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코로나19가 교육에 가져온 가장 큰 변화를 꼽고자 한다면 온·오프라인 수업을 섞어 진행하는 이른바 ‘블렌디드 수업’의 확산이라고 할 수 있다. 학교 수업 방식이 전면 온라인에서 일부 등교 등으로 변화하면서 이러한 수업 방식은 자연스럽게 교육현장에 녹아들게 되었지만 갑작스런 변화에 모두가 우왕좌왕이었다. 온라인 원격 수업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실제 수업은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 아무도 가 보지 않은 길에 역사의 발자국을 내어 간 교사들은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에듀인뉴스>는 <비상교육>과 함께 ‘블렌디드를 만나다’를 기획, 올해 현장에서 진행된 블렌디드 수업을 돌아보며 과목별 블렌디드 수업 방향과 함께 활용 가능한 수업 콘텐츠를 점검해보고자 한다.


“온라인 수업은 지식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유익한 면이 있다.”, “모든 학생이 원격학습 기기를 갖추고 수업을 하는 꿈꾸던 모습이 정착되고 있다.”, “학생들의 정보처리 역량을 강화하는 좋은 기회이다.”


(사진=에듀인뉴스DB)
(사진=에듀인뉴스DB)

코로나19로 어쩔 수 없이 온오프라인이 섞인 수업(블렌디드 수업)을 운용하는 교사들은 낯설은 환경에서도 교육적 효과에 집중하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말로만 듣고 머리속으로만 그리던 온라인 기기를 활용한 원격 수업이 삽시간에 퍼지는 모습을 보며 학생들에게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는 평도 내렸다.

학생들 역시 특히 정보화기기를 다루는 소양이 자연스럽게 길러지고 자의적 시간 활용이 가능한 점 등을 장점으로 꼽았다.

서울 A초등학생은 “오프라인 수업에서는 이해 안 되는 부분을 다시 선생님께 찾아가 묻기가 쉽지 않았는데 온라인에서는 다시 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B중학생은 “각종 온라인 기기가 있어도 인터넷에 들어가서 직접 스스로 활용하기는 여러 결심의 과정이 필요했다”며 “수업을 온라인으로 하니 어쩔 수 없이 익혀야 한다. 자연스럽게 인터넷 활용 및 기기 사용법을 습득할 수 있어 긍정적으로 본다”고 전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학생들은 인터넷환경, 그리고 컴퓨터와 친해지고 싶어 하고 새로운 환경에 대한 호기심이 많다. 그래서 신기해하기도 하고 재미있어 한다”며 “다양한 기능을 첨부하여 개별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다면 그 장점을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교사들도 온라인을 활용한 수업에 확실히 익숙해졌음을 인지해 수업 진행에 노하우가 쌓이는 것 같다는 생각을 전했다.

또 다른 초등학교 교사는 “블렌디드 수업 형태가 익숙하지 않아 초반에는 온라인 수업을 만들고 줌을 이용해 수업 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다”며 “한 학기가 지나니 온라인 관련 수업 차시를 선정하거나 자료를 만드는 것과 관련한 경험이 쌓여 이전에 비해 편해진 느낌이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수업 사이의 연결을 어떻게 할지 노하우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비상교육은 초등 선생님과 함께 주제별 수업 사례집 개발해 1년에 두 번, 책으로 제작하며 비바샘을 통해 다운로드 및 E북으로 확인 가능하다.(사진=비바샘 캡처)
비상교육은 초등 선생님과 함께 주제별 수업 사례집 개발해 1년에 두 번, 책으로 제작하며 비바샘을 통해 다운로드 및 E북으로 확인 가능하다.(사진=비바샘 캡처)

블렌디드 수업 효율화를 위한 민관의 노력 “우리 아이들을 위해”


그럼에도 어느날 갑자기 들어온 블렌디드 수업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과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특히 온오프라인 수업이 교차로 이뤄지기에 연계를 어떻게 가져갈지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의 한 중학교 교사는 “등교수업을 중심으로 온라인 수업과의 연계성을 잘 구축하는 것이 하나의 포인트라고 생각한다”며 “등교 수업을 중심으로 온라인 수업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등교 보다는 온라인으로 진행할 때 더 나은 수업 소재는 무엇인지를 고려하면서 블렌디드 수업을 구성해 가야한다”고 알렸다.

또 “학생의 학습을 잘 관리할 수 있는 형태로 블렌디드 수업이 성장해야 한다”며 “온라인 수업에서 학습한 것을 등교 수업에서 어떻게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인지, 온라인 강의를 듣지 않은 경우에는 어떻게 격려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연구나 고민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러한 교사들의 고민에 맞춰 교육청들도 더욱 효과적인 블렌디드 수업이 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경남교육청은 ‘학생 맞춤형 피드백 사례’를 개발해 초중고에 보급하는 등 원격수업의 질을 높이고자 하고 있다.

