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아웃도어 교육자로 성장하기

처음부터 아웃도어 ‘교육’자가 목표였다기 보다는 아웃도어 활동 자체가 좋았다.(사진=황초록) 

[에듀인뉴스] 장래 희망을 선택할 때 무슨 생각을 할까? 즐길 수 있는 일? 급여가 많이 보장되는 일? 주위 사람들이 추천하는 일? 미래의 일자리가 보장되는 일? 우리 모두는 수많은 고민을 거듭하며 장래 희망을 선택해 왔다. 물론 큰 생각이나 고민 없이 흐르는 대로 선택하는 학생들도 있다. 필자 또한 구체적인 생각 없이 흐르는 대로 전공을 선택하였다. 

고등학교 3년때는 마치 지금 선택하는 전공이 평생 직업이 되리라 생각을 했다. 결론적으로는 나의 첫 선택의 유효 기간은 1년이었다.

그 다음 선택은 단순히 즐길 수 있는 일을 고르는 것이었다. 아웃도어 활동이었다. 처음부터 아웃도어 ‘교육’자가 목표였다기 보다는 아웃도어 활동 자체가 좋았다. 

교실 안 보다는 밖에서 배우는 것에 마음이 가고 내가 좋아하는 활동을 하며 이에 대해 공부와 훈련이라는 명분을 붙일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내 인생의 목표였던 소위 요즘 세대가 말하는 ‘자만추’ (자연스런 만남 추구)로 그렇게 자연스럽게 아웃도어 교육자가 되었다. 

이 글은 필자가 중학교 때부터 생활하였던, 우리나라 보다 오래 전부터 아웃도어 활동과 교육을 활성화 시켰던 나라 중 하나인 뉴질랜드의 사례를 소개하려는 것이며 아웃도어 활동이 보다 더 보편화된 사회에서는 어떻게 미래의 아웃도어 교육자를 양성하는지, 그들의 일자리는 무엇이 될 수 있는지 나누고자 하는 생각에서 시작하였다.

우리는 언제 아웃도어 교육을 접할까? 아웃도어 교육이란 말은 얼핏 들으면 거창해 보일 수 있다. 학교 또는 센터와 같은 정해진 틀에서 아웃도어 교육이 진행이 될 수도 있지만 필자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자연을 접하는 것 또한 하나의 아웃도어 교육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런 식으로 우리 삶에 녹아 있어야지 만이 아웃도어 교육이 보편화될 수 있다 생각한다.

뉴질랜드의 경우 1930년대 공식적으로 아웃도어 교육이라는 개념이 들어왔다. 하지만 기록으로 보면 19세기 말에도 뉴질랜드에서 한 선생님이 학생들을 데리고 자연에서 도보 여행을 한 사례를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경우에 대해서 아웃도어 교육이라고 정의되지 않았지만 보호자에 의하여 자연스럽게 자연에서 활동이 된 아웃도어 교육이었다. 

이런 경험은 성별과 국적을 막론하고 많은 이들이 경험했을 것이라고 예상이 된다. 뉴질랜드의 인구는 2020년 기준으로 500만이 조금 넘는 수준이고, 땅 면적은 남한의 약 2.5배 이다. 이렇듯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자연 환경이 어떠할지 예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오클랜드, 웰링턴, 크라이스트처치와 같은 큰 도시에서조차도 자연으로 나가는 것이 어렵지 않다. 더구나 빼어난 자연 경관은 어느 나라에 비해도 뒤지지 않는다.

이러한 환경을 보았을 때 유년기 또는 청소년기 때부터 보호자 또는 진학하고 있는 학교를 통하여 캠핑, 등산, 암벽 등반, 카약과 같은 활동을 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주말 또는 연말 휴가나 학교 방학 때 유명한 캠핑장들은 항상 이용객들로 북적이며, 주중에는 학교에서 소규모로 학생들이 등산, 암벽 등반, 산악자전거와 같은 활동을 하는 것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아마 이러한 현실들이 아직 한국에서는 생소하지만 뉴질랜드 시민들에게 아웃도어 교육에 대해 보다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이유가 되지 않았을 까 생각해 볼 수 있다. 이처럼 자연에서의 활동이 보다 자연스러운 나라인 뉴질랜드에서는 젊은이들이 장래 희망으로 아웃도어 교육자가 되고 싶어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자연에서의 활동이 보다 자연스러운 나라인 뉴질랜드에서는 젊은이들이 장래 희망으로 아웃도어 교육자가 되고 싶어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사진=황초록)

