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부터) 더불어민주당 이탄희·강득구, 국민의힘 김병욱·정경희 의원.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탄희·강득구 의원, 국민의힘 김병욱·정경희 의원.

[에듀인뉴스=지성배·한치원 기자] 2020년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가 지난 26일까지 20일간의 일정을 마감했다.

국정감사가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총 15명의 위원 중 초선이 무려 10명에 달하고 교육과 직접 관련이 적은 위원들이 포진해 국정감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이었다. 또 집권 여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아 한쪽으로 쏠리는 것 아니냐는 걱정 섞인 시선도 존재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탓에 한 회의장에 50명 이상 집합할 수 없어 증인도 줄었고 현장 시찰도 최소화 됐다. 증인이 줄어든 만큼 여야 의원 한명 한명의 질의시간은 더 소중해졌고 주목을 끌 기회도 늘었다.

<에듀인뉴스>는 21대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를 마감하며 국회 교육위원회 및 교육계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 21대 국회 교육위원회 첫 국정감사 베스트 의원 4명(여야 각 2명)을 선정했다.

이탄희 의원
이탄희 의원

◆이탄희 더불어민주당(경기 용인시정) 의원 "날카롭게 때론 부드럽게" 


이탄희 의원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교원 비중이 줄지 않고 있으며 특히 성범죄 교원 2명 중 1명 꼴로 다시 교단으로 돌아갔다고 지적, 법조계 출신 다운 날카로움을 뽐내며 국감을 시작했다.

또 국감 초반 가출 청소년들이 모여 생활하는 공동체 ‘가출팸’ 증가 현상을 꼬집으며 학교 밖 청소년 지원 강화를 강조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여기에 사학연금 교직원 외국 국적 자녀 무이자 학자금 대출, 사립대 학생 기숙사 비수도권 편중, 유학생 불법체류자 증가, 수의대 실험동물들, 경기도교육청 고1 대상 무상교육 조기 도입, 서울대 임대수입 증가, 병역특례 부모찬스 등 현안과 그동안 눈 밖에 있었던 문제들을 짚는 초선다운 신선함도 보여줬다.

국감 중 그의 백미는 N번방 등 디지털 성범죄자에 교원이 포함된 것과 관련해 문제 해결 의지와 집요함에서 나타났다.

특히 법조인 출신 답게 이 의원은 피감자를 대상으로 한 질의에서 강약 조절이 돋보였다.

학교폭력 피의자 분리 정책에 대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무성의한 답변에는 강도를 높여 압박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교원 비중이 법 통과 후에도 변화가 없는 모습을 지적할 때 유은혜 교육부장관과 자연스레 의견을 교환하는 모습이 대표적이었다.

이탄희 의원은 “교육위 국정감사를 통해 아동 성착취물 온상인 텔레그램 N번방과 박사방에 초중고교 교사가 연루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며 “스쿨미투 이후에도 여전히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원 성비위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에 제도개선을 요구한 것을 유의미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감 준비를 통해 발견한 문제 해결을 위해 ‘학급당 학생수 20명법’, ‘성범죄클린학교법’, ‘부모찬스방지법’ 등을 대표발의했다”며 “주요한 법안을 발의한 만큼 이제 법안을 신속히 통과시키고 이를 체계적으로 집행하는 것과 코로나19 이후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교육 격차 문제를 해소하는데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강득구 의원&nbsp;
강득구 의원&nbsp;

◆강득구 더불어민주당(경기 안양만안) 의원 "현장에 답이 있다. 구석구석 살폈다"


경기도의원과 경기도 연정부지사, 국회의원 보좌관 등 경력을 가진 강득구 의원은 의외로 유은혜 장관과 신경전을 벌이며 국감을 시작해 야당 의원 같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교육선진국은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이 우선 등교하는 데 고3을 전면 등교시킨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고 지적, 정부 정책이 현장과 학부모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다고 비판하는 등 국감 첫날부터 유은혜 장관과 날선 신경전을 벌이며 분위기를 달궜다.

