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모든 서울 중1, 고1에 지급...예산 410억원 소요

[에듀인뉴스=오영세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내년부터 서울 지역 중·고등학교 입학생 모두에게 30만원 상당의 제로페이를 지급한다. 

29일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시와 25개 자치구와 함께 2021학년도 중·고교 입학생에게 소득과 관계 없이 1인당 30만원의 입학준비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중·고교 신입생이 2월 학교 배정을 마치고 신청자료를 제출하면 '제로페이'로 모바일 상품권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입학준비금으로 구입할 수 있는 물품은 교복을 포함한 의류와 도서, 원격수업용 태블릿PC 등으로 제한된다. 세부 사항은 추후 안내할 방침이다.

2021학년도 서울 지역 중·고교 입학 예정자는 약 13만6700명이다. 이들에게 모두 입학준비금을 지원할 경우 소요 예산은 410억여원으로 추산된다. 특목고·자사고·국제중·각종학교·특수학교 등이 모두 포함된다.

강연실 서울시교육청 참여협력담당관은 "서울 소재 학교에 입학하는 타 지역 학생도 모두 포함된다. 서울에 주소를 두면서 경기도나 다른 지역 학교에 진학하는 학생은 자치구와 실무추진단에서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에 있는 학교를 다니지만 이미 무상교복 정책을 시행하는 지자체에 사는 학생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재원은 교육청과 서울시 자치구가 각각 5대 3대 2의 비율로 분담할 예정이다.

정부 사회보장위원회의 심의 및 승인을 거쳐 서울시의회까지 통과하면 내년부터 서울 지역 중·고교 신입생들은 전국 최초로 입학준비지원금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 이동진 서울시구청장협의회장(도봉구청장),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29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입학준비금 지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시교육청)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 이동진 서울시구청장협의회장(도봉구청장),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29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입학준비금 지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시교육청)

“예산 3조원 부족하다면서 입학지원금 신설하나” 지적도...조희연 "일부 구서 이미 교복비 지원하고 있어 결단"


하지만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고교 무상교육이나 노후학교 개선 등으로 매년 최소 3조원의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고 호소한 상황에서 입학준비금을 신설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희연 교육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재정이 빠듯하지만 지난해부터 시의회에서 요청이 있었고 4개 구청이 현재 교복비를 지원을 하고 있어 인근 구에 있는 학부모들의 지원 요구가 많았다”며 “이런 점을 고려해 마지막 예산 조정 과정에서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앞서 조 교육감은 지난 27일 "국가가 누리과정(만 3∼5세 교육과정) 지원금을 늘리고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비율을 높이는 등 추가 재정지원에 나서야 한다"며 "교육 여건 개선을 위해 매년 최소 3조원 정도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학교시설 개선을 위해 12조2000억원(5년간 연 2조4000억원)의 재정 투자가 필요하고, 고교 무상교육을 위해 매년 1749억원을 교육청이 부담해야 한다. 

현재 24만원인 누리과정 단가를 2024년 40만원 수준으로 인상할 경우 5년간(2020∼2024년) 551억원 정도가 더 필요하다. 전면 무상교육을 위해 수련활동비 등 학부모부담경비를 지원하려면 연 4000억원을 확보해야 한다.

서울시교육청의 내년도 예산은 9조7000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올해 본예산 10조847억원과 비교해 4000억여원 줄어든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