뉴질랜드에서 아웃도어를 양성하는 기관들  


고등학교=아웃도어 교육이 정규 과목으로 있는 학교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아웃도어 교육이 없다고 하여도 매년 학교에서 외부 기관에 캠프를 의뢰하고 체육 시간에 암벽 등반이나 등산과 같은 활동들이 이뤄 지기도 한다. 학교에 따라서 배우는 내용과 기술은 다르지만 기본적인 아웃도어 기술을 배우며 담당 선생과 강사를 보며 그들의 역할과 직업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고등학교 아웃도어 교육 과정을 마친다고 해서 바로 주 강사가 되기는 어렵지만 이 과정을 통해 아웃도어 교육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며 강사가 되기 위한 다음을 준비할 수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여 방학 캠프와 같은 프로그램에서 단순하고 고급 기술이 필요하지 활동을 운영하며 단기적으로 강사가 될 수 있다. 실제로도 많은 대학생 들이 학업을 병행 하며 방학 때 이러한 센터에서 단기 알바를 한다.   

전문 대학 또는 대학교=6개월, 1년, 2년 과정 그리고 3년 학사 과정 등을 졸업하여 전문 강사가 될수 있다. 각 과정의 목표와 수료하는 내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아웃도어 교육자 대한 기본 이론과 기술을 비롯하여 직업에 대한 프로의식과 비지니스 운영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다.    

직업 훈련 전문 기관=대학 졸업장 없이도 강사가 되는 방법도 있다. 아웃도어 기관에 취직하여 기술에 대한 트레이닝을 하며 자신의 역량을 넓혀 나갈 수 있다. 사실 대학 졸업장 보다는 아웃도어 센터에서 인정하는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취직을 하는 것에 있어 더 도움이 된다.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단기 코스를 제공하고 발급 하는 기관은 ‘뉴질랜드 아웃도어 강사 협회 (New Zealand Outdoor Instructor Association, 이하 NZOIA)’와 ‘스킬스 액티브(Skills Active)’가 있다. 위 기관에서는 뉴질랜드 국내 뿐 아니라 미국, 영국과 같은 해외에서도 인증이 되는 자격증을 발급하고 있다. 암벽 등반, 등산, 카약, 카누, 산악 자전거 등 여러 활동에 대한 자격증이 등급별로 나뉘어져 있으며 어느 등급의 어느 자격증을 보유하는가에 따라 급여와 직책들이 좌우될 수 있다.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단기 코스를 제공하고 발급 하는 기관은 ‘뉴질랜드 아웃도어 강사 협회 (New Zealand Outdoor Instructor Association, 이하 NZOIA)’와 ‘스킬스 액티브(Skills Active)’가 있다. (사진=황초록)

뉴질랜드 국내외로 취직이 가능한 기관들 


학교=위에 언급한 것과 같이 뉴질랜드에서는 고등학교를 포함해서 중학교와 초등학교까지 아웃도어 교육이 폭넓게 전파되어 있다. ‘교실 바깥 교육(Education Outside the Classroom, EOTC)’과 같은 개념이 뉴질랜드 교육부에서부터 관리되어온 세밀한 가이드라인과 커리큘럼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수업 중 각 선생들이 가르칠수 있는 위험 부담이 없는 프로그램은 자체적으로 진행이 되겠지만 위험 부담이 크고 특정 기술을 요하는 프로그램은 전문 강사의 도움 없이 진행될 수 없기에 이러한 프로그램에서 단기적으로 일을 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아웃도어 교육 전문 기관에 의뢰해 전문 강사를 파견하는 경우도 있고 프리랜서 아웃도어 강사를 직접 섭외하는 경우도 있다. 

다른 경우로는 한국으로 치자면 중고등학교인 세컨더리 스쿨(secondary school)에서 교사가 되는 것이다. 이 같은 경우 대학교에서 교육을 전공할 수도 있고 본인이 선택한 전공에서 학사 과정을 마치고 석사 과정으로 교육학을 졸업하면 선생으로 취직할 수 있다. 

