는 직원들도 있다”고 밝혔다.

C씨는 “위에서 A 프로그램을 사용하라고 하니 어쩔 수 없이 개인 핸드폰 핫스팟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며 “외부망 사용이 금지된 교육부에서 아무렇지 않게 이용하는 것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말했다.

D씨는 “공간 혁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추진 주체들이 먼저 사용해보는 게 어떻냐는 의견이 오간 것으로 안다”며 “업무 효율화 등을 위해 A 프로그램 사용에 대한 내부 회의 결과에 따라 사업 추진 지원기관과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 미래교육추진팀과 외부 지원기관 직원들이 함께 사용하는 A 프로그램에는 업무 관련 자료들이 업로드 되고 있다.
교육부 미래교육추진팀과 외부 지원기관 직원들이 함께 사용하는 A 프로그램에는 업무 관련 자료들이 업로드 되고 있다.

A 프로그램에 내부 문건 한 건도 공유하지 않았다는 ‘거짓말’...내부 평가회 자료, 관련 자료심사 자문위원 명단도


김모 연구사는 A 프로그램을 사용하면서도 “교육부 내부 문서는 한 건도 올라간 것이 없다”고 설명했으나 실제로는 사업 추진 관련 문서가 공유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원기관 계획안에 대한 내부 평가회 자료, 관련 자료심사 자문위원 등 명단도 올라가 있어 사업 심사가 제대로 되는지 조차 의심되는 상황이다.

C씨는 “3월부터 학교공간혁신 사업 관련 많은 문서가 A 프로그램으로 공유되고 있다”며 “시도교육청의 사전기획을 심의하는 사전기획 자문명단도 있다. 외부 유출 시 어떻게 활용할지 감을 잡기조차 어렵다”고 우려했다.

그의 우려대로 외부 지원기관 임원은 사전기획 건축분야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어 자신을 자신이 자문하는 촌극도 벌어지고 있다.

해당 전문지원기관은 2019년 학교단위 공간혁신 사전기획 위탁 사업을 57개교 가운데 23개교를 받아 진행했다.

한편 <에듀인뉴스>는 교육부에 관련 의혹에 대해 해명을 요청했으나 교육부는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