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⑦'민의' 반영 못하고 현직만 유리한 교육감 직선제는 폐지해야
[창간기획] ⑦'민의' 반영 못하고 현직만 유리한 교육감 직선제는 폐지해야
  •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 승인 2020.10.27 17:2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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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후조의 우리 교육 더 낫게 만들기] 교원의 양성과 운용④

[에듀인뉴스] 교육은 희망이고 꿈을 키우는 일이다. 그럼에도 언제부터인가 교육은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온갖 교육 혁신안이 등장했음에도 학교교육에 대한 만족도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 학생, 학부모, 교원, 교육학자, 기업인, 일반인, 실업자 등 각자 처지에 따라 교육문제를 보는 눈이 다르다. <에듀인뉴스>는 창간 5주년 기획으로 학교와 같은 교육기관에서 교수자와 학습자가 만나 무엇을 주고받는가를 탐구하고, 국가의 거시적 교육 정책과 제도, 학교의 미시적 교실 수업을 아울러 들여다 볼 수 있는 위치에 있는 홍후조 교수(교육과정학자)의 입을 빌어 ▲교육 기본제도 ▲교원 양성과 운용 ▲이공계 인력 양성 ▲교과서 문제 ▲진학계 고교 문제 ▲온라인 수업 ▲국민형성교육 등 분야 별로 문제의식(배경), 현황과 문제점, 원인과 이유, 개선 방향(가치 추구), 구체적 방안, 후속지원책 등으로 나누어 살펴볼 계획이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에듀인뉴스] 민의 대변도 좋지만 잦은 선거는 국력의 낭비와 국론 분열을 가속화한다.

우리나라에는 선거가 많아도 너무 많고, 그 중에서도 교육감 선거가 가장 불합리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필자만의 의견이 아닐 것이다.

정치인 선거에 나오는 후보는 평소 이름이라도 들어보았는데, 교육감 선거의 후보들은 생소한 사람이 많은 소위 ‘깜깜이’ 선거다. 더구나 교원이나 학부모가 아니면 여기에 별 관심도 없다. 그러다보니 이름을 알릴 수 있는 현직 교육감의 프리미엄이 커서 연속 당선은 따 놓은 당상이 되어가고 있다.

유독 재선, 3선 교육감이 많은 것도 이런 탓이다.

게다가 3선 교육감 지역들은 교육 개선 의지가 부족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본래 교육감 직선제는 시도청과 교육청, 지방자치와 교육자치를 통합하려는 과정에서 여야 간 타협으로 만들어진 임시방편이었다.

명목상 교육감 직선제는 헌법이 보장하는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실현하면서 분권화와 지방교육자치를 구현하려는 것이었다.

교육자치는 중앙정부로부터 지방교육청이 분리·독립하고 일반행정으로부터 교육행정이 독립성과 자주성을 얻어서 지역적 특색에 알맞은 교육행정을 펼치라는 것이다.

그러나 시도교육청의 각종 무상교육으로 인한 빈약한 재정, 국가공무원인 교원 인사, 위임사무 위주의 행정 등에 비추어보면 지방교육자치를 할 것도 얼마 되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지난 교육감 선거를 돌이켜보면 ‘깜깜이 선거, 금권 선거, 이념대결, 로또 선거, 경쟁 후보 매수, 진흙탕 싸움, 범법 교육감의 중도 하차’ 등 민의를 대변한 선거였다고 보기 어려운 부정적인 일이 많았다.

따라서 현행 직선제는 어떤 식으로든 개선되어야 한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교육감 직선제의 문제점을 열거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헌법의 교육은 정치적 중립성 위반이다.

교육감 개인으로 보면 정치성이 짙어서 후보 자신이나 정책에서 좌우파가 구별된다. 선거 자체가 정치행위다. 그러한 정치적 입장에 따라 교육부 등과 충돌이나 갈등도 여러 차례 표출되었다.

선거 전 정당 ‘공천’은 없지만 ‘내천’은 받아야 후보의 당선가능성도 높아진다. 과거 선거를 보면 우파 후보들은 분열되기 일쑤여서 과반도 안 되는 좌파의 다수득표자가 단일화를 잘하여 당선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교육의 정치화에 열심인 전교조 지부장 출신이거나 전교조의 지지로 당선된 좌파교육감들이 펼치는 교육정책(보편무상복지, 학력평가 반대, 좌파시민교육, 학생인권조례와 성평등 추진, 등특목고와 자사고 폐지 강행 등)을 보면 정치적 중립성은커녕 교육의 정치화는 그 도를 넘고 있다.

