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세원고는 2019년 인천시교육청으로부터 행복배움학교로 선정되어 현재 2년 차를 운영하고 있다.(사진=전재학 교감)

[에듀인뉴스] 우리 교육은 하나의 가치에만 지나치게 몰입되어 있다. 그 속에서 공부하는 학생은 물론, 가르치는 교사, 뒷바라지하는 학부모까지 그 가치에 의해 정체성의 혼란과 삶의 고통을 껴안고 살아간다. 그럴수록 학교라는 교육기관이 학생에겐 행복한 배움이 교사에겐 자긍심을 주는 가르침이 학부모에겐 만족을 주는 삼위일체가 될 수 없을까?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어떠한 교육정책이 실현되어도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는 첨예한 이해관계가 존립한다. 그런 배경엔 수많은 원인이 있지만 역시 가장 큰 이유는 학생들을 경쟁의 대상으로 몰고 가며 과거 산업화시대의 절대적인 기준이었던 평균주의(平均主義) 시스템이 아직도 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 교육은 현대에 적합한 개개인의 특성과 성장을 지향하며 인간을 최고의 목적으로 대우하는 인간존중사상이 뒷받침되지 못한다. 교육은 사람이 사람을 기르는 것이라는 근본을 망각하고 있다. 그래서 학교는 다양한 제도적인 혁신을 모색하고 그 속에서 진정한 배움이 일고 행복하게 공부를 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제공하는 혁신학교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본교는 2019년 인천광역시 교육청으로부터 <행복배움학교>로 선정되어 현재 2년 차를 운영하고 있다. 외부형 초빙교장(공모형) 체제와 조화를 이루어 현재는 불과 몇 년 전의 학교와는 다르게 변모해 가고 있다. 이런 모습에는 학교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인정할 만큼 빠르게 ‘안정’과 ‘성장’이라는 두 축을 유지해 나가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결과이다. 

그동안 많은 시행착오와 갈등을 딛고 변화하기까지 장문의 성장스토리를 소유하게 되었다. 한마디로 상전벽해라 할만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학생들이 즐겁게 배우고 학교를 신뢰하는 환경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사실이 가장 돋보인다. 

또한 그 속에서 학생들은 괄목상대한 모습으로 변화하고 교사는 보람과 긍지를 얻으며 학부모는 교육의 성과에 만족하는 선순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본교가 어떻게 <행복배움학교>를 운영해 나가고 거둔 교육성과는 무엇인가?  

먼저 본교에 대한 소개를 해보자. 2009년 단성학교(여학교)로 신설된 비교적 짧은 11년 역사의 공립고이다. 주변의 환경은 재래식의 주거와 현대식의 아파트가 공존하고 아직도 시골풍의 대지에 온갖 농산물을 재배하는 농가가 인접하고 있다. 

또한 그리 멀지 않은 곳에는 신도시 3기 후보지(계양신도시)로 선정된 드넓은 부지가 존재한다. 이런 환경에서 비교적 경제적으로 어려운 아이들이 많으나 다행히도 그들은 순박하다 못해 요즘 청소년답지 않은 인성을 간직한 학생들이 많다. 

총 26개 학급, 620여명의 학생들이 생활하며 일부는 어려운 환경을 극복해 개천에서 용이 나기를 목표로 삼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안타깝게도 환경에 억눌림을 당해서 의기소침하게 살아가는 학생들이 공존하는 특성이 돋보인다. 