강 의원은 국가교육회의 교원양성체제 숙의 참여자에 유아 및 특수교육 전공자 부재, 교육부 갑질 피해신고센터 유명무실화, 전문대학 예산 지원 홀대, 평생교육바우처사업 선정 부적합, 학폭대책심의위 위원 구성, 학교 스프링클러 설치 세부기준 미비, 사립유치원의 급식시설 기준 위반 등을 짚었다.

또 국립거점대 기회균형선발 비율, 연구실적 미제출 자에 대한 연구비 미환수, 공공의료 지역 격차 심화, 전국 단위 자사고 입학생 수도권 쏠림,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 개선, 국립대 교원 음주운전, 학교 입시설명회 사교육 강사 비율, 자유학기(년)제 만족도 분석, 교권보호위의 교육지원청 이관,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추진 방법, 임용대기자 마약범죄 연루 시 임용 제지, 부산시교육청의 전자칠판 교체 사업 등 미처 세기도 어려운 교육계 구석구석의 문제를 지적, 실재적인 것부터 국가의 정책적인 부분까지 내다보는 폭넓은 안목을 보였다.

특히 강 의원은 국감을 준비하며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을 앞세워 '2020년 국정감사 정책자료집 5종'을 발간, 교육계 사안들을 정리하고 일반인들과 공유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많은 의원이 마무리를 준비하던 26일 저녁 마지막 발언 기회를 얻어 국감 기간에 지적했지만 해소되지 않은 사안들에 대한 철저한 조치를 다시 당부, ‘열심’이라는 이미지를 심는 데 성공했다.

국감 초기에는 다소 빠른 말 속도와 선명하지 않은 발음으로 방송 시청자들이 원활하게 강 의원의 말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속도를 조절하고 발음을 정확히 하는 모습을 보여 주목을 받았다.

강득구 의원은 "교육약자에 대한 따뜻한 배려, 교육격차와 불평등의 적극적 해소, 교육 공공성과 공정성 강화, 기후위기 시대 생태교육과 미래교육으로의 전환이 이번 국감의 네 가지 기조였다"며 "교육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을 믿는다. 남은 의정활동 기간도 현장과 함께 교육주체들과 함께 이 기조를 정책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병욱 의원.
김병욱 의원.

◆김병욱 국민의힘(경북 포항남구울릉군) 의원 "정책엔 차분한 돌직구, 나경원 공세엔 대표 수비수로"  


보좌관 출신 김병욱 의원은 초선임에도 불구하고 국감을 준비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국정감사 내내 차분함을 유지했다. 특히 자신이 세 어린 자녀의 아버지임을 밝히며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일반 가정의 모습을 대변, 학부모에게 심적인 동질감을 사기도 했다.

김병욱 의원은 야당의 대표 공략 지점이라 할 수 있는 내부형B형 공모교장 문제를 짚으며 전교조 출신 비율이 높은 점을 들춰내 '코드 보은인사'라 평했다. 또 역사교과서에서 북한을 우호적으로 서술하는 문제에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했다.

특히 서울시교육청의 기초학력진단 평가에 ‘상돌팔이 평가’라며 돌직구를 날리고, 시도교육감협의회 사무국장 연봉 및 채용 과정 문제, 민주화운동 유공자 전형 입학생 등 현 교육계를 이끌어가는 세력에 대한 견제에 매진했다.

또 선거법 위반으로 확정 판결을 받은 곽노현 이사장의 징검다리교육공동체가 모의선거교육을 진행하는 것에 문제를 삼을 때는 이와 관련한 단체 출신인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이 발끈, 공식적으로 항의하는 모습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서울대 국감에서 나경원 전 의원 아들에 대한 여당 등의 공세에는 핵심 수비수 역할을 조근조근하게 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학자금 중복 지원 미반환금, 서울 학교 내 대안교실 운영률 저조, 예산 빨리 썼다고 학교에 48억 포상한 서울시교육청, 지방 국립대 자퇴생의 타 학교 진학, 학교내 도보보행로 구분, 서울과 경기도교육청의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광고비 10억 지출 건, 직위해제 중인 조국 교수 급여 지급, 서울대의 업무추진비 등산복 구입 2억3000만원 등 굵직한 문제를 짚었다.