교육기업 역시 수업 콘텐츠 개발 및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대표적으로 비상교육이 운영하는 비바샘에서는 교사들의 수업자료를 ‘오늘 뭐하지’ 사례집으로 제작해 공유하고 있으며, 온라인 교실 생존비법을 통해 줌과 구글 활용 방법, 동영상 제작 법 등의 핵심 팁을 안내, 출처만 밝히면 다양한 콘텐츠를 직접 수업에 활용할 수도 있다.


블렌디드 수업 효율화...“디지털교과서 접근성 업! 풍성한 디지털콘텐츠 제공 필요”


블렌디드 수업의 강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학교 현장과 교육 기업의 노력에 더해 교육부 등이 함께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크다.

1학기만 해도 원격 수업을 출결로 인정할 수 있냐는 문제에 더해 원격수업 기기 격차 문제 등이 제기돼 아쉬움을 경험했다. 또 저작권 문제로 곤혹을 겪는 경우도 발생, 정부가 나서 정책적인 지원을 해야 함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이했다.

(자료=전북교사노조)
(자료=전북교사노조)

교사노동조합연맹이 지난 28일 전국 초중고 교사 1779명을 상대로 실시한 원격수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65.2%가 원격수업 준비에 충분한 예산 지원을 못 받았다고 응답했으며 50만원에서 200만원까지 사적으로 경비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은 교과서에 대한 기대감으로 나타났다. 특히 디지털교과서의 현장 활용 용이성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교과서에 제시된 AR 활동이나 VR 활동을 위해서는 어플을 따로 받아야 하거나 학생들이 계속 로그인을 해야 하는 등의 문제를 지적한 것.

서울의 한 교사는 “교사가 가장 기본적으로 참고하는 교과서가 좀 더 풍부한 자료를 담고 있으면 좋겠다”며 “다양한 사진 자료, 영상 자료, 활동 자료를 담고 있다면 수업 준비에 있어 훨씬 용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디지털교과서의 경우 현장 접근성과 활용 용이성이 좋아야 한다”며 “학생들은 활동 참여에 어려움을 느끼면 결국 잘 참여하지 않는다. 현행 디지털교과서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알렸다.

비상교육의 교수지원 서비스 '비바샘' 사이트에서는 테마관을 운영, 학교급별 또는 과목별로 수업 준비에 유용한 테마관을 추천한다.(사진=비바샘 테마관 캡처)
비상교육의 교수지원 서비스 '비바샘' 사이트에서는 테마관을 운영, 학교급별 또는 과목별로 수업 준비에 유용한 테마관을 추천한다.(사진=비바샘 테마관 캡처)

블렌디드 수업을 최일선에서 담당하는 교사들의 불편함과 요청을 알았을까. 비상교육은 자체적으로 더 쉽고 편리하게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온라인 수업 플랫폼 개발에 한창이다.

허보욱 비상교육 교과서 기획 본부장은 “코로나 이후 언제 어디서나 사용 가능한 교과서를 필요로 하고 있으나 현행 디지털교과서는 접근성 측면에서는 만족도가 낮은 게 사실”이라며 “비상교육은 발행하는 모든 검인정교과서를 e교과서로 제작해 온라인 수업에 활용할 수 있게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디지털콘텐츠 개발, 에듀테크 전문 인력 육성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특히 2022년부터는 초등학교 수학, 사회, 과학 교과서가 국정에서 검정으로 전환될 예정이므로 검정 교과서 개발과 함께 블렌디드 수업을 고려한 디지털 수업 지원 서비스 준비도 필수다.

비상교육 초등 음악 e교과서 내지 일부.(자료=비상교육)
비상교육 초등 음악 e교과서 내지 일부.(자료=비상교육)

더 쉽게 쌍방향 소통을 이루고 피드백 제공이 용이하도록 하는 것도 숙제다.

허보욱 본부장은 “포스트코로나로 변화된 수업 환경에 맞춰 온오프라인 어디서나 교과서가 최적의 학습 도구로 활용될 수 있도록 초등 검정 교과서를 개발하고 있다”며 “나아가 출결 기록 관리, 질의응답, 과제 및 평가가 가능하도록 한 단순한 학습관리시스템(LMS)을 넘어 개별적인 실시간 피드백이 가능하도록 콘텐츠와 기능을 연계한 블렌디드 수업용 도구를 개발해 현장을 지원하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