현재 학교장(정동우)은 공모교장으로 임기 3년 차를 맞이하고 있으며 교사들은 총 52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2019, 2020년 두 해에 걸쳐서 학교장의 정책 수립과 경영전략, 교육철학에 부합하는 초빙교사들로 구성되면서 특성화된 교육과정운영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인천세원고는 2019년 인천시교육청으로부터 행복배움학교로 선정되어 현재 2년 차를 운영하고 있다.(사진=전재학 교감)

본교는 현재 고교학점제 연구학교 2년 차, 세계시민학교로서의 UN프로그램 운영, 제2 외국어(일본어, 중국어) 교과중점학교, 소수 심화과정인 꿈두레 공동교육과정으로 3개 교과(마케팅과 광고, 국제정치, 기초 스페인어)를 운영하여 주말엔 주변 학교 학생들과 함께 다양한 교과 선택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이밖에 지역 구청의 예산지원으로 마을공동체 학교를 운영하고 지역 대학과의 MOU 체결을 통해 교수와 전문가의 출강으로 직업기초와 직업실무 과목(피부미용, 바리스타)을 개설해 직업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물론 일반고의 전통적인 심화과정, 일반과정을 병행하여 학생들은 자신들의 목표와 수준에 따라 교과와 과정을 선택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이동수업과 타임형 블록수업으로 다양한 시간 운영을 하고 있다. 

또한 선진형 교과교실제 운영학교로 지정되어 학교공간 혁신 사업이 진행 중이며 여기엔 총 9억원의 공사비와 시설비를 지원받아 미래형 학교로의 구축을 도모하고 있다. 이렇게 각종 교육사업과 공간 혁신 사업이란 두 가지를 통해서 본교는 서두에서 언급한 대로 짧은 역사임에도 새로운 위상을 확보하며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배경을 가지고 본교가 운영하는 <행복배움학교>의 목표는 1. 민주적 학교 운영 체제 구축, 2. 윤리적 생활공동체 형성, 3. 전문적 학습공동체 형성, 4. 창의적 교육과정 운영에 두고 있다. 이에 대한 행동영역은 ▲행복배움학교 철학 공유 ▲민주적 학교 문화 형성 ▲업무 경감 및 교육환경 적정화 ▲윤리적 생활공동체 형성 ▲전문적학습공동체 운영 ▲ 교육과정 편성 다양화 ▲배움 중심 수업 혁신 ▲성장 중심 평가 혁신으로 세분화 되어 있다. 

운영 면에서는 큰 틀에서 볼 때 학급별, 교과별 협력과 집단지성으로 원만하게 운영하고자 시스템적 접근을 하고 있으며 학생, 학부모, 교사의 참여가 높아졌고 전문적 학습공동체 운영이 내실화되어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자체와 외부 평가 공히 우수 판정을 받았다. 

또한 한 달에 한 번 학부모 모니터링을 통해 여러 의견을 나누고 이를 바탕으로 운영을 개선해 나가는 학부모 참여의 성숙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학생 교과 선택 및 기초 학력 배양을 위한 부서별 노력이 집중되고 다양한 교과로 편성하여 운영하고자 하고 있다. 

배움 중심 수업 혁신을 위해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교과별로 협의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교육과정 편성을 다양화하여 학습자 선택권을 보장하고 있으며 다양한 교수 방법 연구를 위한 자발적인 선생님들의 노력과 시도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는 고교학점제 2년 차 연구와 실행을 통해서 학생들의 배움의 폭을 넓혀나가고 있다. 단적인 예로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2학기에 들어 75%에 이르는 쌍방향 수업으로 학업 성취도를 높이고 있다.

인천세원고는 2019년 인천시교육청으로부터 행복배움학교로 선정되어 현재 2년 차를 운영하고 있다.(사진=전재학 교감)

학교의 변화되어 가는 모습은 1. 민주적 학교운영체제의 구축에서는 학생, 교사, 학부모의 공동체가 등교맞이 행사를 수차례 실시하여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교내 학술제에 대한 참여율이 높아졌고 교사-학생-학부모의 자발적인 교육활동 운영이 활성화되고 권한을 위임하여 구성원 간에 보다 책무성을 구축하게 되었다. 