교육감을 둘러싼 정치적 중립성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인 것이다.

둘째, 과도한 선거 비용이 든다.

공식적 비용은 정당의 협조와 지원 없이 개인자격으로 치르다보니 시도지사 선거보다 더 많이 든다. 게다가 개인 사비가 적게는 4~5억원, 많게는 40~50억원이 든다는 것이 정설이다.

평생을 교육계에 몸담은 이들이 어디서 그런 돈을 마련할 수 있으랴? 이는 평생을 교직에서 헌신한 좋은 교육감 후보가 선거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당선된 교육감은 이를 벌충하느라 각종 입찰이나 임명을 둘러싸고 부정을 저질러 중도하차하고, 낙선후보자는 패가망신하여 숨어 지낸다는 언론보도를 종종 본다.

셋째, 선관위의 교육감 선거 관리도 공정하지 못하다.

교육감 선거의 경우 후보 번호가 없다. 그렇다고 투표지가 사발통문처럼 둥글지도 않다.

선관위는 후보자들이 1/n로 차례로 돌아가면서 유권자를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을 것인데 그런 세심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 유권자 수가 다름에도 선거구별로 순서를 다르게 인쇄해서 뭉텅이로 던져준다.

사전선거, 바나 QR코드 심기, 전자 투개표는 부정선거의 온상이 되어 가고 있다. 결국 선관위가 교육감 선거를 불공정하게 이루어지도록 방조하는 모양새가 된다.

선관위의 보다 객관적이고 책임 있는 선거관리가 요구된다.

넷째,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당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각종 무상, 무료 등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는 것도 문제다.

이는 본인의 당선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교육의 장래를 훼손한다. 교육감의 선거철 교육 공약은 당선 후 교육정책화하고, 그들은 공문에 의해 그 정책을 구현하려들 뿐, 교육 본래의 국가교육과정기준 같은 것은 더 낮게 취급한다.

교육감의 교육정책은 유치원생,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그리고 그 보호자와 교원들을 향한 정책이다. 정작 투표권도 없는 어린 학생들은 공약이 미치는 중장기적 영향을 제대로 알기 어렵다.

빈약한 무상급식, 교내 비정규직의 남설, 조잡한 수업준비물, 통폐합되지 않는 소규모 학교와 교육지원청 등은 이를 잘 말해준다.

교육감의 잘못된 선심성 공약의 폐해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돌아간다. 그들은 재선, 삼선을 노려 공약 사항 이행 점검을 적당한 정책으로 자체평가하면서 100% 이상 달성했다고 거듭 홍보한다.

또 최근 들어 교육부에서 유초중등교육 관련 사무와 권한을 시도교육청으로 넘기는 일이 증가하고 있다. 그렇지만 교육부에서 이양·위임받을 교육청의 사무와 교육감의 권한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는 불비하다.

좌파교육감들은 학생들의 학업성취 정도를 확인하는 기초학력평가 등에 대해 학생 ‘행복’을 내세워 거부해왔다. 교육감이 돋보이는 선심성 정책을 쓰느라 교육본연을 소홀히 한 것이 드러날까 봐 학생학력평가도 거부하는 것이다. 그 사이에 학생들이 미래를 준비하도록 도울 수 있는 교육정책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평준화’라는 미명으로 하향 평준화하거나 문이과식으로 교육과정을 획일화하면 개인과 국가 장래는 어두워진다.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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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교육감 직선제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간 나온 대안으로는, 1) 교원, 학부모 등만 참여하는 확대된 간선제, 2) 시도별 조례에 의한 선택제, 3) 시도지사와의 러닝메이트제, 4) 시도의회 선임제, 5) 시도지사 임명제, 6) 교육부장관 임명제, 7) 대통령 임명제 등이 있다.

교육감은 시도지사나 교육부 장관과 협조가 필요한 자리다. 그러나 기득권을 쥔 현직 교육감들은 현행 직선제를 고수하고, 다른 대안은 반대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교육감들은 임명제는 극도로 반대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교육장, 학교장, 각종 부속 기관장의 임면권을 즐겨 행사한다.

선거는 누가 누군지를 알고 해야 실질적이다.