김병욱 의원은 “교육위원회 국정감사를 통해 대학 입시와 교원 채용 등을 보면서 불공정과 특혜가 판을 치는 문재인 정부의 교육 현실을 확인했다”며 “현 정부의 하향식 평준화 교육정책을 믿지 못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은 사교육 시장에 더 의존하게 되어 공교육은 붕괴하고 사교육은 더욱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교육이 계층 이동 사다리가 아니라 신분 세습의 지렛대로 변질돼 강자는 더 강해지고 약자는 더 약해지는 악순환이 교육에서 시작되고 강화되고 있다”며 “이런 폐단을 바로 잡아 더 공정한 사회, 누구든 노력하면 성공하는 사회로 거듭나는 의정 활동을 펼치겠다. 제1야당 국민의힘이 '약자의 친구', '정의의 수호자'로 국민 속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당의 변화와 쇄신을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경희 의원

◆정경희 국민의힘(비례대표) 의원 "현대사만큼은 끝을 보겠다. 교육계 비리에도 집중" 


현대사를 연구한 정경희 의원은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였다. 특히 전공 분야에 대한 소신과 뚝심 하나 만큼은 인정받을 만하다는 평가를 이끌어 냈다.

국감 첫 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유은혜 장관과 교육과정 문서에서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 대한 표기 이견으로 충돌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유 장관의 답변이 달라진다며 속기를 확인해야 한다고 요청, 유기홍 위원장이 중재에 나서는 등 야성을 상기시키는 역할을 담당했다.

또 현 정부의 교육계 '캠코더' 인사 의혹과 혁신학교 증가 및 기초학력 저하, 수능 점수 미반영 전형 증가, 한전공대 학생선발 방식, 서울시교육청 청렴시민감사관 문제, 정치인의 학교운영위원회 참여, 337억짜리 연수원 추진하는 서울시교육청,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연구자 선정 문제, 충북교육감 측근 LED 사업 수주, 전북교육청의 산업용 열화상카메라 의혹, 남원 설립 예정 공공의대 문제 등 교육계 비리와 비위에 대한 문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경희 의원은 “이번 처음 맞이한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문제점과 몇몇 교육청의 위법 행위를 낱낱이 파헤쳤다”며 “문재인 정부 낙하산 인사, 좌편향 교과서 문제, 공공의대와 한전공대 설립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위원회는 국민 민의와 바로 맞닿아 있어 정책에 대한 민감도가 가장 높은 분야다. 이 분야 정부 정책 지지율이 가장 낮다는 것은 국민의 뜻과 반대의 길을 정부가 고집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자신의) 교육위 활동이 국민과 정부의 소통의 가교가 되어 국민에게 희망을 주도록 하겠다. 국민 말씀에 귀 기울이고 국민이 바라보는 곳을 함께 보고 달리는 자세로 항상 반듯하고 성실하게 일하겠다”고 전했다.


다선 의원에 대한 아쉬움...정청래, 조경태 "구태와 웃음 사이...그럼에도 제 몫은 한다"


초선 의원들의 활약이 돋보인 반면 재선, 3선, 5선 등 중진 의원들은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서울마포을)은 교육위 국감에 임하면서 정치인만 부각되는 모습이 보여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3선 의원이라는 경험치 때문인지 국감 초반 '국감은 이렇게 하는 것이다, 질의는 이렇게 하는 것이다' 등의 말로 야당 의원들을 가르치려 하자 야당 의원 특히 곽상도 의원이 '누굴 가르치냐, 위원장도 가르치냐'며 날선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또 국가보안법 관련 이야기가 야당에서 나오자 자신은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사람"이라고 밝히며 질의와 관련 없는 발언을 진행, 다른 여당 의원까지 관련 발언을 이어가게 하는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국정감사를 마무리하며 유은혜 장관에게 말 할 기회를 주고, 10대 제언을 제시하며 녹슬지 않은 정무감각을 뽐내기도 했다.

