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의 기가 쇠진(衰盡)했다'

[에듀인뉴스] 속뜻풀이 한자칼럼
 衰 盡
*쇠할 쇠(衣-10, 3급) 
*다할 진(皿-14, 4급)

‘무쇠처럼 탄탄하던 그가 이제 기력의 쇠진을 느끼기 시작...’의 ‘쇠진’ 속에 담긴 뜻, 즉 속뜻을 알자면 ‘衰盡’을 잘 파헤쳐 보면 확실하게 알고 속도 시원해진다. 

衰자는 풀로 엮어 만든 비옷, 즉 ‘도롱이’(a straw raincoat)가 본뜻이었으니 옷 의(衣=衤)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가운데 부분은 그것의 너덜너덜한 모양이 잘못 변화된 것이다. 후에 이것이 기운이 없어지다, 즉 ‘쇠하다’(lose vigor)는 뜻으로도 쓰이자, 그 본래 뜻은 蓑(도롱이 사)자를 만들어 나타냈다. 

盡자의 갑골문은 손에 소꼬리를 들고 그릇을 깨끗이 닦는 모습을 본뜬 것이었다. ‘다하다’(be exhausted; run out)가 본래 의미이고 ‘끝나다’(end) ‘모두’(all)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衰盡은 ‘약해져[衰] 기운이나 세력이 다함[盡]’을 이른다.

기운이 약해지는 것은 몰라도, 마음이 변하면 안 된다. 다음 옛말에 그 이유가 담겨 있다. 

“어진 자는 성쇠에 따라 변절하지 아니하고, 의로운 자는 존망에 따라 변심하지 아니한다.”(仁者不以盛衰改節, 義者不以存亡易心 - ‘三國志注’.)

● 성균관대 명예교수 전광진 / <속뜻사전>(앱&종이) 편저, ‘우리말 속뜻 논어’/‘금강경’ 국역.