실제로 필자와 같이 공부한 많은 동기들이 졸업 후 바로 공부를 이어가거나 현장에서 일하다 학교로 다시 돌아가 선생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좀 더 경험을 쌓고 학업을 이어 간다면 중등 교육 뿐 아니라 대학과 같은 고등 교육 기관에서 가르치는 교수가 될 수 있다.  

아웃도어 센터=아웃도어 교육이 과목으로 없는 학교들이라도 해도 아웃도어 교육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없는 것이 아니다. 필자가 다니던 고등학교에서도 과목은 없었지만 매년 아웃도어 퍼수트 센터(Outdoor Pursuit Centre)라는 곳으로 일주일씩 신청자에 한해 교육을 받으러 가곤 했다. 

결국 위 아웃도어 센터의 경험으로 필자는 아웃도어 교육자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되었다. 이렇듯 많은 학교들이 모든 학생들에게는 아니지만 지원자들을 위하여 짧으면 1박 2일, 긴 경우는 4박 5일 동안 아웃도어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많은 아웃도어 교육 전공 학생들과 졸업생들이 이와 같은 기관에 풀타임 또는 프리랜서로써 일하고 있다.    

아웃도어 활동 가이드=활동 가이드에 경우 교육보다는 아웃도어 활동을 체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아웃도어 전문가 양성 기관에서 졸업을 하고 활동 가이드로써 활동하는 이들도 볼 수 있다. 

관광업이라고 하면 뉴질랜드의 가장 큰 수익원 중 하나이기 때문에 프리랜서로써는 여러 기관을 돌아 다니며 교육자 혹은 가이드로 활동할 수 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올해는 많이 감소가 되었지만 2019년에는 400만명에 가까운 관광객이 뉴질랜드를 방문 하였다. 

뉴질랜드를 방문하는 많은 이들은 한가로이 버스에 앉아 자연 경관을 둘러보는 이들도 있지만 많은 이들이 현지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을 즐기러 온다. 번지 점프, 스피드 제트와 같이 순간의 스릴을 즐기는 이들도 있고 세계적으로 손 꼽히는 트레킹 코스를 걷거나 강을 내려가며 동시에 스릴을 즐길수 있는 래프팅, 한가로이 노를 저을 수 있는 카누, 자전거를 타고 산길을 내려갈 수 있는 산악 자전거, 바위를 느끼며 오름짓을 할 수 있는 암벽 등반, 겨울에 즐길 수 있는 스키 등 많은 아웃도어 활동들을 할 수 있다.   

아웃도어 교육이 보편화 되기 위해서는 역량이 있고 기술을 겸비한 전문가들을 양성하는 것이 필수이다. 질 높은 교육 서비스는 물론이고 가장 중요한 참가자들의 안전 문제로 이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뉴질랜드와 같은 환경을 한국 국내에 그대로 적용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아웃도어 교육이 생소한 한국에서는 이러한 사례를 보며 이를 국내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 지 고민하며 궁극적으로는 아웃도어 교육을 국내의 정서와 문화에 맞게 발전시키는 것에 대한 좋은 나침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아웃도어 기술은 물론이고 아웃도어 교육에 바탕이 되는 이론과 철학을 공부하는 역량이 있는 전문 아웃도어 교육자들을 양성할 수 있고 머지 않은 미래에는 한국 청소년들을 위한 우리만의 아웃도어 교육 전문가가 탄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황초록

황초록=황초록은 중학교 1학년 때 가족과 함께 뉴질랜드로 이민간 뉴질랜드 교포 1.5세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있는 Auckland University of Technology 대학교에서 아웃도어 교육을 전공하였고 12년째 아웃도어 교육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뉴질랜드와 여러 기관에서 일하여 졸업 후 한국의 아웃워드바운드에서 한국의 아웃도어 교육에 대해 배우며 경험하였다. 

프리랜서 교육자로 전향 후 뉴질랜드와 한국을 오가며 아웃도어 교육자와 가이드로 활동하였고 현재 인천 채드윅국제학교에서 지원업무를 담당하는 로지스틱 팀장을 맡고 있다. 

뉴질랜드 교포이기 전에 한국인으로써 국내에서의 아웃도어 교육의 발전과 계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뉴질랜드의 선진화된 아웃도어 교육을 국내의 교육자들과 나누려는 열정과 희망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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