특히 히포크라테스를 소환, 국감장에 웃음 포인트를 남겨 딱딱하기만 한 분위기를 전환하는 데도 큰 몫을 했다.

5선의 관록을 기대했던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부산사하을)은 시종일관 피감 기관장들과 싸우려는 모습으로 일관해 구태의연하다는 인식을 심었다.

특히 이번 국감이 정책 중심으로 차분히 진행되는 가운데 유일하게 전사의 모습을 견지, 피감기관 설명은 안 듣고 자신의 주장만 되풀이하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남겼다.

그러면서도 장하성 주중 대사의 부적절한 카드 사용에 대한 끊임 없는 질의를 통해 "연구비로 카드를 사용하기에는 부적절한 곳이었다"는 답변을 기어이 유은혜 장관으로부터 얻어내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민정 의원(열린민주당)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민정 의원(열린민주당)

교육자 출신 기대 모은 강민정 의원, 정치 적응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교육자 출신으로 교육계의 큰 기대를 받는 강민정 의원(비례대표)은 의대 입학생의 수도권 편중 심화, 모의선거교육 실시, 사립학교 공익제보자 보호, 사립학교 법정부담금 미납 문제, 경기도 과밀학급, 돌봄 이슈, 나경원 아들 문제, 교육대학 교육과정 문제, 급식 노동자 처우 등 사회적 약자 및 사립학교 이슈를 주로 건드렸다.

특히 강 의원과 관계 깊은 징검다리교육공동체에서 추진하고자 한 모의선거교육 실시 필요성과 공익제보자 보호에 관한 이야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사회적으로 크게 부각되지 않은 이슈들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는 듯 보였으나 정치인으로서 어떻게 문제를 짚고 이슈화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에서는 부족함이 있었는지 큰 관심을 끌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그럼에도 국감 중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세미나를 준비하는 등 현장 교육 문제를 놓지 않는 모습을 보여 국정 활동과 내년도 국감에서의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이 7일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 시작을 알리고 있다.(사진=국회의사정보시스템 캡처)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이 7일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 시작을 알리고 있다.(사진=국회의사정보시스템 캡처)

유기홍 위원장, 엄격함과 유연함의 조화 '위원장의 정석'...파행 없는 정책 국감 이끈 선봉장


3선의 유기홍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서울 관악구갑)은 국감 내내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며 파행 한 번 없이 교육위 국감을 이끌었다.

여야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모습으로 불만의 목소리를 잠재우는 등 위원장의 모범 사례로 꼽힐만한 자세를 보였다.

특히 서울·경기·인천교육청을 상대로 한 국감에서는 초반에 자신이 위원들에게 주지시켰던 질의 관련 규칙을 끝까지 관철, 질의 기회를 더 달라는 야당 의원의 반발을 잠재우는 엄격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 광주·전남·제주교육청 국감에서도 증인으로 나온 사립학교 이사장에게 "학생을 고발하는 학교가 어디 있냐"며 호통을 치기도 해 주목을 받았다.  

엄격함 속에 증인으로 출석한 학생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묻는 등 부드럽고 배려 있는 진행과 함께 가끔 선을 넘을 듯한 여야 대치 분위기를 잘 중재하는 등 위원장의 정석을 보여줬다.

자신이 평소 관심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피감기관에 적극적으로 묻고 나중을 기약하는 자세를 보였으며, 자신의 의견이 있음에도 위원장으로서 부적절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인내하는 모습을 보여 교육위 국감이 안정되게 마무리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