앞선 칼럼에서 필자는 교육지원청을 생활권역별로 더 확대 통합해 70여개로 만들자고 제안하였는데, 여기서 주민들이 교육감을 직접 선출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유권자 수는 적고, 읍면, 대도시, 광역도시 등으로 지역 특색을 살린 교육정책을 펼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주민직접선거 못지않게 주민참여제도(주민소환제, 주민직접발안제, 주민소송제, 주민투표제, 주민감사청구제도)의 활성화도 필요하고, 교육감의 권한을 견제할 수 있는 학교자치도 확대 강화해야할 것이다.

지방교육자치가 잘 실현되면 주민들은 교육에 대한 다양한 의사와 요구를 표현할 수 있고, 각종 교육행정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지역의 특성에 부합하는 교육적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다.

교통, 건설, 보건, 복지 등 여타의 지방행정 영역과 달리, 지방교육은 지역주민의 요구를 넘어서 공교육의 보편적 이념 및 목표 실현과 궤를 같이 해야 하며, 지역적인 사안은 학부모, 학생, 교원의 의견을 따라 학교자치까지 나아가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지방행정기관의 조례가 법률을, 각종 법률이 헌법을 뒤흔드는 무법천지가 되어가고 있다. 교육감의 학교를 향한 무소불위 권한 행사도 예외가 아니다.

현재처럼 현직 교육감만 알려지는 직선제는 불공정하다. 교육의 정치화를 일삼는 교육감들이 걸러지고, 교육 본연의 이상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교육감이 선출되거나 임명되어야 교육이 산다.

지금은 교육감 직선제의 폐해, 교육감의 자격 적절성, 교육부장관과 교육감의 업무 분담, 그리고 교육감과 학교장 간의 사무와 권한을 둘러싼 갈등, 선거비용과 공약집행 과정 등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필요하면 법을 개정하는 개선책을 차분히 논의할 때다.

<참고문헌>

김경회(2019.4.16). “국가교육위원회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 국회 교육위원회 공청회 자료집.

노상욱(2020), 교육자치의 실질화를 위한 교육감 권한의 개편 방안에 관한 법적 연구, 박사학위논문, 동국대학교 대학원.

진상우(2020), 민선 교육감 시대의 학교교육과정 개선 방안 연구, 박사학위논문, 고려대학교 대학원.


◆ 글 싣는 순서

Ⅰ. 교육의 기본제도 1. 어긋남으로써 빚어진 문제들/ 2. 학제(학생수용)/ 3. 학교급 나누기/ 4. 교육과정 /5. 출생률 제고와 주택 문제/ 6. 소규모 학교 통폐합 문제

Ⅱ. 교원 양성과 운용 1. 전공 교육과정, 자격과 2중 전공/ 2. 교단교사 직급다층화/ 3. 교감발탁제, 교장 발탁제/ 4. 교육감 직선제, 중단위 교육행정기관

Ⅲ. 이공계 인력 양성 1. 수학, 과학, 기술공학 분야의 특징/ 2. 교원의 문이과 배분, 교대, 사대(사/과)/ 3. 첨단과학기술을 제 때에 가르치는 미래pilot학교/ 4. 수포자 구제문제/ 5. 국민기초학력과 충실화/ 6. 절대평가와 IB DP교사들의 시험 출제와 채점 능력

Ⅳ. 교과서 문제 1. 교과서가 필요없는 교과에서 예산 낭비/ 2. 판수를 거듭하는 교과서, 한국근현대사 교과서/ 3. 성교육교재와 발달 추동/ 4. 한국판 탈무드 개발 보급

Ⅴ. 진학계 고교 문제 1. 자사고와 특목고(집값 폭등)/ 2. 평준화와 비평준화/ 3. 국영수 편중과 진로별 교육과정/ 4. 교육기회 제공에서 학교간 역할분담

Ⅵ. 온라인 수업 1. 온-오프간의 분리와 협력(교육과정 조정)/ 2. 온라인 교육전용기기 개발 보급/ 3. 온라인 수업에서 효과 제고(중위층 몰락 대책, 수업시간 조정)

Ⅶ. 국민형성교육 1. 헌법을 제대로 가르치기/ 2. 한국근현대사 재인식/ 3. 국제관계와 국제정세 알기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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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 2020-10-27 23:11:46
다가올 미래에 대해 불확실한 교육 현실입니다.
추구하고 있는 혁신이라는 교육개혁이 개혁의 대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상대적 필요가 교육의 본질을 덮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