2. 윤리적 생활공동체 형성에서는 학교 구성원들의 민주적 의사결정체제가 갖추어져 가고, 학생 자치활동이 활성화되고 있다. 지역 연계 나눔 프로젝트 등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현울림’이란 학부모 동아리를 활성화하여 운영하고 있다. 전 교직원의 상호 존중, 배려의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3. 전문적 학습공동체 형성에서는 학교 공간을 학생 교육활동 촉진을 위한 구조로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전문적학습공동체 활동을 위한 시간을 별도로 배정하여 운영하게 되었다. 

4. 창의적 교육과정 운영에서는 교과중심평가 비율이 1학년 50%, 2학년 40%, 3학년 30% 이상으로 체제를 이루고 교육과정이 학습자 중심으로 편성⋅운영되고 있다. 또한 배움 중심 수업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들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지고 과정평가 등 다양한 평가 방법이 적용되는 성과를 얻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활동이 다소 주춤해진 2020년에도 발군의 효과를 거두었다. 

전반적으로 요약해보면 ■ 전년도에 비해 전반적으로 향상된 결과를 보여줌 ■ 학교 구성원 모두 <행복배움학교>의 기본 철학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으며, 긍정적인 인식변화로 나타남. ■ 전문적학습공동체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교사가 증가하였으며 동료 교사 간에 서로 인정하고 격려하면서 수업 혁신과 성장을 위해 같이 노력하고 있음. 

■ 쌍방향 실시간 수업의 비율이 2학년 79%(교양제외), 1학년 68%로 타학교나 타지역에 비해 매우 높은 수치로 나타나는 만큼 전문적 학습 공동체가 내실화되어 전문성 있는 교사로 성장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음. ■ 고교학점제 연구학교를 통해 학교 여건과 학생 소질이 고려되며 미래 핵심 역량을 기를 수 있는 창의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학생들의 선택권을 보장함. ■ 동료 교사 간뿐만 아니라 교사-학생간, 학교-학부모간에도 가깝게 소통하며 윤리적 생활 공동체를 형성해 나가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제는 앞으로의 과제가 문제다. <행복배움학교> 정책 반영 사항으로 인근 초중고교가 행복배움학교로 연결되어 교류가 이루어짐으로써 실행의 연계성이 높아지면 더 좋을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학교와 교육청 차원에서는 학부모 연수를 자주 시행하여 <행복배움학교>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취지를 더욱 고양하여 참여도를 높이는 것이 요구된다. 이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비해서 고등학교가 상대적으로 <행복배움학교>가 적음으로써 학부모의 참여가 망설여지는 고민이 함께 노출되고 있다. 

인천세원고는 2019년 인천시교육청으로부터 행복배움학교로 선정되어 현재 2년 차를 운영하고 있다.(사진=전재학 교감)

<행복배움학교>는 일종의 혁신학교 정책 추진이다. 학생들이 행복하게 배우고 생활하며 자율성을 확보함으로써 학생자치활동이 증가하고 교사들은 다양한 교육과정의 운영으로 가르치는 보람과 교육활동의 성과에 만족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학부모는 학교를 기피하는 곳이 아니라 신뢰하고 참여할 수 있는 교육기관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직도 시행 과정에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으나 이는 곧 집단지성과 민주적인 협의체를 거쳐 바람직한 모습으로 개선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대한민국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아갈 권리가 헌법에 보장되어있는 민주공화국이다. 

특히나 자라는 청소년은 성장과정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어야 어른이 되어서도 행복하게 살아갈 가능성이 높다. 그런 의미에서 학생, 교사, 학부모의 <행복배움학교> 운영의 성과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는 매년 높아지고 있다. 이는 ‘심은 대로 거둔다’는 진리의 증거이기도 하다. 

이제 교육공동체 모두가 자신의 행복을 당연한 권리로 찾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각자에게 필요한 의무와 책임을 동반하여 행복을 함께 만들어가는 민주시민의식이 필요하다. 결국 교육은 사람이 사람을 기르는 것이며 배움이 있는 행복한 학교 만들기는 우리의 지혜와 의지에 전적으로 달려있다.

전재학 인천 세원고 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